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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의 섹스앤라이프] 누가 성병을 옮겼을까?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건강다이제스트?| 대구 코넬 비뇨기과 이영진 원장】

비뇨기과 의사로서 성병 환자들을 진료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듣는 질문이 바로 “누가 성병을 옮겼나요?”라는 질문이다.

미혼남성의 경우에는 성관계를 가졌던 시기 등을 열거하면서 “누가 성병을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나요?”하는 것이고, 결혼한 경우에는 남편이 전염시킨 것인지, 부인이 전염시킨 것인지를 항상 물어본다.

그렇다면 과연 성병에 걸린 경우 전염시킨 장본인을 알 수가 있을까?

만약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평생 다른 성 파트너 없이 단 둘이서만 성관계를 가진다는 전제조건이 형성되면 아주 쉽게 성병을 감염시킨 사람을 알 수가 있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헤르페스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금방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몇 달이나 몇 년 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성 관계 며칠 후 아주 심한 증상이 생기는 수도 있고, 증상이 경미하여 거의 모르고 지나가는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으로부터 자신이 감염되었는지 알기란 사실상 매우 힘들다.

그러므로 이러한 성병을 감염시킨 장본인을 알아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본인과 현재 배우자 또는 성 파트너와의 치료를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성병의 접근법이 될 것이다. 또한 성병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기과 내원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나 성병은 반드시 성관계에 의해서만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비임균성 요도염 등 대부분의 성병은 성관계 시 감염자와 점막이 직접 접촉하면서 전염되지만 비 성적인 경로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요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세균성 전립선염이나 요도협착, 진성포경, 요도에 도관을 넣을 때 등에서도 요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비뇨기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에도 소변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성병이라고 생각하여 검사를 꺼려 결국은 만성으로 진행된 후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성병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전립선염은 아주 흔한 질환이다. 요도에서 분비물이 흐른다고 항상 요도염 등 성병에 의한 증상이 아닐 수가 있고, 요도염 소견이 있다고 검사를 꺼리지 말아야 하며, 비뇨기과 전문의가 아닌 곳에서 요도염으로 진단 후 계속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전립선염 등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성병에 감염됐을 때는 감염시킨 상대방을 알아내는 노력보다는 성병의 신속한 치료 및 배우자에 대한 검사 등의 배려를 시행하는 것이 성병에 대처하는 가장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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