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이철완 박사 (한국노인병연구소 소장, 초록한의원 원장)】
과연 오래 사는 ‘장수 체형’은 따로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이 궁금증을 놓고 진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키가 큰 것이 오래 사는 데 유리할까? 불리할까? 머리는 작아야 하나? 아니면 커야 하나? 엉덩이는 큰 것이 좋은지? 아니면 작은 것이 좋은지? 등등…
숱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음을 던져올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과연 장수하는 체형은 정말 있는 것인지, 또 장수하는 체형으로 만드는 특급 노하우는 무엇인지 한국노인병연구소 소장이자, 초록한의원 원장인 이철완 박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PART 1. 생김새로 알아본 장수 체형
생명 연장의 꿈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다.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렇다.
오죽했으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까지 다 있을까?
실제로 인류의 역사는 이 의문을 풀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의 신비를 풀기 위해 과학을 발전시켜 왔고, 병 없이 오래 살기 위해 의학은 나날이 새로운 신약,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해내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하나둘 장수의 신비가 풀리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 꿈의 숫자인 ‘인간 수명 120세’에 도달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분석들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장수하는 체형은 과연 존재하는가?”하는 의문도 장수의 신비를 풀기 위한 인류의 끊임없는 도전이 일구어낸 결실이다.
한국노인병연구소 이철완 박사에 의하면 “그동안의 연구 결과 장수하는 사람들의 경우 몇 가지 특징적인 체형을 갖고 있다는 것이 세계 의학계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밝히고 “그것은 생명의 신비를 푸는 또 하나의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키가 작은 사람이 오래 산다
장수 체형의 조건 중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사람의 키에 관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장수의 조건으로 키는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이 물음에 대해 이철완 박사는 다음의 2가지를 그 근거로 든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사실 키는 장수 체형의 조건 중 가장 많은 부분에서 연구가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키가 작은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죠.
대체적으로 비슷한 조건에서 생활한다고 전제할 때 키가 작을 경우 인체의 에너지 소비량이 키가 큰 사람에 비해 작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말해 우리 몸속 장기가 관리할 수 있는 신체의 용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부담은 적어지고, 그것은 결국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 된다는 게 이 박사의 설명이다. 남자보다 여자가 장수하는 이유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인다.
키가 작은 사람이 장수하는 두 번째 이유는 환경의 영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가 클 경우 아무래도 외부환경과 접촉하는 부분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환경의 영향을 키가 작은 사람보다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 문제는 특히 지구의 중력과도 연관이 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키가 클 경우 중력에 견디는 힘이 키가 작은 사람보다 약할 수밖에 없죠.”
이런 환경적인 요인 또한 키가 큰 사람이 장수하지 못하는 이유로 알려져 있다고 이 박사는 말한다.
키가 큰 사람은 오래 살 수 없나?
그렇다면 키가 큰 사람은 단명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자신의 약점을 알고 보완하면 얼마든지 신체적인 결점을 커버할 수 있다.
이철완 박사는 “만약 키가 큰 것이 장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늘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소비량을 초과해서 쓰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러자면 무리한 활동은 금해야 한다. 힘 좋다고 자랑 말라는 주문이다.
특히 키가 클 경우는 외향적인 경향이 강해 활동적이고, 정력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이는 몸 속에 화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요건을 제공하는 셈이 된다. 그 결과 몸 속 장기가 손상될 우려가 크다. 이 또한 장수하지 못하는 이유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키가 큰 사람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나친 활동량은 자제하고 늘 심신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과일이나 채소 위주의 채식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실천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명상이나 요가, 단전호흡 등을 통해 몸 속에 쌓인 화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철완 박사는 조언한다.
뼈는 굵어야 장수한다
장수 체형의 두 번째 조건은 “몸의 뼈가 굵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철완 박사에 의하면 “뼈가 굵다는 것은 우리 몸의 기둥과 대들보가 튼튼하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우리 몸의 기초가 튼튼해서 오래 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몸의 기초가 튼튼하면 웬만한 자극에도 견딜 수 있고, 그것이 결국 장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뼈가 굵은 것은 건강에 매우 이로운 요건 중 하나이다. 뼈가 굵으면 골대사를 촉진시켜 우리 몸의 신진대사, 면역기능 등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신주골(腎主骨)’이라고 하여 콩팥이 뼈를 주관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골이 튼튼한 사람은 신의 기능이 왕성한데, 이러한 신기능의 왕성은 몸안의 진액이 충만하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렇게 되면 인체의 노화가 더뎌지고, 그 결과 장수할 수 있다고 이 박사는 말한다.
뼈가 가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다면 뼈가 가는 사람이 장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정답은 뻔하다. 뼈를 튼튼하게 하면 된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이철완 박사의 처방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째는 인체에 전기 자극을 주라는 것이다.
전기 자극이 생체 전기를 활성화 시켜 뼈 대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기혈순환을 촉진시키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활 속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간단 요법으로 사관운동을 실천할 것을 권한다. 손목과 발목을 꺾어주는 사관운동은 인체의 기혈순환을 촉진하여 뼈 형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게 이 박사의 귀띔이다.
그런 그가 소개하는 사관운동 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사관운동 이렇게 하세요!
<손목운동을 하는 요령>
1. 오른손으로 왼손의 손등을 잡은 뒤 밑으로 쭉 꺾어준다.
2. 이상의 동작을 3회 정도 한다.
3. 그런 다음 왼손의 손바닥을 뒤로 힘껏 젖혀준다.
4. 이 동작을 1회 한다.
