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
【도움말 |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
신장병은 완치하기 어려운 병 중 하나로 여겨진다. 신장병은 또한 그 종류도 다양해서 그에 따른 치료법도 다양하다. 아직 완치를 위한 특별한 치료법도, 예방법도 없기에 자연치유력에 기대고 식이요법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워낙 다양한 신장병의 종류에 따라 식이요법도 천차만별이다. 워낙 다양해서 조금은 까칠하게 느껴지는 신장병이지만, 그래도 ‘음식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신장병에 도움이 되거나 주의해야 할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PART 1. 신부전증일 때 잘 먹고 사는 법
강낭콩 모양을 하고 팥과 같은 적갈색을 띤다고 해서 ‘콩팥’이라고도 부르는 신장.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신장은 몸속의 노폐물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배출시키고, 체내의 수분과 체액을 조절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이러한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빈뇨(잦은 소변), 절박뇨(소변을 참지 못하는 것), 혈뇨, 거품뇨, 부종, 고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병은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어느 것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보통 신장병이라고 하면 신부전증을 떠올린다.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는 “신부전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신장기능이 떨어져 몸속에 노폐물이 쌓여 신체의 여러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라고 말한다.
신부전은 신장기능이 감소하는 속도에 따라 급성(수일 내)과 만성(3개월 이상) 신부전으로 나눈다. 김순배 교수는 “만성 신부전의 경우 남아 있는 신장 기능이 점차 저하되어 결국은 신장 대체요법(투석이나 신장 이식술)이 필요한 말기 신장 질환으로 진행하며, 급성 신부전은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이 깨지고 여러 가지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만성 신부전일 때 어떤 것을 먹을까?
김순배 교수는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노폐물 제거와 전해질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와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만성 신부전의 식사요법은 투석 전과 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투석 전에는 고혈압 치료가 이뤄져야 하기에 싱겁게 먹고 고기를 적게 먹어야 한다. 염분 섭취는 고혈압을 악화시키고 폐부종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싱겁게 먹어야 한다. 단백질은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신장에 부담을 주어 신장기능 감소를 촉진하고 요독증 증상을 심하게 하기 때문에 제한해야 한다. 김순배 교수는 “하지만 영양상태가 나쁜 환자들은 이러한 식이 제한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TIP. 만성 신부전 식사요법
1. 식사원칙
단백질 섭취 제한, 충분한 열량 섭취, 염분 섭취 줄이기, 칼륨 섭취 줄이기, 인 섭취 줄이기
2. 권장 식품
● 단백질 제한으로 인한 열량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음식 요리 시 올리브, 참기름, 설탕을 충분히 사용한다.
● 소금·간장·된장 등 사용량을 줄여 싱겁게 먹으며 대신 고춧가루, 후춧가루, 겨자가루, 식초 등의 향신료를 사용한다.
● 외식 시는 스스로 소스나 양념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비빔밥, 덮밥 등을 먹고 가급적 국물, 소스, 김치 섭취를 줄인다.
3. 주의 식품
● 염분이 과다한 식품: 염장식품(장아찌, 젓갈), 김치, 라면, 건어물, 찌개국물 등
● 인이 과다한 식품: 우유, 요구르트, 치즈, 잡곡, 견과류 등
● 포타슘(칼륨)이 과다한 식품: 현미, 흑미, 팥 등의 잡곡, 시금치, 늙은 호박, 미나리, 바나나, 토마토 등
4. 그 외 주의사항
●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지만, 너무 줄이면 체조직이 분해되므로 처방에 따라 적절한 단백질(식품)을 섭취한다.
● 식사량이 줄어 열량 섭취가 줄면 체조직이 분해되어 체중이 감소하고 노폐물이 쌓이게 되므로 밥 한공기 정도의 충분한 식사량을 유지한다.
TIP. 급성 신부전 식사요법
1. 식사원칙 : 충분한 열량 섭취, 싱겁게 먹기, 필요 시 수분 섭취 줄이기, 인·칼륨은 혈중 수치에 따라 섭취량 조절, 단백질 섭취 제한(체중 1kg당 0.5g~0.8g 정도 섭취)
2. 권장 식품
● 고기, 생선, 두부, 달걀 등 단백질이 많은 식품은 한 끼 당 1토막(40~60g) 정도만 섭취
● 단백질 제한으로 인한 열량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음식 조리 시 올리브유, 들기름, 카놀라유 등의 기름과 설탕, 올리고당 등 당류를 충분히 사용한다.
