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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테라피] 칼로리 계산에 숨어있는 함정

2014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146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건강한 식탁 원장 이미숙 식품영양학 박사】

100세 시대에 행복한 노후를 위한 필수사항은 바로 ‘건강’이다.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위해 많은 이들이 건강의 적인 ‘비만’을 물리치고자 고군분투한다.

먹을 것이 아쉽지 않은 풍요로운 환경에서 정상체중 유지는 일부 사람에게는 ‘미션 임파서블’이기도 하다. 풍요로운 음식만큼이나 과체중과 비만이 흔하디흔한 요즘, ‘음식과의 전쟁’ ‘체중과의 전쟁’의 필수 무기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있다. 바로 ‘칼로리 계산’이다. 체중이 늘지 않도록 꼼꼼히, 정성스럽게 칼로리를 계산해가며 음식을 먹는 것이 미덕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또는 의무적으로 하는 칼로리 계산에 문제는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면 도대체 왜 과체중과 비만은 해결되지 않는 걸까? 체중 감량은커녕 폭식과 요요를 불러들이는, 우리가 옳다고 알고 있는 칼로리 계산의 함정을 파헤쳐보았다.

PART 1. 칼로리 계산의 함정?!

칼로리 계산의 함정을 파헤치기에 앞서 기본부터 따져보자. 과체중과 비만에서 벗어나는 데에 과연 칼로리 계산은 필요한 걸까?

건강한 삶을 계획하도록 올바른 식생활 정보 제공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건강한 식탁 원장 이미숙 식품영양학 박사는 “살이 찐다는 것은 섭취하는 칼로리가 소비하는 칼로리보다 많기 때문”이라며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이려면 이와 반대로 소비하는 칼로리보다 섭취하는 칼로리가 부족하도록 균형추를 옮겨야 하기에 섭취하는 음식의 칼로리를 파악하고 적절히 조절하는 노력은 기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열심히 꼼꼼히 칼로리 계산을 하는데도 정상체중 유지에 실패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미숙 박사는 “칼로리를 따져 식사를 조절하는 것은 성공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 필요한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며 “단기간에 칼로리만 따져가면서 급격하게 살을 빼는 것은 감량은커녕 도리어 칼로리 계산의 함정에 빠지게 한다.”고 말한다.

칼로리 계산의 함정이란 이런 것!

칼로리 계산이 체중 감량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칼로리의 함정이란 무엇일까?

함정1_100% 요요의 함정

칼로리를 수치, 즉 양이라고 생각하는가? 계획한 양으로 칼로리를 정확히 맞춰 음식을 먹더라도 체중 감량에 실패할 수 있다. 비만을 유발하는 잘못된 식생활은 그대로 둔 채 제아무리 칼로리를 철저히 계산해봐야 100% 요요를 부를 뿐이다. 따라서 잘못된 식습관을 버리고 건강한 식습관 들여야 한다.

함정2_무한 공복감의 함정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음식의 섭취량 전체를 줄이다 보면 그만큼 공복감이 커진다. 그리고 감당 못할 만큼 커진 공복감을 이기지 못해 결국에는 다이어트를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이렇게 체중 감량의 시도와 포기가 반복될수록 건강은 나빠지고 살은 영영 빠지지 않는다.

함정3_영양소 결핍의 함정

칼로리만 신경 쓰다 보면 섭취하는 칼로리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비타민과 무기질 등 필수영양소의 섭취도 줄어들어 영양소 결핍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PART 2. 칼로리, 양이 아니라 질이 슈퍼 갑!

칼로리 계산이 헛되지 않도록 그 함정에서 탈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함정에서 탈출하기 위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것은 칼로리는 ‘양’이 아니라 ‘질’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건 무슨 뜻일까?

체중 감량을 위해 하루에 1200칼로리를 먹는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한 끼에 400칼로리를 먹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무엇으로 400칼로리를 먹을까?

A양은 다른 것은 다 참아도 도넛만은 참을 수가 없어서 도넛을 400칼로리에 맞춰 먹었다.

B양은 밥 반 공기에 닭가슴살과 약간의 채소 등으로 400칼로리를 맞춰 먹었다.

