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에이플러스에셋 최성우 재무상담팀장】
손꼽아 기다리던 월급날, 월급이 ‘로그인’되자마자 카드값 때문에 바로 ‘로그아웃’된다고 울상인 직장인들이 많다. 돈 때문에 가족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청구서에 적힌 금액이 항상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좌절하기도 한다. 뼈가 부서져라 열심히 벌고는 있는데 항상 돈이 부족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럴 때마다 ‘돈이 뭐길래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라는 생각이 치밀 것이다. 사실 당신이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지금까지 돈을 돈답게 쓰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돈은 벌벌 떨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한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진짜 부자는 돈을 부리는 사람!
돈은 쓴 만큼 없어지고, 벌거나 모으는 만큼 늘어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돈을 내 마음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소득은 같아도 저축액은 서로 다르며 심지어 빚을 지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돈을 벌고 있는 건 나지만 이상하게도 돈이 내 삶을 휘두른다.
살다 보면 식당으로 대박 난 개그맨, 주식 투자로 강남에 집을 3채 샀다는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등 당신을 투자와 도전의 세계로 손짓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또한 세상에는 갖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 돈의 노예가 될지 주인이 될지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돈에 대해 즉흥적이고, 조급한 마음을 가지면 점점 주인 자리를 돈에게 양보하게 된다.
반면 인생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맞게 소비·저축·투자 계획을 세우면 돈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최성우 재무상담팀장은 “돈을 쓰고, 모으고, 투자하는 과정에 본인의 삶이 얼마나 개입되어 있느냐에 따라 돈을 보는 태도나 관점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먼저 가정의 소득과 자산을 파악한다. 그리고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집은 언제 살 것인지, 학자금은 어느 선까지 지원을 해줄 것인지, 은퇴는 언제 할 것인지 등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면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돈을 쓰고 모을지 다시 고민해본다. 이렇게 되면 가족들과 돈 때문에 싸우는 일도, 대박이 나야 한다는 막연한 조바심도 줄어들게 된다.
돈의 주인 되는 법
돈의 주인이 되려면 마땅히 손해 보지 않는 법을 알아야 한다. 전설적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원칙이 있다. “첫째는 돈을 잃지 마라.”이고 “둘째는 첫 번째 원칙을 반드시 지켜라.”이다. 그만큼 돈을 잃지 않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돈의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돈을 잃지 않으면서 부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또한 돈의 주인이 되고 싶으면 욕심으로 인해 가난해져서도 안 된다. 최성우 팀장은 “몇 년 만에 3억 원 만들기, 5억 원 만들기 같은 말에 혹해서 휘둘리지 마라.”고 충고한다. 이렇게 욕심을 내면 위험한 투자에 흔들리기 쉽고, 나도 모르게 있던 돈도 날리게 된다.
다음에서는 돈의 주인 되는 투자법, 지출법, 보험 가입법, 노후대비법을 알아본다.
최성우 팀장은 “투자할 때는 최소 3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전에는 목돈이 없어서 월급에서 얼마를 떼어 적립식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목돈이 있어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최성우 팀장은 “적립식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은 투자 타이밍을 분산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3년 안에 쓸 돈은 예금·적금·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이중 채권형 펀드는 예금·적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는 안 되지만 필요한 만큼 빼서 써도 되고, 중간에 해지해도 예금·적금처럼 해지 이율을 적용받지 않는 상품이다.
최성우 팀장은 “1년 이내에 쓸 돈이 있다면 CMA처럼 수시 입출금이 간단하고, 금리도 은행 입출금 통장보다 높은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월지출과 연지출을 구분해 돈주머니를 따로 만드는 것이 좋다. 월지출이란 매월 드는 생활비를 말한다. 그리고 연지출은 병원비, 자동차 세금과 보험, 휴가비, 명절비 등 고가의 일회성 지출을 말한다. 최성우 팀장은 “연지출은 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그 통장에서만 해결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 지출이 들쑥날쑥하지 않아서 생활비를 파악하기도 쉽고, 저축 계획도 흐트러지지 않게 된다.
충동구매를 부채질하는 신용카드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나 현금으로 구입하면 계획적인 소비가 쉬워진다. 직장인이라면 소득공제를 위해 현금영수증은 꼭 발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냉장고 같은 고가의 물건을 살 때는 계획을 세우고 돈을 모아서 사는 버릇을 들인다.
최성우 팀장은 “만약 매월 10만 원을 내는 보험에 20년 납으로 가입했다면 그것은 10만 원 짜리 보험이 아닌 2400만 원짜리 보험이다.”고 말한다. 보험을 대충 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비슷한 보장 조건이라도 상품마다 보험료는 최대 2배까지 차이가 난다. 최성우 팀장은 “최소한 2~3군데 보험사에서 설계를 받아보고 꼼꼼히 따져 본 후에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여유가 있다면 납부기한은 짧게 하고 보장기간은 길수록 좋다. 최소 80세까지 보장해주는 상품을 들어야 한다.
최성우 팀장은 “의료실비 보험을 제외하면 비갱신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며 “은퇴 전에 보험료 납부를 끝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최성우 팀장은 “소득의 10%는 없는 셈 치고 노후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노후 준비는 개인연금으로 준비하는 것을 권한다. 최성우 팀장은 “개인연금이 완벽한 금융상품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노후 준비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임대를 하게 되면 임대인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나이가 더 들면 세입자 관리가 힘에 부칠 수 있다. 또한 주식 같은 원금손실이 있는 투자를 하게 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최성우 팀장은 “은퇴는 냉정하게 소득의 변화로 봐야 한다.”며 “최소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더해 최저 생계비는 나올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성우 팀장은 국제재무설계사 인증을 받았으며 활발한 재테크 경제 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에서 재무설계 및 상담을 하고 있고, 저서로는 <대한민국 30대 재테크로 말하라> <은행의 비밀 5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