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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희망가] 신장암 3기 진단 받은 황규명 씨 체험담

2011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18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암은 수술로 끝이 아닙니다. 이때부터 항암생활 꼭 실천하세요”

암을 이겨낸 사람들 앞에서는 언제나 숙연해진다.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흘렸을 진한 땀과 숱한 눈물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여전히 암=사망 선고로 여겨지는 시대, 그래서 암 진단은 우리 생명의 최대 위협자다. 시시각각 조여드는 생명의 분침소리도 들어야 한다. 신장암 3기 판정을 받았던 황규명 씨(58세)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 날 느닷없이 암 환자가 되었던 사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암세포에게 한 쪽 신장을 잃었지만 오늘은 ‘지극히 정상’이라는 검사 결과를 받는다. 이 같은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뭐였을까??

2007년 봄은 잔인했다!

2007년 봄, 어느 날이었다. 등쪽이 아팠다. 결리는 듯 아팠다. ‘괜찮아지겠지.’ 했던 증상이 좀체 나아지지 않았다. 날로 그 증상이 심해졌다. 안 되겠다 싶어 한방병원에 갔다. 침이라도 맞아볼 요량이었다.

그런데 진찰을 마친 한의사의 반응이 좀 뜻밖이었다. X-레이를 찍어보자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황규명 씨는 “집에 가서 찍어보겠다.”며 인천 집으로 올라왔다.

“그 당시 직장 때문에 목포에서 혼자 타향살이를 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진찰을 마친 한의사의 반응이 조금 걸려 곧바로 인천으로 올라왔죠.”

그리고 평소 다니던 병원에 갔다. 초기 당뇨와 고지혈증, 담석증 등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다니는 병원이었다.

“80kg에 육박하는 체중 때문인지 몰라도 몇 가지 만성병을 갖고 있었어요. 게다가 직장 때문에 혼자서 타향살이를 하다 보니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해 그리 건강한 편은 아니었죠.”

우선 내분비내과로 갔다. 등쪽이 아프고, 결리면서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고 호소하자 담당 의사는 위 내시경을 한 번 찍어보자고 했다. 종양이 있으면 어지러울 수 있다고도 했다.

검사 결과는 바로 나왔다. 별다른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못내 미심쩍어 1년마다 받는 초음파 검사도 한 번 받아보기로 했다.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왔다.

다시금 병원에 결과를 들으러 간 날. 그런데 진단 결과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던 담당의사가 느닷없이 비뇨기과로 가란다. “왜 비뇨기과로 가야 되는지 물어도 그냥 가라고만 하더군요.”

하는 수 없이 초음파 검사 기록을 들고 비뇨기과로 간 황규명 씨. “그런데 초음파 기록을 본 비뇨기과 담당의사가 상상조차 못한 말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느닷없이 신장암이라고 그러더군요.” 몽롱했다. 암이라니…. 그 무서운 암? 믿기지 않았다. 믿을 수 없었다.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그의 입에서 느닷없이 흘러나온 말, “생존율은요?” 이었다고 한다.

“그러자 담당의사 선생님이 75% 살 희망이 있는 신장암 3기라고 하더군요.” 생존율 75%? 그 말은 죽을 확률도 25%나 된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수술,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신장암 3기 진단을 받은? 황규명 씨.

그 후의 일은 마치 꿈속 같다고 말한다. 수술 일정이 잡히고 주변 정리도 했다. 비록 생존율이 75%나 된다고 했지만 암은 암이었고, 어떤 변수가 도사리고 있을지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런 우려 속에서도 불행 중 다행처럼 수술은 잘 됐다. 오른쪽 신장을 떼어내면서 암세포도 함께 제거됐다.

하지만 수술 후유증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잘 먹지도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하면서 체중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었다. 퇴원 10일 만에 10kg이나 빠지더니 그 흐름은 좀체 멈추지 않았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 누가 봐도 병색이 완연해보였다. 이래선 말라 죽겠다 싶었다.

“그래서 잘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부축을 받아가며 운동을 시작했어요. 인천대공원을 매일매일 걸었으니까요.”

그래도 좀체 회복되지 않는 몸.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은 그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비로소 살 길을 찾은 것이었다고 믿고 있다.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들른 서점에서 암은 수술을 했다고 결코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진짜 항암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 거죠. 그것은 암 관련 서적을 탐독하면서 얻어낸 결론이었습니다.”

