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 】
비아그라 출시 전에는 발기부전으로 비뇨기과에 내원하면 발기유발주사를 놓거나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 나온 다양한 혈류순환 개선제를 처방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1998년 비아그라가 출시됨으로써 사정은 달라졌다. 너무나도 확실하고 효과가 탁월한 발기부전 치료에 일대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1999년 10월, 우리나라에도 비아그라가 출시되기 시작했고, 이후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자이데나, 엠빅스, 유프리마 등 다양한 발기부전 약제들이 출시되었다.
그랬던 비아그라 시장은 2012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12년 5월 17일 비아그라의 성분인 실데나필이 국내 물질 특허가 만료됨으로써 현재 103종의 비아그라 복제약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을 정도다.
특히 2015년 9월 3일에는 시알리스의 성분인 타다라필이 국내 물질 특허가 만료되어서 현재 157종의 시알리스 복제약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우리나라에는 무려 260여 종의 발기부전약이 유통되고 있다. 그야말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발기부전약 강국이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도 벌어지고 있다.?
이를 지켜보면서 우려가 앞서는 것은 많은 비뇨기과 의사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발기부전 치료 약제는 성분은 다르지만 작용 원리는 음경 혈관에 작용해서 발기 관여 효소인 PDE-5를 억제해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것으로 발현시간, 지속시간, 치료효과, 부작용 등의 차이가 있을 수가 있다.
또한 발기부전 치료 약제는 혈관 계열의 부작용이 모두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부작용 또한 그냥 넘어갈 정도도 아니다.
그럼에도 엄청난 양의 발기부전약과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발기부전 치료약제들의 시판으로 마치 발기부전약이 그냥 쉽게 복용하는 정력제처럼 여겨지고 있고, 발기부전이 없는 환자들도 더 강하게 성관계를 가질 목적으로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발기부전 치료의 시작은 교정 가능한 생활습관을 변경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이 발기부전의 근본 치료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필자로서는 최근의 세태가 많이 염려스럽다.
저렴한 발기부전약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서 너도나도 손쉽게 비아그라를 구할 수 있는 현실이 걱정스럽다.
누가 뭐래도 발기부전 치료제는 절대 정력제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먹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 처방이 되어야 하는 비뇨기과의 전문약제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특히 발기부전은 일정기간 치료 후에는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극복해야 하는 질환이다. 이 사실을 무시한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은 오히려 발기부전 치료를 어렵게 할 뿐이다.
꼭 기억해야 한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뇨기과 전문의에 의한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