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백반증 치료의 골든타임은 조기치료입니다”
토요일에도 쉴 수 없는 닥터!?평일에 시간을 낼 수 없는 환자들의 열화 같은 성화 때문이다.
환자들로부터 종종 인삼을 선물받기도 하는 닥터! 오래 사셔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두고 간다.
백반증 연구에 30년 세월을 쏟아온 한 의료인은 지금 토요일도 마음 놓고 쉴 수가 없다. 환자들이 건강까지 챙길 정도다. 우태하·한승경 피부과를 이끌고 있는 한승경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찍이 백반증 연구에 일생을 건 그는 수많은 백반증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찾아주고 있는 구세주와도 같은 사람이다. 우리나라 백반증 치료에 새 지평을 열며 백반증 명의로 자자한 명성을 얻고 있는데 그 저력은 과연 뭘까?
‘정말 불치병일까?’
1980년대, 한승경 박사가 백반증 연구를 시작한 이유다. 환자는 많은데 의사도 환자도 생각은 같았다. 백반증=불치병이었다. 다들 치료되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것은 피부과를 전공 분야로 삼았던 한승경 박사에게 적잖은 쇼크였다. 환자들이 불쌍했다. 그래서였다. 백반증 연구를 시작한 것은.
그랬던 그의 행보는 우리나라 백반증 치료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백반증 치료의 큰 물줄기까지 바꾸어놓았다. 불치의 병으로 여겨 잊혀진 질병으로 치부되던 백반증이었다. 그런 백반증을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반전시켜 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한승경 박사가 쏟아 부은 열정은 말로 다 못 한다. 의대 교수 시절 백반증 환자만 보면서 확실한 원인도 모르고, 변변한 치료법도 없고, 게다가 의학계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던 백반증 연구에 올인했다.
그랬던 집념은 우리나라 백반증 연구의 새 장을 연 단초가 됐다. 크고 작은 연구 성과들을 세상에 내놓으며 백반증 환자들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백반증 타입 밝혀내며?세계적인 유명세
백반증 연구에 매달린 지 십수 년이 지난 2000년 어느 날! 한승경 박사는 뜻밖의 사실 앞에서 전율했다.
“얼굴에 생긴 백반증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수많은 백반증 환자들을 임상하면서 얻은 결론이기도 했습니다.”
일명 얼굴에 생기는 백반증을 5가지로 분류하는 백반증 분류법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던 것이다. 이 일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의학계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백반증 연구에 진일보한 쾌거로 받아들여졌다. 비로소 백반증의 처음 시작과 경과, 그리고 최후의 모습을 예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승경 박사는 “2010년 10월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백반증학회에 케이스 하나를 더한 6가지 타입으로 얼굴에 생기는 백반증을 분류해 세계 의학계의 인정도 받았다.”며 “이 분류표는 현재 전 세계 피부과 의사들이 진료에 참고하고 있다.”고 말한다.
척 보면 아는 백반증 전문가가 밝히는 백반증은?
얼굴에 생기는 백반증을 6가지로 분류하면서 백반증 치료의 새로운 변곡점을 마련한 한승경 박사. 백반증에 관한 한 그는 넘사벽의 존재와도 같다. 자타공인 그렇다. 그런 그가 밝히는 백반증은 도대체 어떤 병일까?
한승경 박사는 “의학적으로 볼 때 백반증은 피부색을 결정하는 멜라닌세포가 죽으면서 멜라닌색소가 없어지고 흰점이 생기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왜 이런 병이 생기는지 그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다만 어릴 때 생기는 백반증은 유전적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나이 들어서 생기는 백반증은 환경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승경 박사는 “그동안의 임상 경험으로 볼 때 백반증은 피부 마찰과 자극 때문에 많이 생기는 병”이라고 말한다. 때밀이를 과도하게 해도 생길 수 있고, 햇볕에 노출돼도 생길 수 있고, 염색을 자주 해도 두피 자극이 돼 머리에 백반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알코올 세정제도 손에 백반증이 생기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백반증은 많이 이중적인 병이다. 난치성이고, 만성병이지만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단지 미용상의 결함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백반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절망감을 안다면 그렇게 볼 수도 없다는 것이 한승경 박사의 입장이다.