이때부터 그의 생활은 많이 달라졌다. 식사도, 생활도, 마음가짐도 오로지 암을 이기기 위한 항암요법에 모아졌다.

그러자 조금씩 기력을 찾기 시작한 몸. 그러나 또 한 번의 시련 앞에서 그는 지금 한여름에도 양발을 신고 산다.

오진, 그래도 지금은 행운아!

“수술을 하고 3개월 정도 지났을 때의 일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그날은 PET를 찍어보자고 그러더군요. 그런데 PET 촬영 결과 얼굴뼈로 암이 전이된 것 같다며 항암제를 써보자고 했습니다.”

눈앞이 캄캄했다. ‘암 전이’가 뜻하는 무서움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보다 더한 충격이었다.

‘이제 정말 힘들어지나?’ 온몸으로 서늘한 냉기가 흘렀다. 우선 담당의사의 말을 좇아 항암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일일까? 항암제를 먹기 시작한 지 3일째 되던 날, 문제가 생겼다. 손발의 살이 다 터졌다. 걸음을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걸음을 걸으면 발바닥이 모래알을 밟는 것처럼 사각사각 아주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했습니다.”

곧바로 우리나라 최고의 암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또다시 한 검사 결과 얼굴뼈로의 암 전이는 오진으로 밝혀졌다. 곧바로 항암제 복용은 중단했지만 그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걸음을 걸으면 사각사각 기분 나쁜 느낌이 들고 그게 고통스러워서 한 여름에도 양말을 늘 신고 삽니다.”

그래도 오진이어서 너무나 기쁘다는 황규명 씨. 그로부터 5년이 다돼 가는 지금, 그는 6개월에 한 번씩 다니는 정기검진에서 ‘지극히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그는 믿고 있다. 암 수술 후부터 꼬박꼬박 실천해온 그만의 항암생활이 큰 도움이 됐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그 방법을 묻자 별 거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던 그가 마지못해 알려준 방법은 조금 특별하다.

현미잡곡밥에 하루 생즙 3잔, 한방차 등 스스로 정한 생활 원칙을 엄격하게 지킨다고 한다.

황규명 씨는 “아파보니까 건강에 무심했던 지난날이 그렇게 후회스러울 수가 없더라.”면서 “육류 안 먹고, 조미료 안 먹고, 인스턴트식품 안 먹고 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것은 암 선고를 받았을 때의 아득한 절망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도 황규명 씨는 손수 밥을 짓고, 생즙을 짜고 간이 안 된 반찬도 맛있게 꼭꼭 씹어 먹는다.

황규명 씨의 항암 생활 요법은…

밥은 현미 잡곡밥을 1/3 공기만~

현미, 찰현미, 율무, 강낭콩, 작두콩, 보리, 조, 팥 등 다양한 잡곡으로 손수 밥을 지어 하루 세 끼 먹는다. 양은 절대로 많이 먹지 않는다. 1/3공기만 먹는다. 물론 이때 한 시간 이상 꼭꼭 씹어서 먹는 것은 필수!

하루 3잔 생즙도 손수 갈아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신선초, 케일, 돌미나리, 민들레를 생즙으로 갈아서 하루 세 잔 꼭 마신다. 재료를 깨끗이 다듬고 즙을 짜고 하는 일은 손수 한다.

산에 수시로 다닌다

집과 가까운 인천의 자유공원, 대공원은 수시로 산책한다. 또 산속에 있는 전국 요양원도 유람삼아 다닌다. 산에 가면 마음이 비워지고 잡생각이 나지 않아서 참 좋단다.

항암성분 듬뿍 든 한방차도 즐겨 마신다

민들레, 당귀, 헛개나무, 오가피 등을 푹 달여서 물처럼 수시로 마신다. 동의보감에 수록된 항암성분 약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육식은 안 하고 반찬도 가려먹는다

되도록 육류는 피하고 자연식 식단을 차린다. 조미료, 감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만든 김치와 굽지 않은 생김, 양파는 썰어서 된장에 찍어먹는다. 감자나 고구마, 요구르트, 청국장 등도 자주 먹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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