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평식(김포 삼성산부인과 성클리닉 원장)】
부부관계에서 잠자리를 소홀하게 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전의 사랑이 식어서다. 서로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마음의 상처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훌륭한 잠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 모두가 평상시에 사랑을 받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역으로 멋진 잠자리는 정서적인 교감과 만족감을 줘서 식었던 사랑의 불씨를 되살려 놓기도 한다.
좋은 잠자리를 갖기 전에 우선 서로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감이 필요하다. 현재 상대방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적은 편지가 해결의 출발점이다. 간단한 메모 형식도 괜찮다. 본인이 무관심했던 점이나 상대방에게 서운했던 점,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바라는 점과 본인이 개선할 점 등을 간단히 적어둔다. 여러 번 나눠서 글을 쓰면 더 좋다. 서로의 긴장 해소에 도움이 된다.
예상치 못한 꽃다발 선물은 어떨까?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사소한 선물이나 진심 어린 감정표현이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것을 종종 본다.
가끔은 외식을 하거나 로맨틱한 야외 데이트도 시도해보자. 분위기 있는 데이트는 첫 만남 때의 설레는 마음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듯 정서적으로 충족이 되어야 다시금 이성으로 다가갈 수 있고, 좋은 잠자리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잠자리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즉, 마음은 있는데 몸이 잘 안 따라준다면 잠자리 분위기를 바꿔보자. 분위기 전환의 핵심은 전과 다른 새로움이다. 침대 조명은 좀 더 어두우면서도 무드 있는 빛으로, 침대보도 야한 색깔로 바꾸자. 여성은 속이 보일 듯한 나이트가운이나 레이스가 달린 핑크빛 실크 속옷은 어떨까?
여기에 음악이 곁들여진다면 어떨까? 감미로우면서도 약간 템포가 빠른 음악을 배경으로 깔아보자.
준비해야 할 것이 또 있다. 자극적이면서도 유혹적인 향기가 필요하다. 남자들은 샤워 후 시원한 향수가 어떨까? 남자에겐 바다의 냄새가 나야 한다. 무조건 포용해준다는 인상이 필요하다. 특히 여자에게 말이다.
여자들은 시원한 향보다는 자극적이면서도 달콤한 향이 어우러진 향수를 선택하자. 남성들에게 최음제 역할을 할 것이다. 대신 독할 수 있으므로 한 시간 전에 미리 사용하자. 그리고 성적 흥분에 잘 도달되지 않는다면 성감 향상 젤리 같은 것도 일시적으로 사용해볼 만하다.
자, 이제 남은 것은 부부간의 노력이다.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전, 충분한 성적 자극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 황홀한 성은 친절한 애무와 서로의 부드러운 손길을 필요로 한다. 그것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말이다. 또한 상대방이 성적 반응을 보일 때는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졌음을 고맙게 생각하자. 잠자리에서 더욱더 힘을 발휘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잠자리가 좋으면 그 다음날 반찬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좋은 잠자리는 사랑을 느끼게 해주며, 서로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남성의 경우, 좋은 잠자리는 사회생활에서의 좌절감과 소극적인 행동을 개선하고 책임감과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성적 행위 중에 여성이 보이는 적극적인 반응은 남성들에겐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가장 좋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좋은 잠자리는 일상생활과 부부관계에서 오는 우울함이나 불안 등을 해소시키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힘을 준다. 남성의 훌륭한 잠자리 서비스는 여성에겐 신분 상승처럼 기분 좋은 존재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이 남성에게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여성들이여, 남성들이여! 이제 적극적으로 표현하자. 성적 절정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자. 정열적인 행위로 성적 충만감을 느껴보자.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고 서로에게 더 친절해질 것이다.
사랑스런 잠자리를 만들기 위한 5가지 전략
1. 부부가 같이 놀자
배우자는 누구보다도 편한 대상이다.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친밀감은 좋은 잠자리를 만드는 비결이 된다.
2. 부부가 종종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미처 몰랐던 세상을 접해보자. 추억의 장소면 더 좋다. 다시 한 번 적극적인 성생활의 계기가 될 수 있다.
3. 애정 표현을 자주 하자
이제는 쑥스러운 나이도 지났다. 다정한 눈빛, 말 한 마디가 상황을 크게 바꿀 수도 있다. 잦은 애정 표현은 배우자를 부드럽게 만들어 성생활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다.
4. 손을 잡고 포옹하자
자연스런 스킨십은 부담이 없다. 또한 잠자고 있던 성을 깨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5. 힘이 부치면 테크닉으로 이겨보자
아로마오일을 이용한 마사지나 성관계 시 식물성 윤활제는 배우자의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준다.
글쓴이 박평식 님은 오랫동안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치 넘치는 에세이를 기고하는 성칼럼니스트다. 현재는 김포에 있는 삼성산부인과에서 성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글은 그의 저서 <남자가 바라는 성, 여자가 원하는 성>의 일부분을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