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드세요!”
일 년에 약 2500번. 시원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횟수다. 우리는 보통 하루에 소변을 6~8번 본다. 이 횟수를 일 년으로 계산해보면 2500번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런데 어떤 이에게는 유쾌상쾌통쾌한 2500번이 될 수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어야 하는 2500번일 수도 있다. 누구나 후자가 되고 싶진 않겠지만 현대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은 이런 바람을 방해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는 진료실에서 생활습관부터 점검한다. 대부분의 비뇨기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일 년에 2500번의 쾌감을 선물하는 의사, 심봉석 교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생활습관 개선하면 시원!
비뇨기과는 ‘쉬’와 참 인연이 깊다. ‘쉬~’를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며, 그곳에 가는 것 자체를 ‘쉬쉬’한다. 그런데 ‘쉬’ 소리만 나오면 방광이 움찔하는 사람도 막상 비교기과에 가기는 어려워한다. 노폐물을 배출하는 소변보기는 건강을 위한 중요한 통과의례임을 알고 있지만 그 고집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소변을 보는 행위는 쾌감을 가져오는데 그것이 고통이라면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창피해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죠. 그런데 이 고통의 원인이 우리의 생활습관이라는 걸? 아세요? 비뇨기를 건강하게 지키고 싶다면 생활습관을 돌이켜 봐야 합니다.”
나쁜 생활습관의 대표주자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비뇨기에 특히 해롭다. 신체 구조상 앉아 있는 자세에서 비뇨기가 받는 압박은 상당하다. 40~50분을 앉아 있었다면 5분 정도는 일어서서 근육을 풀어주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것을 가져오라고 자녀에게 심부름시키지 말고, 편리한 리모컨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저는 회식을 많이 한 다음 주는 일부러 더 걸어 다녀요. 평소에도 걷는 걸 좋아해서 한강 둔치 이쪽저쪽을 걷습니다. 한강 둔치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서 운치도 있고, 강바람도 시원해 걷기에는 안성맞춤 장소입니다.”
제 스트레스 해소법은요…
운동 부족 다음으로 심봉석 교수가 지적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건강을 노리는 스트레스다. 심봉석 교수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질 것을 권한다. 심봉석 교수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에게 딱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발견했다.
“명상을 해보고, 편안한 뉴에이지 음악을 들어봐도 문득문득 스트레스 받은 일이 떠올랐습니다. 저와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아니었죠. 우연히 리듬 위주의 신나는 클럽 음악을 크게 틀어 봤습니다. 잡생각도 안 나고 신나고 좋더군요. 그래서 신나는 클럽 음악이 제 스트레스 해소법이 됐습니다.”??
심심풀이로 먹는 아몬드 몇 알도 심봉석 교수의 심신을 위로한다. 아몬드에는 트립토판이 들어 있는데 이는 행복과 만족을 주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돕는다. 심리적인 효과인지 진짜 효과가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먹고 내 마음이 편해지면 그걸로 만족하는 심봉석 교수다.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해서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신장이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밤까지 혹사를 당하면 신장에 노화가 빨리 온다. 신장에 노화가 와서 노폐물을 잘 걸러내지 못하면 우리 몸은 빨리 늙을 수밖에 없다.?
진짜 요의? 가짜 요의? 구분해야
밤에 또 주의해야 하는 일이 있다. 잠들기 2시간 전부터는 되도록 물이나 차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물은 충분히 마셔야 하지만 밤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해롭습니다. 소변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면 숙면을 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장도 깨웁니다.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면 장기들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되지요.”
자다가 중간에 깨면 소변이 마렵지 않은데 습관적으로 소변을 보는 사람이 있다. 원래 낮에는 방광에 소변이 50~100CC 정도 차면 마려운 느낌이 안 든다. 그러나 밤에 자다가 깨면 주위의 다른 감각이 없으니까 50~100CC만 차도 요의가 느껴지는 것이다.
이럴 때는 낮보다 소변보기가 훨씬 어려울 것이다. 방광이 다 차지도 않은데다가 자다 일어나는 바람에 근육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잠은 잠대로 홀딱 깨버린다. 따라서 소변이 다 차지 않은 것 같다면 의식하지 말고 다시 자려고 노력해야 한다.?
불빛도 숙면을 방해한다. 눈만 빛을 감지하는 것이 아니다. 피부도 빛을 감지한다. 따라서 불을 켜두면 푹 잘 수 없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2시~6시에 활발하게 분비된다. 이때 잠을 푹 자지 않으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남성갱년기도 빨리 올 수 있다. 어찌 됐든 잠을 잘 때는 깨지 말고 푹 자야 비뇨기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해로운 것을 피하라
어떤 것을 한번 먹어서 금세 정력이 좋아지고 비뇨기질환이 낫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립선에 좋다고 알려진 토마토도 5년 정도는 꾸준히 먹어야 의미가 있을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진짜 비뇨기질환이 걱정된다면 비뇨기에 해로운 습관부터 피해야 한다.
“소변을 오래 참으면 골반 근육이 긴장하게 됩니다. 그러면 방광, 요도, 전립선 쪽으로 피가 잘 안 통하게 되어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소 물을 자주 마셔서 소변이 진하게 농축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농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방광에 큰 자극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규칙적으로 배변을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딱딱하게 굳은 변은 전립선, 방광을 자극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때문에 변을 자주 보면 골반 근육에 무리가 가서 방광과 전립선에 나쁜 영향을 준다.???
환자 눈높이 의사
심봉석 교수는 마르퀴스 후즈 후(Marquis Who’s Who), 영국 국제인명센터(IBC), 미국인명정보기관 ‘21세기 위대한 지성’까지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모두 등재돼 한국 의료진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로 그를 만나면 고지식한 학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궁금한 것이 환자도 궁금하고, 환자가 궁금한 것이 내가 궁금한 것’ 이라는 생각으로 진료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해봐서 도움이 된 것 위주로 환자에게 알려준다. 실행 가능한 정보만 쏙쏙 골라서 말이다. 그리고 누구나 편안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비뇨기과 진료실을 꿈꾼다. 이게 바로 심봉석 스타일 진료다. 이런 그로 인해 비뇨기과에 있는 ‘부끄부끄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TIP. 심봉석 교수가 추천하는?나를 사랑하는 비뇨기 건강법
1 주 5회 운동한다.
2 물을 자주 충분히 마신다.
3 자다 깰 때마다 습관적으로 소변을 보지 않는다.
4 밤늦게 음식을 먹지 않는다.
5 자기 2시간 전에는 되도록 물을 마시지 않는다.
6 소변을 오래 참지 않는다.
7 나에게 맞는 스트레스 푸는 법을 찾는다.
8 오래 앉아 있지 않는다.
9 꼭 불을 끄고 잔다.
10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