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아내건강] 여성이라는 이유로 씌워진 멍 4대 콤플렉스 말끔~ 털기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97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율리 교수】

출판사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아름 씨(25세)의 별명은 ‘선머슴’이다. 일반 회사보다는 복장이나 스타일이 자유롭다기에 마음 편하게 입사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커트머리,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그녀에게 잔소리가 따라붙었다. “그렇게 하고 다녀서야 남자친구가 생기겠냐?” “살 빼고 꾸미면 괜찮을 텐데….” 등 ‘남 걱정’이 줄을 이었다. 안 그래도 그녀는 어려서부터 예쁘고 조신한 언니와 늘 비교 당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머리 기르고 살 빼고 화장하면 예뻐질까? 성형수술을 하면 끝없는 비교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얌전하게 행동하면 여성스럽단 얘기를 들을까? 외모 평가도, 여자다움을 강조하는 사람들도 지긋지긋하다는 그녀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주변을 둘러보면 이 씨처럼 마르지 않은 여자, 예쁘지 않은 여자, 얌전하지 않은 여자가 얼마든지 있다. 살림을 잘 못하는 여자, 내조와 거리가 먼 여자, 애교가 없는 소위 ‘여성스럽지 않은’ 여자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드라마에는 예쁘고 섹시하며 지적인 여자들이 나온다. 애교 있고 내조도 잘하는 아줌마들을 보다 내 옆의 아내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여성 스스로도 매력이 없어 보여 우울해진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율리 교수는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며 “자신을 평가 절하하면서 콤플렉스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콤플렉스는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감정이다. 어떤 것에 강하게 집착하는 특징을 보인다. 콤플렉스는 사람의 성격 형성에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렇기 때문에 콤플렉스에 사로잡히면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당사자는 자신의 삶이 얼마나 통제받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 콤플렉스는 낯선 것, 새로운 것을 두려워한다. 창조적 생각을 눌러버리는 악영향을 미친다. 김율리 교수는 “건강 측면에서는 불필요하게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면역력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여성을 피곤하게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깨닫지 못한 채 끙끙대는 콤플렉스. 그 실체를 알아본다.

4가지 여성 콤플렉스 훌훌 털기

김태희의 입만이라도 닮았으면… 외모 콤플렉스

지난해 ‘잡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 여성 직장인의 스트레스 원인은 외모(51%)가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외모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지표다. 누구나 주목받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 여성들은 예쁜 여성이 부럽다. 자신도 미인이 되고 싶다. 더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성형수술을 고민한다. 실제로 하는 경우도 많다. 성형수술로 치명적인 부작용을 앓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있다. 성형수술뿐 아니라 다이어트 강박증도 여성들을 괴롭힌다. 한 광고회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73%가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정상 체중임에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신경성 식욕 부진까지 걸려 영양 결핍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현대 여성치고 외모 콤플렉스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외모 중에서 열등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부위는 눈이다. 그 다음은 코, 가슴 순서다. 요즘은 쌍꺼풀은 기본이라고 말하는 시대다. 물론 성형수술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개인의 가치가 오직 외모에만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집중이 문제다. 외모 콤플렉스는 자신감과 직결된다. 외모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감이 없다. 단순히 생김새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작은 눈에 쌍꺼풀 수술을 한다고 단박에 자신감이 생기진 않는다. 또 다른 부분, 코나 턱을 고치고 싶어진다. 자신감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에서 온다. 곰곰이 자신의 장점을 찾아본다.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내 어떤 모습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다. 직접 물어봐도 좋다. 예를 들어, 기분 좋게 잘 웃는 것이 장점이라면 웃음으로 다소 못난 외모를 얼마든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평소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 스스로 확신을 갖고 격려해야 한다.

참는 것이 미덕이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 중 외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착한 여자인지, 아닌지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남 앞에서는 자기를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겸손하고,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남을 배려해야 한다. 착한 것이 곧 여자다운 기준으로 평가받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쓴다. 만약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칭찬을 받지 못할 때는 자신을 비하하고 스스로 못된 여자라고 생각하는 열등의식을 갖는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페즐러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여자라는 칭찬을 받고 싶어하며, 그러기 위해 자신의 욕망과 개성을 희생하려는 심리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착하게 남을 배려하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착하다는 말을 들으며 남에게 호감을 얻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희생과 인내만이 도덕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한 환상이다. 헌신과 희생에 별다른 대가가 주어지지 않으면 자신의 불행을 모두 희생한 대상 탓으로 돌리게 되기 때문이다. 허무와 미움이 커진다. 차곡차곡 쌓여서 우울증과 히스테리를 몰고 오는 절망적인 상황까지 갈 수 있다.

여성은 성인이나 순교자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 진심어린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는 자신을 만족시키는 일이 우선이다.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불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자신의 희로애락을 적극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그러는 한편 감정 표현에 솔직한 여성들을 향해 예의 없다고 손가락질 하던 지적을 거둔다. 남에게 엄격한 사람이 자신에게도 엄격하다.

일과 육아, 가사를 한번에~ 슈퍼우먼 콤플렉스

능력 있고 일을 잘하며 집에서는 상냥하고 자애로운 엄마, 애교 있는 아내. 이런 여성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슈퍼우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관계없이 직장인, 주부, 어머니, 아내, 며느리라는 역할을 완벽하게 하는 여성이다. 실제로 이런 여성은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도 알게 모르게 많은 여성들이 여러 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심한 불안과 초조함, 죄책감에 빠진다.