● 소금·간장·된장 등 사용량을 줄여 싱겁게 먹으며 대신 고춧가루, 후춧가루, 겨자가루, 식초 등의 향신료를 사용한다.
3. 주의 식품
● 염분이 과다한 식품: 염장식품(장아찌, 젓갈), 김치, 라면, 건어물, 찌개국물 등
● 단백질이 과다한 건강기능식품, 콩가루 등
4. 그 외 주의사항
기도 삽관이나 수술 후 장폐색이 있는 경우는 음식 및 수분의 경구 섭취가 어려울 수 있다. 고포타슘혈증, 폐부종, 요독증, 심부전 등이 치료되지 않을 경우는 매일 혹은 일정 기간마다 투석을 해야 할 수 있으며, 영양 상태에 따라 단백질 등 영양 섭취량을 달리해야 한다.
PART 2. 신장병일 때 잘 먹고 사는 법
신장병의 범위가 워낙 넓고 그 종류도 다양해서 식사요법이 필요한 신장병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신장병도 있다. 앞에서는 신장병 중에서도 중병에 속하며 식사요법이 필요한 신장병 중 신부전의 식사요법에 관해 알아보았다. 신부전을 비롯해 엄격한 식이 제한이 필요한 신장병들이 있으며, 이들의 식이 제한은 반드시 전문의 상담 하에 이뤄져야만 한다. 하지만 그 외의 신장병에 대해서는 흔히들 알고 있는 것처럼 엄격한 식이 제한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이러한 신장병, 특히 한의학의 신장병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의학에서 신장병은…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장병은 전립선질환 등 비뇨기계, 당뇨 등 노인병, 생식기질환과 내분비계를 포괄하는, 좀 더 광범위한 개념”이라고 말한다. 그 증상으로는 자주 소변을 보거나 참지 못하는 등 배뇨 이상 증상과 부종과 기력저하, 정력 감퇴 등이 있다.
고석재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신장의 음기를 강화시키는 약재를 써서 신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며 “식이요법 또한 신장기능 회복에 주안점을 둔 식이원칙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장병일 때 뭘 먹을까?
신장병의 전반적인 식사요법은 어떠해야 할까? 고석재 교수는 “신장의 기능이 얼마나 보전이 되어 있는지에 따라 식이요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만성 신부전의 경우 신장이 단백질 내의 독소를 걸러주는 기능이 약화되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고, 나트륨과 수분의 배설이 잘 되지 않아 부종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지므로 맵고 짠 음식, 자극적인 음식도 제한하여야 하며, 칼륨의 배설이 되지 않아 체내 칼륨 농도가 높아지므로 칼륨이 함유된 음식도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칼슘의 농도가 낮아지기 쉬워 칼슘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신부전은 단계에 따라 식이요법이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신장기능이 어느 정도 보전이 되어 있을 경우 엄격한 식이 제한은 필요하지 않다. 고석재 교수는 “한의학에서 신장병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이뇨작용을 돕는 배, 부기 제거에 좋은 호박이 있고 증상에 따라 숙지황, 마, 산수유, 복분자, 결명자 등의 한약재도 신장 기능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다만 증상에 따라 섭취하여야 하는 음식이 다르고 지나친 단일 음식의 섭취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또한,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을 경우 칼륨의 배설이 원활하지 않아 혈중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심장에 무리를 주므로 칼륨이 들어가 있는 바나나, 무화과, 매실, 오이, 토란 등 음식은 주의하여야 할 사항이다.
고석재 교수는 “신장병에 무조건 좋은 음식은 없다.”며 “증상과 경중에 따라 식사요법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사나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TIP. 신장병일 때 식사요법
● 평상시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커피, 술을 피한다.
● 밀가루, 빵, 인스턴트 음식을 주의해 고혈압이나 당뇨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 식이 제한으로 부족해지기 쉬운 아미노산과 비타민은 따로 공급하여야 한다.
● 흡연은 신장의 기능을 약화시키므로 금연한다.
김순배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였고, 신시내티의대 연구전임의를 지냈으며, KBS <생로병사의 비밀> 등의 방송매체와 다수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 현재 울산대 의대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분과장으로 신장내과와 장기이식센터에서 신장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고석재 교수는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하였고, MBC <생방송 오늘 아침> <경제매거진M>,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아침 뉴스타임> 등 다수 방송매체와 언론매체를 통해서 대중에게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 현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특화센터 소화기·보양 클리닉과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에서 소화기계 질환, 만성피로, 면역, 보양, 구취 및 구강질환, 만성 변비, 대상포진, 내분비계질환, 비뇨기계 질환, 전립선질환, 만성 기침, 금주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