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도움말 |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권정혜 교수】
우울증 환자들은 대다수 약물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약물 치료는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며, 약물 치료로 치료된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재발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 같은 기존의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권정혜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약 대신 인지행동 치료를 실시하면 약물 치료만큼이나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우울증 치료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인지행동 치료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인지행동 치료란?
1950년 대 후반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정신과 교수인 Aron Beck에 의해 개발되어진 인지행동 치료는 1960년대 이후 정신과 영역에 새로 도입된 치료방법이다. 인지행동 치료는 잘못되고 삐뚤어진 사고들이 심리적·정신적 문제를 야기하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우울하다거나 불안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가 있다. 매사가 힘들기만 하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는 늘 다투기만 할 때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현실을 올바르게 보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처럼 잘못되고 삐뚤어진 사고들로 인한 심리적 갈등을 풀어주는 것이 바로 인지행동 치료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권정혜 교수는 “인치행동 치료는 사람들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잘못된 생각들을 찾아내고 이를 바로 잡아주어 좀 더 성숙하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치료입니다.”라고 설명한다.
NO 부작용, NO 재발
인지행동 치료는 크게 인지기법과 행동기법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인지기법은 잘못된 사고의 틀을 바꿔주는 기법이고, 행동기법은 무기력한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증가시켜 즐거움과 성취감을 주는 기법이다.
이 같은 인지행동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과 재발이 없다는 것이다. 인지행동 치료는 주간계획표를 세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증가시키고,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자신의 자동적 사고를 기록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문제를 찾아내어 해결하는 방법이다. 약물의 사용이 없기 때문에 약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이 없다.
게다가 인지행동치료는 자신의 어떠한 사고가, 어떠한 생활방식이 문제가 되어 우울증 등의 정신적 문제가 발생되는지 명확히 알아내어 치료하는 방법이다. 환자는 치료를 통해 정신적 문제를 극복하는 효율적인 대처 방안을 배우게 된다.
따라서 다음에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있게 되므로 예방이 가능해지고 재발률이 낮아지게 된다.
권정혜 교수는 “인지행동 치료는 정신과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없고 재발률이 낮은 장점을 지닌 치료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보다 더 나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인식의 부족이 문제
인지행동 치료는 지금까지 밝혀왔듯이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문제에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행동 치료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식 부족의 문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인지행동 치료가 무엇인지는커녕 들어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인지행동 치료가 약물치료보다 우선시 되어진다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과를 다닌다거나 상담을 받으러 다니면 “저 사람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인지행동 치료는 총 12주로 구성되어 있다.
1∼3주에서는 생활을 활기 있게 만드는 법을,
4∼6주에는 부정적인 사고를 변화시키는 법을,
7∼9주에는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법을,
10∼12주에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푸는 법을 배우게 된다.
12주 동안 치료를 받으러 다니면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 자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찍히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하고, 매주 치료받으러 다니는 것보다 한 번에 가볍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알약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권정혜 교수는 “인지행동 치료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치료법입니다. 그리고 약물 치료보다 치료 시일도 길기 때문에 누가 알아채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치료받으러 다니기 귀찮다는 생각에 치료받기 망설여합니다.”라고 밝히고 “그러나 인지행동 치료는 정신적 문제의 근본적인 사고를 바꾸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입니다. 더 이상 약물에 의존하지 말고 치료를 통해 본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십시오.”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