여성에게 슈퍼우먼을 요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턱없이 부족한 제도적 지원이 확충돼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는 한편 개인적으로는 여성 스스로 달라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은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채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등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만 살려고 한다. 남을 보살피는 역할은 중요하지만 그것에 매몰되면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기 마련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칭찬이 필요하다. 이어서 자신의 현실적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마음을 지나치게 쏟아붓지 않으려면 거절과 부탁의 기술이 필요하다. 내가 다 하려는 계획은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좋지 않다. 할 수 있는 것과 무리한 것을 정리한다. 불가능한 것은 거절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들과 대화를 늘려서 서로의 고충을 풀어나가다 보면 역할분담이 충분히 가능하다.

첫째 딸은 ‘살림 밑천’ 맏딸 콤플렉스

우리나라에서 맏딸은 ‘우리집 기둥’인 장남과는 다른 기대 속에서 자란다. 어려서부터 ‘살림 밑천’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딸’과 ‘맏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해냈다. 살림 밑천이라는 말은 덕담 같지만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으면 하는 섭섭함이 담겨 있다. 부모의 서운함을 보상이라도 하듯 어른스럽게 집안일을 돕고 동생들을 돌본다. 대우받지 못한 채 부모나 동생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 온 수많은 맏딸들. 잘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큰데 스스로 부응하지 못할 때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맏딸들은 점점 자기 비하에 익숙해진다.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을 만나도 당당하게 자기를 주장하기보다는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리고 좌절한다.

자신에게 불만, 분노, 좌절을 느끼는 불행한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보통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 달라지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냉정하게 돌아본다. 자신의 자부심과 긍지로 여겼던 것들이 진정한 자기 선택이었고 성취였는가? 무의식적으로 ‘모범 맏딸’을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진단해 본다. ‘맏딸이니까 해야 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본다. 모범 의식을 버리고 맏딸도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올바른 것만이 행복을 가져 오는 것은 아니다. 동생들도 누나 혹은 언니의 희생이 당연하다고 여기지 말아야 한다. 지금껏 힘들었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도울 수 있는 것은 적극 도와야 한다.

김율리 교수는 섭식장애 클리닉 및 노이로제 클리닉 전문의다. 현재 영국 런던임페리얼대 정신건강센터 객원학자, 세계보건기구 산하 정신질환 국제진단기준(ICD-11) 개정 실무위원.?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통권 334호

    이달의 핫이슈 5월 특집 | 우울증 이기는 묘약 “체온을 높여라” | 허미숙 33 이달의 에세이 | 하루 10분 명상의 기적 | 오시마 준이치 10 명의의 건강비결 | 위암 수술의 대가 노성훈 교수 | 정유경 14 이달의 건강피플 | 간암 극복하고 즐겁게~ 송지헌 아나운서? | 이정희 18 5월의 헬시푸드 | 내 몸을 살리는 천연 조미료 DIY

  • [우리아이건강] 우리 아이 잠재의식 춤추게 하세요!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102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연세휴클리닉 노규식 원장(정신과 전문의)】 살다보면 가끔 이런 일이 있다. 어젯밤에는 골똘히 생각해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던 답이 아침잠이 채 깨기도 전에 번쩍 떠오른다. 깜짝 놀란다. 왜 그럴까? 자고 나면 다 잊어버리는 거 아닌가? 정신과 전문의로서 뇌 과학에 기초를 둔 학습 코칭을 하고 있는 연세휴클리닉 노규식 원장은 “우리 뇌는 잠을 자는

  • [당뇨병을 이기자] 한국인들 각별 조심, 1.5형 당뇨병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130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연세대 의대 허갑범 명예교수(허내과 원장)】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는 회사원 고상식 씨(44세)는 최근 갑자기 목이 마르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이 나타났다. 기운이 없어서 어느 날 체중을 달아보니 5kg이나 줄어 있었다. 깜짝 놀라 병원을 찾았다. 마른 편이라 당뇨병에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그는 1.5형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형과 2형은 들어봤는데 1.5형은

  • [남편건강] 사나이 울리는 2대 숙적, 발기부전·조루증 훌훌~ 탈출기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백병원 비뇨기과 여정균 교수】 【도움말 | 강남유로탑비뇨기과 이선규 원장】 밤이 유난히 무서운 남자들이 있다. 남자를 괴롭히는 2대 숙적 발기부전, 조루증에 시달리고 있는 이 땅의 남자들이다. 남성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고통의 순간은 경험해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가 없다. 숨기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누가 알 수 있을까? 그러나 무엇이든 뜻이 있는

  • [아담과 이브사이] 부부금실 새록새록~ 성욕을 부르는 사랑의 기술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88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성신여대 심리학과 채규만 명예교수】 주부 양 모 씨(40세)는 남편과 냉전 중이다. 일주일 전 술을 거하게 걸쳐 고주망태가 된 상태로 집에 늦게 들어와 다짜고짜 옷을 벗기는 남편을 벽으로 밀쳐버린 게 화근이었다. 평소에 무드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남편은 술만 먹으면 달려들었다. 이제 살을 대기도 싫다. 양 씨의 남편 서 모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