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암의 90% 원인은 화학물질!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더니 이제는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필터가 문제가 되고 있다. 모두 화학물질인 항균제로 빚어지고 있는 문제들이다.
화학물질이 우리 생활에 혁신적인 편리함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그 뒤에 가려졌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어 생활패턴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학물질 범람의 위험한 경고
“암의 90%는 생활 속의 화학물질이 원인이다.”
암 진단 환자나 그 가족은 이 말을 결코 허투루 듣지 말고 깊이 가슴속에 새겨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데 1차적인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미국 중산층 가구를 대상으로 화학물질 사용 비율을 조사해 봤더니 집을 구성하거나 집 안에서 사용하는 물질의 90% 이상이 석유화학물질이라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사실 오늘날 우리의 집을 한 번 면밀히 분석해 봐도 그 조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겹겹의 화학물질이 암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문제도 이제야 제기되는 것뿐이다. 더 강한 살균력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독성이 더 강한 화학물질을 써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도덕의식이 없는 대부분의 기업은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멋스럽고 고급스러움 뒤에 숨은 함정
몇 년 전 “환경의 급습-집이 사람을 공격한다.”라는 프로그램이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다. 이때 새집증후군으로 포름알데히드라는 화학물질이 암을 비롯해 만성퇴행성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됐었다.
그런데 찬찬히 뜯어보면 우리는 특정 하나의 화학물질에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화학물질로 이중삼중으로 둘러싸여 빠져나가고 싶어도 빠져나갈 수 없는 그런 환경에 살고 있다.
온갖 화학물질의 재조합으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조형물이나 건축물이 우리 생활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그것들은 “고급스럽고 세련되고”란 표현으로 우리를 나타내준다. 그런데 그런 멋스럽고 고급스러우며 세련된 건축물이나 조형물, 생활용품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 가치의 핵심인 환경을 내 줘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마찬가지로 환경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하루 빨리 깨달아야 한다.
무엇부터 바꿀까?
암 진단 환자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나름대로 암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일이다. 개별 환자의 암 발생 원인은 모두 다를 수 있으나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가 있는데 주거·생활환경도 공통분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속엔 대부분의 화학물질이 자리 잡고 있고, 이러한 화학물질은 직·간접적으로 암 발생의 구성요소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집을 통째로 암 치유에 맞는 집으로 바꿀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부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집을 암 치유 콘셉트에 맞게 바꾸기가 곤란한 케이스에 해당된다. 그렇지만 집의 구성요소, 환경, 분위기 등을 바꾸어야 하는 것은 암 환자와 가족의 필수적인 숙제이며, 한꺼번에 바꿀 수 없는 경우는 점진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치유 성적을 높이는 1단계 코스이기 때문이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으로
최근엔 암 진단을 받은 후 시골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의 암 치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시골행을 택한 암 환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긍정적인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시골로 공간 이동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생활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연습을 하고 곧바로 실행하지 않으면 도시나 시골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암 치유를 위해서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가끔씩 산행을 하고 약초도 캐러 다녔다. 그런데 집 안에는 온갖 화학물질이 넘쳐난다. 합성세제, 표백제, 살균제, 살충제, 플라스틱 등 도시생활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집도 시멘트와 화학처리 된 나무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내가구나 장식대, 도배나 장판의 경우도 석유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도시의 집을 시골로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치유환경도 모범적으로 좋아졌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공간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생각 바꾸기
사실 누구나 돈만 있으면 사는 공간을 바꾸고 그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물질들을 바꾸는 일은 어렵지 않다. 비싸긴 하겠지만 친환경 천연물질로 삶의 공간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돈이다. 그런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면 비싼 돈을 들여 공간의 변화를 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도시에 살면서 친환경 천연물질로 고급스럽게 삶의 공간을 디자인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시골 혹은 산골에 살면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도 내가 원하는 만큼의 공간은 꾸밀 수가 있다. 또한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 도시생활이 수동적인 삶의 형태였다면 시골 혹은 농촌생활은 능동적이며 적극적이고 내 의지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땅을 구입할 수도 있으며, 내가 원하는 농업을 할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활동도 할 수가 있다. 많은 암 환자들과 얘기할 때 이 말은 반드시 하고 넘어간다. “당신이 암을 완전 치유하고 싶다면 약간은 무리를 해서라도 주거·생활공간을 바꿔라. 그 공간은 오염되지 않은 땅이어야 하며, 당신의 생각까지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사는 공간을 생명의 공간으로
집이란 공간은 암을 치유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며, 절대적 요소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암 치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이어야 할 집이 온갖 유해 화학물질로 가득하다면 어떻게 암을 치유할 수 있겠는가. 암 환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있는 주거 공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대구에서 말기 암을 진단받은 K씨는 산골에다 흙과 나무로 집을 짓고 새로운 삶의 공간을 만들었다. 이미 병원에서 버림받아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말기 암 환자가 산골생활로 암이 치유됐다는 사례를 접한 터라 마지막 희망을 산속에서 싹틔워 보기로 한 것이다.
새로운 공간에서는 일체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집을 짓는 데도 광택제, 방부제, 접착제 등의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 뒷마당은 식물공원, 즉 산이다. 따로 정원을 꾸미지 않아도 산과 들이 모두 정원이 되었다. 에어컨도 필요 없고 공기청정기나 가습기도 필요하지 않았다. 화학세제는 일체 사용하지 않았고 불소 등 화학물질이 포함된 치약도 사용하지 않았다. 텃밭에서는 각종 유기농 채소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그리고 7년이 지났어도 그는 살아 있다. 나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자. 내 몸의 건강을 위해서 내가 한 일이 무엇인지를. 기껏 ‘건강식품 몇 개 사먹는 것으로 건강을 챙겼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충분한 휴식과 혓바닥이 아닌 세포가 좋아할 만큼의 밥상을 챙겼는지,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몸 건강을 위해 마음건강을 챙겼는지를 생각해 보면 빵점짜리인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적절히 움직이고 휴식하고 몸의 세포가 좋아할 만한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 먹고 하는 등은 몸 건강을 위해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몸이라고 함부로 쓰고 돌보지 않아서 발생한 질환이 암이라고 결론 내리게 되면 암 치유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화학물질의 덫에서 벗어나자
주거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 회복에도 꼭 필요한 조치이겠지만 나머지 가족들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가 입는 옷, 덮는 이불, 사용하는 생활용품들이 대부분 석유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것들이며, 이런 것들은 우리들의 건강은 물론 지구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화학물질의 덫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