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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특집]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스트레스 해소법

2019년 03월호 39p

【건강다이제스트 |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

“스트레스 받은 내 마음을 인정하고 감정을 정리합니다!”

필자도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고 산다. 환자와 환자가 아닌 사람들은 백지장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잘 견디느냐, 일시적으로 견디지 못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필자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단 스스로의 마음을 살펴본다. 감정을 읽는 것이다. ‘아 화가 났구나.’, ‘내가 지금 슬프구나, 우울하구나.’ 하고 내 심리상태를 관찰하고 ‘화날 만해.’, ‘우울할 만해.’ 하고 내 마음을 인정하고 편을 들어준다.

간혹 상대에게 화나는 일이 생기면 일단 마음속에서 실컷 화를 내본다. 생각으로라도 할 말을 쏟아붓고 감정을 분출하다 보면 어느새 감정이 정리되고 조금씩 마음이 편해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렇게 정리된 생각을 상대에게 이야기함으로써 둘 사이에 타협점을 찾아보기도 한다. 또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으면 용기를 갖고 실행해보고, 만약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은 대체 가능한 것으로 찾아보거나 포기하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줄이는 노하우

사회생활이나 직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대인관계인 경우가 많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많은 이가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스트레스에 관해 이야기를 하곤 한다.

“상사가 저를 너무 괴롭혀서 견딜 수가 없어요.”

“일은 제가 다 하는데 생색은 상사가 다 내니 얄밉고 괘씸해서 못 살겠어요.”

“동료와 사이가 안 좋아 너무 힘들어요.”

필자는 직장에서의 일은 힘들어도 어떻게든 견딜 수 있지만 대인관계 갈등이 심하고 불편하고 괴로우면 그 직장을 다니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선 같이 지내는 상대로부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면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살펴보고 상대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한번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상대를 이해할 수 없고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수밖에는 없다. 노력해서 관계가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성향이 너무 다른 사람들은 노력해도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향이 다른 상대와 같이 일하다 보면 서로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갈등이 생기고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면 감정을 내세우지 말고 일단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어떤 점에서 어긋났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부분을 내가 고칠 수 있는 부분인지 생각해보고 명백하게 내가 잘못한 부분이라면 고치지만, 상대가 잘못한 부분인데 고치지 않는다든지, 내 입장에선 내가 맞을 수 있고 상대 입장에선 상대가 맞을 수 있는 부분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정해야 할 것이다.

서로 살아온 방식이나 이제까지 진행해온 일 처리 방식이 달라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가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 설명하고 상대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상대가 왜 그렇게 일을 하는지 들어보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서로 다른 사람과 억지로 다 잘 지낼 필요는 없다. 같이 일하는 부분에서는 서로 타협하고 적절한 방법을 정해 작업해나가면 될 것이고, 그 외의 사적인 부분에서는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지내면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일뿐만 아니라 사적인 부분까지도 다 맞추고 친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성향이 많이 다른 상대에게 내가 맞추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내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같이 일하는 시간도 힘든데 나머지 개인적인 세세한 부분까지 맞지 않는 상대와 맞추려고 한다면 그 자체가 더욱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일과 사적인 영역은 경계를 두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사람마다 대인관계가 다 다르다. 자기 경계가 불분명하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대인관계에서 명확하게 선을 긋고 그 이상은 서로 침범하지 않길 원하는 사람도 있다. 누가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 사람의 성격이고 취향이기 때문이다.

어울리기 힘들고 불편하다면 내가 편한 사람과 같이 어울리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대인관계 영역에선 옳고 그르다는 관점보다는 서로 다르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은 경우가 많다.

물론 말도 안 되게 상대를 착취하거나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내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따끔하게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다.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하우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는 잠시 여유를 갖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종종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너무 많아 마감일에 맞춰 도저히 완수하지 못할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러할 때일수록 적절하게 시간을 관리하고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자신이 현재 시간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그 활동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쏟고 있는지 알아보고 앞으로 시간을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그다음 일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과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구분해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긴급한 일을 먼저 처리해버리고 중요하지만 천천히 진행해도 되는 일은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해나가도록 한다.

중간중간 운동, 이완, 휴식 등에 할애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을 해야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스케줄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빡빡하진 않은지 살펴보고 적절하게 계획을 세워 일을 하고, 일을 완수했으면 스스로 보상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나절 정도 사우나를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든지, 영화를 한 편 본다든지, 카페에 앉아 혼자만의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 등 개인적이고 소소한 보상도 좋을 것이다. 일이 많고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또 적절한 거절도 필요하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할 수 없는 일은 솔직히 말하고 거절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게 그 일을 하고 싶지만 어떤 이유로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가 계속 후회만 하고 결국 일을 망치는 것보다는 더 낫다.

이강준 교수는 일산백병원에서 우울증 및 스트레스 장애, 치매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생명사랑센터를 운영하고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총무이사, 한국정신신체의학회 간행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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