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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세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간디의 건강철학

2001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새천년호 10p

【건강다이제스트 | 모한다스 K. 간디】

●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간디의 건강철학

● 병은 부주의와 탐닉의 결과

● 몸과 마음을 엄격하게 통제할 때 진정한 건강 얻는다

미각을 엄격히 통제해야 진정한 건강 얻어

우리의 영혼과 사탄은 우리 몸을 통제하기 위해 내부에서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영혼이 지배력을 획득하면 몸은 가장 강력한 선의 도구가 된다.

하지만 그러한 싸움에서 악마가 승리한다면 몸의 악은 온상이 되고 만다. 부패한 음식으로 끊임없이 채워지고 더러운 냄새를 발산한다.

손발은 무가치한 행위에 점령당하고, 혀는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눈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귀는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코는 맡지 말아야 할 것을 맡는데 몰두한다.

완벽한 건강은 오직 신의 법칙에 따라 살고 사탄의 권세에 반항할 때만 얻어질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은 진정한 건강 없이는 불가능하고, 진정한 건강은 미각의 엄격한 통제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각을 통제하고 나면 모든 다른 감각들은 자동적으로 통제된다. 그리고 자신의 감각을 통제한 사람은 진정으로 전 세계를 통제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신의 일부가 된다.

라마야나(산스크리트어로 쓰인 고대 인도의 서사시)를 읽는다고 해서 라마를 알 수 없고, 지타를 읽는다고 해서 크리슈나를 알 수 없다. 코란을 읽는다고 해서 알라를, 성서를 읽는다고 해서 예수를 알 수 없다.

그들을 진정으로 아는 유일한 방법은 순수하고 고상한 성품을 닦는 것이다. 성품이란 덕행에 기초하고, 덕행은 진실에 뿌리를 둔다. 그러므로 진실은 모든 훌륭하고 위대한 것들의 기초이자 근원이다.

진실과 정의의 이상을 두려움 없이 단호하게 추구하는 것 이야말로 모든 행복의 열쇠인 동시에 진정한 건강의 열쇠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과 위생 지식은 그 자체로 별도의 연구 주제이자 실천 과제이다. 질서 잡힌 사회에서 시민들은 건강과 위생의 법칙에 대해 알고 그것을 지킨다.

인류가 대를 이어 앓고 있는 대부분의 병들은, 건강과 위생의 법칙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것을 무시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인도의 높은 사망률은 가슴 아픈 가난에도 물론 원인이 있지만, 국민들이 건강과 위생에 대해 적절한 교육을 받았다면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인류의 으뜸가는 법칙은 ‘멘스 사나 인 코르포레 사노’, 곧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에 깃든다’는 것은 자명한 진리이다. 마음과 몸 사이에는 긴밀한 관계가 있다. 마음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모든 폭력을 벗고 자연스럽게 건강의 법칙에 복종함으로써 어려움 없이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실천해야 할 건강법칙

건강과 위생에 관한 근본적인 법칙은 단순하고도 쉽게 배울 수 있다. 어려운 것은 실천이다.

다음에 몇 가지 법칙을 적는다.

① 최대한 순수한 생각을 하고 게으르고 불순한 모든 생각을 떨쳐버려라.

② 밤낮으로 최대한 깨끗한 공기를 호흡한다.

③ 육체 노동과 정신 노동 사이의 균형을 지켜라.

④ 바르게 서고 바르게 앉고 정결하고 단정한 행동 하나 하나에 내면의 상태가 드러나게 하라.

⑤ 이웃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음식을 먹어라. 자기 탐닉적인 생활을 하지마라. 따라서 음식은 몸과 마음이 원활히
움직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을 만드는 법이다.

⑥ 먹는 물과 음식과 공기는 반드시 깨끗해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위생에 만족할게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보다 세 배 더
깨끗하게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초조해 하지 말라

초조는 가벼운 병의 근원이다. 우선 마음이 초조해지고 곧 몸이 따라간다. 하지만 서두는 것은 낭비일 뿐이다. 세상이 불타고 있다고 해도 초조감으로 불을 끌 수는 없다.