A양과 B양 모두 열량은 정확히 400칼로리를 맞추었지만, 칼로리의 질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A양은 열량만 맞췄을 뿐 영양의 균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방에 정제된 탄수화물까지 먹었기 때문에 혈당은 급격히 올라가고 인슐린 분비가 촉진돼 먹은 음식이 체지방 축적으로 이어지는 식사를 했다.

반면에 B양은 열량은 물론 밥의 양을 줄여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였고, 단백질(닭가슴살)은 좀 풍부하게 먹으면서 채소 등으로 칼로리를 낮추어 제대로 된 식단으로 한 끼를 먹었다. 밥을 줄여 탄수화물의 양을 반으로 줄였기에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고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지도 않으며, 단백질과 채소 섭취로 영양의 균형도 맞추고 포만감도 느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똑같은 400칼로리를 먹었지만, A양은 체내에 지방을 쌓이게 하면서 배까지 고픈 질 나쁜 칼로리를, B양은 칼로리를 줄였지만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질 좋은 칼로리를 섭취했다.

질 좋은 칼로리, 영양소의 비율이 관건!

칼로리 계산은 단순히 양만 계산하는 게 아니라 질을 따져야 하고, 질 좋은 칼로리란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포만감을 주며, 무엇보다 체내에 지방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임을 알았다. 그러면 질 좋은 칼로리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미숙 박사는 “칼로리를 제공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며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은 줄이고 단백질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요요 없는 체중 감량을 하는 질 좋은 칼로리 섭취법”이라며 “이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효과적인 열량 영양소이지만, 단백질은 효과적으로 열량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탄수화물로 먹느냐, 지방으로 먹느냐, 단백질로 먹느냐에 따라, 또 그 비율에 따라 체중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는 것인데, 여기서 잠깐! ‘효과적인 열량 영양소’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흡수하는 데에 칼로리가 사용된다. 이렇게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위해 열량이 소모되는 것을 ‘특이동적작용’이라고 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의 경우 소화·흡수에 필요한 열량이 10% 미만이지만, 단백질은 30% 가까이 된다. 즉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100칼로리 먹었을 때 그 소화·흡수를 위해 10칼로리 이하가 소모되지만, 단백질의 경우 100칼로리를 먹으면 그중 30칼로리는 소화하는 데 바로 사용된다. 그래서 100칼로리를 먹었지만 실제로는 70칼로리를 먹은 게 된다. 따라서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달리 단백질은 효과적으로 열량을 제공하지 못하는 영양소라는 것이다.

최근에 다이어트 전문가들이 지방과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의 섭취를 늘리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미숙 박사는 “단백질은 지방이나 탄수화물에 비해서 체지방으로의 전환이 어렵고 소화·흡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열량을 소비하기 때문에 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살이 덜 찐다.”고 말한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체중 감량 이후의 건강상태까지도 고려한다면 칼로리의 질을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

체중도 줄이고 건강도 챙기는 ‘질 좋은 칼로리’

질 좋은 칼로리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체중 감량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숙 박사는 “질 좋은 칼로리는 단순히 체중 감량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며 “비만이나 과체중인 경우에는 고지혈증이나 당뇨 등 여러 생활습관병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체중 감량과 동시에 이러한 질병의 식이요법에도 도움이 되도록 식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질 좋은 칼로리와 질 나쁜 칼로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탄수화물의 경우 식이섬유가 많을수록 양질의 탄수화물이다. 단순당(설탕, 꿀 등)이나 정제된 탄수화물(백미, 밀가루 등)보다 식이섬유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복합탄수화물(현미, 잡곡류, 과일 등)을 섭취하는 것이 체중감량에도 효과적이고 혈당도 안정시킬 수 있다.

? 지방의 경우 같은 열량이라도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마가린, 쇼트닝 등)을 섭취하기보다는 필수지방산(오메가3, 오메가6, 들기름, 등푸른생선, 포도씨유, 카놀라유, 견과류 등)을 적절히 섭취할 수 있도록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체중 감량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 단백질의 경우 필수아미노산이 많은 단백질이 좋다. 콩을 제외한 식물성 단백질보다는 동물성 단백질(닭가슴살 등의 육류)이 질 좋은 단백질에 속한다. 단 동물성 중에서 돼지껍데기는 굉장히 질이 나쁜 단백질에 속한다.

