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문지영 기자】
【도움말 |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이식면역연구실 김연수 교수】
내 몸을 밭이라고 보면, 몸속의 젊고 건강한 콩팥은 백세 건강을 위한 소중한 씨앗이다. 단지 300g의 무게에 불과한 작은 장기지만 우리 몸의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산도와 수분, 혈압, 전해질 농도, 호르몬 조절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콩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병은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데 비해, 신장병은 7명 중 1명에서 발생할 만큼 빈번하다. 만성 신장병이 진행되어 신장이식이나 투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 환자는 약 7만 5000명에 달할 정도다.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나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것! 특히 콩팥은 한 번 망가지면 기능을 회복하기 무척 어려우므로 지금이라도 당장 젊고 건강한 콩팥 지키기에 나서보자.
혈액투석에서 신장이식까지…
시커멓게 변한 얼굴, 푸석푸석 부은 몸!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호다.
요즘 들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고생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를 놓고 다양한 원인들이 주장되고 있지만 문제는 한 번 망가진 신장 기능을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신장은 일단 질환에 걸리면 상실되어가는 수순을 밟는다.
이렇게 되면 그 후환은 실로 두렵다. 평생 혈액투석을 해야 하거나 신장이식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래서 난치성 질환으로 악명이 높은 것이 신장병이다.
더군다나 신장병은 좀체 망가져도 그 증세를 드러내지 않아 치료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처럼 콩팥 역시 기능의 20% 정도가 떨어져도 별다른 위험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다른 장기에 비해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꾸준히 젊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연수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맵고 짠 음식과 국물 음식을 주로 섭취하므로 몸속 염분이 수분과 결합해 몸을 붓게 만들고 콩팥의 건강을 해치게 될 위험성이 높다.”며 “평소 맵고 짠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만성신부전증으로 진행되면 콩팥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없을 만큼 낮아져 노폐물 배설이 되지 않아 여러 장기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영양분의 흡수와 배설, 대사까지 문제가 생겨 각종 대사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조기 발견과 예방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내 몸의 콩팥 적신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 몸의 콩팥이 보내는 SOS
요즘 부쩍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종아리가 무거워진 J 씨(40세).
정상체중에 매일 아쿠아로빅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서 남들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 만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손가락이 부어 늘 끼고 있던 반지가 빠지지 않자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김연수 교수는 “콩팥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기능이 감소해서 평균 80세 정도 되면 30세에 비해 25~30% 정도 기능이 낮아지고, 특히 40대가 되면 뚜렷이 저하되기 시작한다.”며 “평소 소변에 거품이 많고 색이 진할 경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고 양이 줄었을 경우 등 평소와 다른 느낌이 있으면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콩팥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갑자기 혈압이 오른다.
2. 근육이 떨리고 경련이 나곤 한다.
3. 뚜렷한 원인 없이 체중이 감소했다.
4. 속이 메스껍고 토할 것 같다.
5. 자다가 소변을 자주 보러 간다.
6. 쉽게 멍이 들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7. 피부가 가렵고 피부색이 어둡거나 창백해진다.
콩팥이 보내는 적신호를 감지했다면 병원에 가서 ▶소변검사 ▶혈액검사 ▶영상검사를 통해 콩팥 기능을 검사하고, 노폐물 수치가 반영되는 ▶혈중요소질소 농도나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의 증가 여부 ▶단백뇨나 혈뇨 여부 ▶요로 결석과 종양, 물혹 등 구조적인 이상이 생겼는지 확인해야 한다.
젊고 건강한 콩팥 건강법 Best 5
콩팥 기능을 젊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먹는 것, 생활하는 것 등 우리 생활 전반의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김연수 교수는 “콩팥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도 건강한 생활습관이 좌우한다.”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고, 적절하게 활동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 싱겁게 먹고 단백질 과잉 섭취 피하기
신장병을 예방하는 식사 지침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염식과 무자극성 식이요법이다. 과다한 염분 섭취는 체액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인다. 혈압이 높아지게 되면 콩팥 속 압력이 증가하면서 변형되어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단백질의 과잉 섭취도 조심해야 한다. 하루 섭취량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우리 몸에서 쓰고 남은 단백질은 간과 신장에서 분해돼 소변으로 배설된다. 따라서 단백질을 과잉 섭취할 경우 신장은 과도하게 일을 해야 하고, 그만큼 망가지기도 쉽다.
2. 금연과 금주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고 콩팥으로 가는 혈액의 양을 감소시켜 콩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음주도 혈압 상승을 유발하고 단백뇨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3. 정상 체중 유지하기
비만은 당뇨, 고혈압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켜 단백뇨를 유발하고 만성 신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4. 규칙적인 운동
1주일에 3일 이상, 30분~1시간의 운동은 뇌졸중과 고혈압, 당뇨병 및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줄여주면서 신장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가벼운 걷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혈압과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줘서 특히 심혈관계 질환과 신장병 발생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5. 약물 복용 주의
잘못된 약 복용은 콩팥 기능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약들이 콩팥을 거쳐 소변으로 나가게 되므로 장기간 복용 시 콩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콩팥 독성이 있는 약물 복용을 피하고 꼭 필요하다면 콩팥 기능에 맞춰 용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김연수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가족 중 신장병 환자가 있는 경우, 65세 이상이거나 비만일 경우, 과거 급성신부전 병력이 있거나 지속적으로 약 복용을 하고 있는 경우는 매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에 콩팥 질환을 발견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만성 신장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늦춰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연수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교수로 신장질환-이식면역 연구를 하고 있으며 서울대학병원 신장내과 전임의,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방문교수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