실제로 우리는 그 불에 대해 손을 쓸 수가 없다. 도저히 끌 수 없는 불에는 소방수들이 불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 대신에 소방수들은 사람을 구하는 데 힘을 집중한다. 그런 이들이야말로 노련하게 행동할 줄 아는 프로들이다.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면 불은 이미 꺼진 거라고 보아도 좋다.

이것이야말로 진리를 추구한 결과 내가 찾아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진리, 곧 사티아그라하(트라스발의 지문등록법에 맞설 새로운 행동방식으로 간디가 채택한 것. 진리의 힘이라는 이 운동의 방법은 집요하게 거부하되 폭력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비폭력 정신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를 주장하고 실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단지 가능한 것만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 달에서 산의 맑은 공기를 애타게 그리워 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 얻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우리 각자는 가까이에서 의무를 찾을 수 있으므로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우리가 할 일은 다만 우리 앞의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다. 그것을 치우고 나면 더 많은 쓰레기를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 또 그것을 치운다. 삶이 끝날 때까지 치워야 할 쓰레기가 남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은 끝이 없다. 끝나는 것은 오직 몸뿐이고 그런 종말에 대해서는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생이 끝이 없다면, 쓰레기를 처리해야 할 일도 끝없어 보인다고 해서 지쳐서는 안 된다. 구자라티의 속담에 따르면, 양복장이의 자식은 죽을 때까지 양복을 만든다. 손에 바늘을 들고 임종을 맞는다면 그는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마친 것이다.

항상 자신의 몸을 정결하게 돌보라

장인의 첫 번째 의무가 연장을 깨끗하게 정돈하는 일이듯이 자신의 몸을 정결하게 돌보는 것은 인간의 의무이다.

신이 우리에게 몸을 준 것은 그분을 섬기는 데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몸의 욕망을 한껏 채우는 것도, 몸을 애지중지하는 것도, 무관심한 태도로 몸을 학대하거나 망치는 것도 신의 뜻에 어긋난다.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은 대단한 것은 아닐지라도 꼭 필요하다.

몸이 성령의 성전이라면 최고의 배려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애지중지하라는 게 아니라 경멸하거나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부적절한 일에 몰입해 몸을 놀잇감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군인들이 자기 무기를 잘 닦고 조이는 것처럼 우리는 신이 준 무기인 우리의 몸을 깨끗하고 활기차게 유지해야 한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이므로 우리는 기쁘게 살고 기쁘게 죽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 몸에 필요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신이 우리에게 부과한 책무이다. 우리는 합리적으로 몸을 돌봐야 한다.

오래 살기 위해서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는 것은 산이 생쥐를 낳으려고 애쓰는 것과도 같다. 자아 실현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에서 정념은 자연스럽게 통제된다. 그러한 훈련 과정에서 수명이 오히려 짧아진다고 하더라도 개의할 필요가 없다. 건강과 장수는 자기 통제가 가져다주는 열매 중에 하잘것없는 것에 불과하므로.글쓴이 모한다스 간디는 20세기의 위대한 지도자이자 영혼의 소유자로서 우리에게 비폭력주의자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자신의 욕망을 철저히, 아울러 기쁘게 다스릴 줄 알았던 간디는 경전과 기도와 묵언으로 영혼을 빚어내고 채식과 금욕과 절제와 단식으로 몸을 단련시켰다.

 

이 글은 간디가 발표한 글들 중에서 건강과 위생에 관련된 글들을 모아놓은 건강지침서<마음을 다스리는 간디의 건강철학>(뜨란 刊) 중 일부로, 모한다스 간디가 마하트마(위대한 영혼) 간디로 완성되는 정신적, 육체적 궤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진정한 건강 없이 진정한 행복도 없다’고 말하는 간디의 신체적, 정신적, 도덕적, 더 나아가 영적인 관점에서 성찰하고 실천한 건강 철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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