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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맞벌이 시대~ 그 남자, 그 여자가 행복해지는 법

2012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청춘호

【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일하느라 바쁜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가 피곤하다. 일도 바쁜데 집안일까지 챙겨야 하는 아내는 가사를 도와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하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가사와 육아 분담으로 인한 부부간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하는 엄마인 ‘워킹맘’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맞벌이 부부가 행복해질 수는 없는 걸까?

1. 남편의 절규 “집에 오면 쉬고 싶은 내 마음 좀 알아줘!”

퇴근길에 직장동료들과 술 한 잔 했다. 제출한 기획서가 퇴짜 맞아 속상하다. 김 부장은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매일 매일 피곤하다. 그런데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득달 같이 집안일을 던져준다. 같이 맞벌이를 하니 나도 도와야 된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오란다. 버리고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빨래를 널어달라고 한다. 오밤중에 무슨 빨래냐고 물으니, 빨래가 밀려서 지금 해야 된단다. 그리고 아들 녀석 동화책도 읽어주란다. 회사에서는 김 부장한테 잔소리를 듣고, 집에서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이런 모습을 우리 어머니가 보면 뭐라고 할까? 우리 어머니는 아버지께 이러지 않았다. 집안일이 많으면 차라리 회사를 관두라고 했더니, 그건 안 된다면서 화를 낸다. 이런 아내가 피곤할 뿐이다.

2. 아내의 절규 “나도 피곤해. 집안일 좀 같이 하면 안 돼?”

퇴근하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집안일이다. ‘아기 엄마’라는 이유로 혹시나 인사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놀이방에 맡겨놓은 아들 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 그래서 가사도 양육도 잘 해내고 싶다.
그런데 남편은 이런 내 마음을 모르는지, 집에 오기만 하면 쉬고 싶어 한다. 내가 집안일로 바빠도 도와줄 생각을 안 한다. 같이 설거지도 해주고, 청소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것저것 시키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거든다. 그러면서 기껏 하는 말이 차라리 일을 관두란 소리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하지만 빨리 돈도 모아야 하고, 무엇보다 이제껏 쌓아온 내 경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이런 나를 이해 못하는 남편이 밉고 야속하다. 그리고 자꾸 우울해진다.

맞벌이는 좋지만, 가사·육아는 아내 몫?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이렇게 부부가 갈등을 빚는 사례는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부부 상담을 하다보면 갈등의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젊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가사·육아 분담에 대한 갈등이 항상 포함되어 있다.”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다수의 맞벌이 부부에게 가사·육아 분담에 대한 불만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와 같다.”고 우려한다.

한때 남자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시절에는 가사의 책임이 전적으로 여자의 몫이었지만,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가정에서도 업무 분담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 남편은 드물다.

하지만 김미영 소장은 “맞벌이를 하면 당연히 집안일도 부부가 함께 나누는 것이 맞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남편들은 집안일을 ‘거든다.’ ‘도와준다.’라고 생각하지, ‘함께 분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바깥에서 일을 하고, 어머니가 가정을 지키던 부모세대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남성과 여성은 동등해야 된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가사를 동등하게 분담하는 행동’은 실천하지 않는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가사·육아 분담은 구체적 계획이 필수~

대부분의 남편들은 맞벌이를 할 경우, 가사·육아를 분담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어도 실천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원히 가사·육아 분담으로 다퉈야 할까?

김미영 소장은 “서로가 가사분담 원칙에 동의했다면,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열거하고 분담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한다. 막연히 ‘서로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나중에 서로가 ‘이건 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할 여지가 있고, 이러한 사소한 생각의 차이가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 준비, 설거지,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자녀 학습지도, 아이 맡기고 데려오기, 공과금 납부,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항목별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분담하는 것이 좋다.

또 각자가 선호하는 분야를 맡는 것도 좋다. 가령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식사준비를 맡고, 성격이 깔끔한 사람이 청소나 설거지 등을 맡는 것이다.

특히 육아는 여성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일이다. 김미영 소장은 “실질적으로 육아의 경우 아내가 더 많은 것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남편은 이를 항상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아내를 도와야 한다.”며 “이는 아이에게도 좋은 아버지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워킹맘은 슈퍼맘이 아니다!

가사·육아 갈등은 여자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오죽하면 ‘워킹맘 우울증’이라는 용어까지 있을까.

얼마 전 한 자녀양육 컨설팅 기관에서 자녀를 기르는 전국의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민국 워킹맘 스트레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10명 중 9명은 워킹맘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자녀를 가진 직장 여성의 경우 가사·육아를 제대로 병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김미영 소장은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완벽해야 된다는 생각이 스트레스를 키운다.”며 “맞벌이 아내는 가사와 육아, 업무를 완벽하게 해내려는 욕심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남편은 아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울증은 ‘분노’의 또다른 모습이다. 우울증의 이면에는 분노가 도사리고 있는 만큼, 집안에서 아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정확히 짚어보고 함께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부부는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 그 마음 생김새도 다르다. 김미영 소장은 “인생의 파트너로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소중한 보석을 다루듯 배우자를 대하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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