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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3월 특집] 혹시 나도 고혈압? 해결책은 없을까? 높은 혈압 낮추는 생활 실천법 총점검

2003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생동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신촌 세브란스병원 강석민 교수】

【도움말 | 동서한방병원 박상동 병원장】

올해로 55세인 김일훈 씨는 오늘도 혈압 강하제 한 알과 위장약 한 알을 함께 삼키며 암담한 기분을 애써 털어낸다.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이 그에게 적잖은 부담을 준다. 아니, 깊은 절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내가 어쩌다가…. “

말끝을 채 잇지 못하는 그의 고통은 3년 전부터 시작됐다. 직장에서 행한 정기 검진 결과 혈압이 상상외로 높게 나타났던 것이다. 담당의사는 당장 혈압 강하제를 처방해주었고 그때부터 그의 옆에는 항상 혈압약이 놓여 있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왜 좀더 일찍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까?”이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평생동안 혈압약을 달고 살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때늦은 후회를 한다.

정말 그럴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말할 것도 없이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이지만 혈압이 높은 증상은 조기에 발견하여 식사요법이나 생활요법을 적절히 활용하면 충분히 관리될 수 있는 증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이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혈압을 내리게 하는 생활실천법을 꾸준히 활용한다면 높은 혈압으로 인한 고민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게 이번 취재를 통해 얻은 결론이다.

PART 1. 높은 혈압은 건강에 ’치명타’

【도움말 | 신촌 세브란스병원 강석민 교수】

혈압이 높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어떤 모임이나 회식자리에 나가보면 한둘 정도는 꼭 혈압이 높다면서 가리는 음식이 있고 피하는 식품이 있기 마련이다. 그만큼 혈압 문제는 우리네 삶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들의 삶의 방식까지도 바꾸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내 의료진들을 중심으로 ’국민고혈압사업단’까지 발족돼 있는 상태다.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할 만큼 국민병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높은 혈압이 문제가 되는 걸까?

그것은 혈압의 정체를 알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신촌 세브란스 병원 강석민 교수의 말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혈압이란 혈액이 심장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면서 인체의 동맥벽에 미치는 압력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혈압은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의 양과 동맥?모세 혈관벽의 저항, 그리고 혈관벽의 탄력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세 가지 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정상을 벗어나면 우리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그 동안의 임상 결과에 의하면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경우 우리 몸에 나타나는 영향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혈압이 높을 경우 일차적으로 피가 흐르는 파이프 라인인 혈관이 손상되면서 뇌, 심장, 신장, 눈 등 인체의 모든 장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그것은 결국 생명을 단축시키는 주범이 된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혈압이 높은 증상은 소리없는 죽음의 사자로 비유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적정혈압은 120/80

높은 혈압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그렇다면 얼마 이상을 높은 혈압으로 보아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제각각 차이가 있다.

강석민 교수에 따르면 “현재 사람에게 가장 이상적인 적정혈압의 수치는 최고혈압(수축기혈압) 120mmHg 이하, 최저혈압(확장기혈압)은 80mmHg 이하로 보고 있다.”고 밝힌다. 그런데 만약 ’최고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최저혈압이 90mmHg 이상일 경우는 혈압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정의한다.

“여기서 말하는 최고혈압은 심장이 수축하여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을 말합니다. 그런 반면 최저혈압은 심장이 확장되어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에 미치는 압력을 말하죠. 혈압을 말할 때 흔히 ‘최고 얼마, 최저 얼마’는 바로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해 보았을 때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의 수치가 140/90 이상이 나오면 혈압이 높은 것으로 판단, 적절한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혈압으로 인한 좋지 못한 반응들이 우리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일례로 뇌출혈을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요소가 높은 혈압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뇌출혈 환자의 60% 이상이 고혈압 환자인 것으로 나타나 혈압이 높을 경우 뇌출혈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배 정도 높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라고 강 교수는 귀띔한다.

혈압 높이는 주범은 6가지

그런데 문제는 최근들어 혈압이 높은 증상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우리 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약 20~30%가 혈압이 높은 증상으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을 더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혈압이 높은 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이 물음에 대해 강석민 교수는 다음의 여섯 가지를 그 주범으로 꼽는다.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식생활의 서구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또 소금 섭취가 많은 우리네 전통적인 식습관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하루 20g 이상 섭취할 경우 혈관을 수축시키고 말초혈관의 저항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현대인의 병폐로 인식되고 있는 스트레스의 증가와 운동부족, 높은 흡연율과 음주율도 혈압을 높이는 데 일조를 담당하고 있다고 강 교수는 진단한다.

따라서 혈압이 높은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일차적으로 이러한 원인들을 제거하는 데 그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이때 일상생활 속에서 행하는 혈압 관리 프로그램은 좋은 효과가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지적이다.

높은 혈압 생활 속에서 다스리자

혈압이 높을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활습관부터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 교수는 잘라말한다. 고혈압은 완치가 되는 질환이 아니고 조절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따라서 평소 일상생활에서 혈압을 조절하는 관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높은 혈압을 다스리는 치료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그가 소개하는 생활 속의 혈압 관리 프로그램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체중감량

비만이 혈압 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복부비만은 혈압 상승의 주범이라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따라서 높은 혈압 때문에 고민이라면 반드시 체중 감량을 해야 한다.

▶식사요법

높은 혈압 때문에 식이요법을 해야 할 처지라면 첫째는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염분은 혈압을 높이는 중요한 인자이므로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싱겁게 먹도록 해야 한다. 보통 한국 사람의 1일 소금 섭취량은 15~20g 정도인데 이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강 교수는 강조한다.

실제로 하루 약 10.5g의 소금을 섭취하는 사람이 그 섭취량을 반으로 줄이면 수축기혈압이 평균 4~6mmHg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강 교수는 덧붙인다.

고혈압 환자의 식사요법에서 중요한 두 번째 요소는 동물성 지방이나 당분의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대신 단백질과 신선한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 교수에 따르면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채식을 적극 권장하는 이유는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에는 비타민, 특히 B, C가 풍부하고 또 소화되지 않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칼륨의 보급에 의해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편 칼륨이 많이 든 음식으로는 감자, 바나나, 저지방 유제품, 오렌지, 메론 등이 있다.

▶규칙적인 운동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혈압을 낮추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게 강 교수의 귀띔이다.

운동을 할 때는 물론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 에어로빅이나 빨리걷기, 가벼운 달리기, 등산, 계단오르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이 적극 권장된다. 운동을 할 때는 일주일에 3~4회 정도 하고 한 번 할 때는 30분에서 1시간 가량을 숨이 찰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지나친 스트레스는 피하고 금연과 금주를 하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 절도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 혈압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석민 교수는 덧붙인다.

☞참고하세요! 미국 국립보건원의 고혈압 예방 지침 6가지

△하루에 최소한 30분 이상 운동하라.

△체중은 정상수준을 유지하도록 한다.

△술은 남자는 하루 2잔, 여자는 1잔으로 제한한다.

△염분 섭취는 하루 2.4g을 넘어서는 안 된다.

△과일, 야채, 저지방 낙농식품을 많이 먹고 포화지방의 섭취는 줄인다.

△칼륨을 하루 3500mg 이상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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