그가 30년 동안 백반증 연구에 매달린 것도 이 때문이다. 비록 생명엔 지장이 없어도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뿌리 뽑을 수 있는 것이 백반증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백반증 치료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전방위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흰점이 생겼다며 환자가 찾아오면 처음부터 총체적인 접근을 한다. 모든 치료 방법을 총동원한다. 산불이 났을 때는 초기 진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치료는 다해 준다. 대학병원처럼 연고 하나 주고 한 달 후에 보자는 말은 안 한다.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경우의 수가 너무도 많은 것이 백반증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접근은 백반증 치료에 새 길을 내고 있다. 수많은 백반증 환자를 구해낸 저력이 되고 있다.
한승경 박사는 “다양한 임상경험이 축적되면서 백반증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있게 됐으며, 또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도 터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별명도 ‘척 보면 아는 의사’다. 관상쟁이도 많이 보면 노하우가 생기듯이 백반증도 많이 보니까 보는 눈이 생기더라는 게 그의 말이다.
백반증 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중요!
척 보면 아는 의사도 백반증 치료는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잘 낫는 환자와 잘 안 낫는 환자를 구분하는 데에도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환자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반증 치료의 골든룰은 분명히 있다. 한승경 박사는 “백반증 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그것은 바로 조기 발견, 조기 치료”라고 말한다.
백반증 초기에는 백반증을 유발하는 멜라닌세포가 아직 다 죽지 않았기 때문에 재빨리 구난치료를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 이상한 흰점이 생기면 곧바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얼굴의 흰점, 몸의 흰점, 흰눈썹, 흰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나는 것 등은 모두 백반증 의심신호들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겁부터 먹어서는 안 된다. 죽을병이 아니다. 불치의 병으로 여겨서도 안 된다. 백반증은 백인백색이다. 치료방법도 백인백색이다. 각자 치료법이 다르고 예후도 다르다. 누구는 치료에 실패해도 나 또한 그러란 법은 없다.
한승경 박사는 “백반증은 초기에 발견해서 병소의 크기가 작을 때 혹은 발병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율을 월등히 높일 수 있다.”며 “부디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한다.
토요일도 진료하는 백반증 대부
올해로 백반증 연구에 뛰어든 지 30년! 그 세월은 한승경 박사에게도, 우리나라 의학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쳤다. 불치병 백반증도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돌아섰고, 최고의 백반증 전문병원도 등장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한승경 박사는 오늘도 수많은 백반증 환자들의 대부로 불리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삶을 산다. 토요일에 쉬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 쉰다. 토요일에만 올 수 있는 환자들 때문이다. 그래도 건강은 괜찮을까?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다 보려면 힘에 부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너무도 잘 알기에 한 사람이라도 더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반드시 휴식을 취합니다. 골프 약속, 술 약속은 절대 안 합니다.”
또 ▶시간 날 때마다 산책하기 ▶반신욕 즐겨하기 ▶골고루 잘 먹으면서 소식하기는 바쁜 와중에서도 그가 늘 실천하는 방법들이다.
오늘도 백반증 환자 구하기를 그에게 주어진 사명으로 여기는 한승경 박사! 그래서 그의 꿈도 하나다. 각 도에 한 명씩 백반증 전문가가 나왔으면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30년 임상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기 위해서도 애를 쓴다. 부디 그 노력이 수많은 백반증 환자들에게 새 희망의 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백반증 명의가 밝히는 백반증 예방은 이렇게~>
1. 때밀지 말 것
2. 과도한 햇볕 노출 삼가기
3. 스트레스 받지 않기
4. 채소 과일 많이 먹어 항산화물질 충분하게 섭취하기
5. 술, 담배 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