5. 이상의 동작을 좌우 교대로 3회 정도 행한다.
<발목 운동을 하는 요령>
1. 앉은 자세를 취한다.
2. 그런 다음 발목을 몸쪽으로 힘껏 당겨 꺾어준다.
3. 이 동작을 3회 정도 행한다.
4. 그런 다음 발목을 펴준다.
5. 이 동작을 1회 한다.
6. 이상의 동작을 좌우 교대로 3회 정도 행한다.
평소 시간이 날 때마다 사관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인체의 기혈순환이 원활해지고 뼈 또한 튼튼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박사는 조언한다.
장수하려면 엉덩이가 커야 한다
장수 체형의 세 번째 조건은 엉덩이, 즉 골반이 커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완 박사에 의하면 “골반이 크다는 것은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신체적인 요건을 타고 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장수하려면 순풍순풍 아이를 잘 낳아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아마도 아이를 낳을 때 몸에 무리가 가해지는 강도가 약할수록 장수할 수 있다는 말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 이철완 박사의 입장이다.
골반이 작은 경우는 어떡하나?
사람마다 그 생김새가 다 다르듯 골반의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골반이 작은 사람은 영영 장수의 꿈을 접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후천적으로 보강해주면 얼마든지 선천적인 결함을 극복할 수 있다.
이철완 박사는 “선천적으로 골반이 약하거나 작을 경우 평소 골반을 넓혀주고 골반을 튼튼하게 해주는 합장합척운동을 꾸준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
또 한방에서 약재로 많이 쓰는 모려분(굴껍질 말린 것)을 가루내고, 여기에 멸치 가루낸 것을 섞어서 음식 만들 때 조미료처럼 쳐서 늘상 먹으면 좋은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 합장합척운동 이렇게 하세요!
1.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손바닥과 발바닥을 마주댄다.
2. 합장한 손을 머리 위로 쭉 밀어올렸다가 다시 가슴까지 당기고, 다시 머리 위로 밀기를 반복한다.
3. 발도 손과 마찬가지로 민다.
4. 이상의 동작을 평소 꾸준히 해주면 좋다.
PART 2. 체질로 알아본 장수 체질
한의학에서는 인간의 체질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이를 일러 사상체질의학이라고 말한다.
비교적 한의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사상체질적 관점에서 볼 때 장수하는 체질은 과연 어떤 체질일까?
이철완 박사는 “사상체질로 따져볼 때 가장 장수하는 체질은 소음인 체질이고, 그 다음이 태음인 > 소양인 > 태양인 체질의 순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근거를 알아보자.
가장 장수하는 체질 소음인 체질
사상체질 가운데 가장 장수하는 체질은 소음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철완 박사는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하여 신장의 기능이 좋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상체질적 특성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소음인 체질은 체질적으로 많이 먹으면 소화를 다 시킬 수 없다는 체질적 약점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음인 체질은 소식하고 절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장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 소식이나 절식은 장수의 중요한 조건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 국립노화연구소는 열량을 30% 덜 섭취하도록 한 75마리의 원숭이와 마음껏 먹게 한 75마리의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마음껏 먹게 한 그룹에서 사망률이 17마리나 먼저 발생하더라는 것입니다. 특히 만성질환에 걸린 원숭이의 수도 절식그룹에 비해 5배나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장수하기 위해서는 절식이나 소식을 하라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라고 이철완 박사는 말한다.
태음인 체질이 장수하려면 반드시 금연하라
태음인은 체질적으로 ‘간대폐소(肝大肺小)’라 하여 간의 기능이 왕성하고 폐의 기능이 약한 체질적 특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체질적으로 볼 때 태음인은 장수할 수 있는 체형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게 이철완 박사의 귀띔이다. 간의 기능이 왕성하기 때문에 외부적인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무리한 활동이나 호흡기를 혹사시키면 단명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태음인 체질은 폐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따라서 “태음인 체질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담배를 끊고, 무리한 활동은 삼가며, 평소 복식호흡이나 단전호흡 등을 통해 폐기능을 좋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이 박사는 말한다.
특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코로 숨을 내쉬는 코호흡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칡즙이나 도라지 무침 등을 즐겨 먹으면 도움이 된다.
소양인 체질이 장수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라
소양인은 체질적으로 ‘비대신소(脾大腎小)’라 하여 소화기능이 왕성하고, 신기능이 약한 체질적 특성을 타고났다.
이러한 소양인은 체질적으로 볼 때 그 행동이 불같기 때문에 비축 에너지보다 쓰는 에너지가 더 많은 편이다. 이런 체질적 특성은 단명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소양인 체질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불같은 행동은 자제하고 늘 심신의 긴장을 해소하는 것이 좋다.”고 이철완 박사는 조언한다.
이를 위해 평소 물을 많이 마실 것을 권한다. 또 숙지황차를 장복하면 소양인 체질의 체질적 단점을 보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태양인 체질이 장수하려면 스트레스를 멀리하라
태양인은 체질적으로 ‘폐대간소(肺大肝小)’형이라 폐의 기능이 좋고 간의 기능이 약한 편이다.
따라서 “태양인 체질은 체질적으로 볼 때 면역력이 약한 편에 속한다.”고 이 박사는 말한다.
그러므로 태양인 체질은 건강할 때는 그리 걱정할 것 없지만 만약 병이 들면 큰 병에 걸리기 쉽고, 좀체 잘 낫지 않으므로 이 점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태양인은 평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오래오래 장수할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이 된다.”고 이철완 박사는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