PART 3. 칼로리 함정에서 탈출하는 행동수정요법

앞에서 언급했듯이 칼로리 정보에 대해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면 체중 감량은 실패하고 만다. 칼로리 계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에서 잘못된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이미숙 박사는 “행동수정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먹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천천히 먹어서 어느 정도 만복감을 느낄 수 있어야만 다이어트를 빨리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하는 사소한 행동들을 조금씩 수정만 해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 소개하는 행동수정요법으로 칼로리는 줄이고 건강은 챙기는 건강한 식습관을 들여보자.

빨리 먹는 습관은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다양한 전략을 통해 빨리 먹는 습관을 고치도록 해야 한다.

? 충분히 오래 씹기 천천히 오래 씹어 음식이 매우 부드러워진 상태에서 삼키고

? 완전히 삼킨 후 또 먹기 입안에 음식이 남아 있지 않은지를 염두에 두어 남은 음식 없이 완전히 삼킨 후 다른 음식을 먹는다.

? 음식 씹는 동안 젓가락 내려놓기 빨리 먹는 사람들은 손과 입을 동시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식사 때만은 멀티태스킹은 금물! 씹는 동안에는 수저나 젓가락을 내려놓고 기다렸다가 다 삼킨 후에 다시 들어 식사하면 그만큼 식사 시간을 늘릴 수 있다.

? 왼손으로 식사하기 천천히 식사하기 위해서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젓가락질을 하자. 오른손잡이는 왼손으로, 왼손잡이는 오른손으로, 특히 젓가락질로 밥을 먹으면 효과가 더욱 좋다.

? 자신이 먹은 양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개인 접시를 사용하자 초밥 먹을 때 접시를 먹은 직후에 바로바로 치우면 자신이 먹은 양을 알 수 없어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접시를 쌓아두면 상황은 달라진다. 높이 쌓여가는 접시를 볼 때 포만감도 증가한다. 이미숙 박사는 “자신이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이 가능한 개인 접시를 사용하는 것이 칼로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 밥을 덜어내지 말고 밥그릇을 바꿔라 심리적인 만복감을 극대화하면 효과가 더 좋다. 같은 양이라도 작은 그릇에 담으면 양이 많아 보인다. 기존의 그릇에서 반을 덜어내는 것보다 작은 그릇으로 바꿔 가득 찬 느낌을 주면 만복감이 올라간다.

? 한 그릇에 한 가지 음식만 담는다 큰 그릇에 여러 음식을 담으면 빈약한 식단이라는 느낌을 주어 만복감을 느끼기 어렵다. 적은 양이라도 다양한 그릇에 담아 식탁이 풍성하다는 느낌을 주면 만복감도 커진다.

? 식탁을 예쁘게 꾸며라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처럼 큰 행복을 느끼면 만복감도 만족이 된다. 반대로 욕구 불만이면 아무리 먹어도 배부른 줄 모른다. 따라서 음식량이 적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음식에 파슬리, 오이, 토마토 몇 조각으로 예쁘게 장식을 하면 시각적으로 욕구 충족이 되어 식욕을 억제할 수 있다.

이미숙 식품영양학 박사는 서울여대 식품과학부 식품영양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한 이후 현재는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을 맡고 있다. 1999년 ‘건강한 식탁’을 열어 온라인 영양상담 분야를 개척한 이래 지방자치단체나 학교, 병원, 기업체 등에서 식생활 관련 인기강사로 활동하며 올바른 식생활정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BS <잘 먹고 잘사는 법> <김미화의 U-비법 맞수> <생방송, 모닝와이드> <백세건강스페셜>,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리빙쇼 당신의 여섯 시>, MBC <정보 토크 팔방미인>, EBS <살림의 여왕> 등에 전문가 패널로 출연했으며, 각종 매체에 건강 칼럼을 꾸준히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 몸을 살리는 먹거리 상식> <한식 건강요리> <하루 1200칼로리 다이어트> <한식의 배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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