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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관상동맥우회술의 대가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장 유경종 교수

2016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휴식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생사를 가르는 2분과 15분을 꼭 기억하세요”

유경종

의료 선진국에서도 벌벌 떠는 수술! 지금도 누구나 할 수 없는 수술!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장 유경종 교수가 세계 의학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관상동맥우회술의 대가로 꼽힌다. 그 명성은 가히 세계적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에 새 지평을 연 사람이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수술로 악명이 높은 관상동맥우회술은 심장을 정지시켜 놓고 직경 1~2mm에 지나지 않는 가는 혈관과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수술이다.

하지만 유경종 교수는 다르다. 심장이 100%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한다. 그것은 생사의 큰 물줄기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의 치료 성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변곡점이 됐다. 그 노하우는 과연 뭘까?

일찍부터 심장병 전문의~

관상동맥우회술의 대가 유경종 교수의 등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직 한 분야만 파고든 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한 가지 꿈만 꾸었다는 유경종 교수다. 심장병을 앓는 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통증이 심해 학교조차 다니기 힘들어하는 형을 보면서 결심했다. ‘심장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자.’ 의대 진학도 그래서였고, 심장병을 전공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생사를 가르기도 하는 것이 심장병 수술이다 보니 다들 기피하는 분야였지만 그에게는 달랐다. 인생을 건 분야였다. 일주일 내내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는 힘든 전문의 과정도 즐겁게 견뎠다.

그리하여 심장병을 수술하는 심장혈관외과 전문의가 되었을 때 그는 또 한 번 중대 결심을 하게 된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보자.’

“그래서 선택한 것이 관상동맥우회술이었어요. 심장병 수술 중에서도 제일 까다로운 수술이었고, 가장 뒤처진 분야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랬던 그의 선택은 우리나라 의료지형까지 바꾸어놓았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생명의 연장술

유경종 교수가 일찍부터 의학적 신념으로 삼았던 관상동맥우회술은 ‘생명의 연장술’로 불린다. 그것은 관상동맥이 심장을 에워싸고 있으면서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1분에 60~80번을 뛰면서 우리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심장도 그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이때 그 파이프라인이 되어주는 것이 관상동맥이다. 심장 표면을 타고 흐르는 관상동맥을 통해 끊임없이 신선한 혈액을 공급받아야 심장은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펌프작용을 계속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원인에 의해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지기도 한다는 데 있다. 그 후환은 실로 두렵다. 한순간에 생사를 좌우한다.

유경종 교수는 “관상동맥의 통로가 너무 가늘거나 돌덩이처럼 굳어져 약물이나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없을 때는 수술로 막힌 자리를 피해 피를 공급할 새 길을 만들어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관상동맥우회술”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관상동맥우회술은 까다로운 수술로 정평이 나 있다. 직경 1~2mm의 가는 혈관을 수술하는 것이어서 심장을 정지시켜 놓고 수술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크고 작은 부작용을 동반했다. 그것은 유경종 교수에게도 풀어야 할 숙제처럼 여겨졌다고 한다.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

관상동맥우회술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생각만 했다는 유경종 교수!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이었다. 위험한 도전이었다. 생사까지 달린 문제였다.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직경 1~2mm에 지나지 않는 가는 혈관을 수술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수술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유경종

▲ 유경종 교수는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로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놓았다.

“그래서 미국으로, 이태리로, 캐나다로 단기 혹은 장기 연수를 하면서 수술하는 것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끝내 볼 수는 없었어요.”

선뜻 나서는 의료인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혼자서라도 공부해보자.’ 이때부터 그의 손에는 봉합할 때 쓰는 리들홀더가 항상 들려 있었다. 틈만 나면 바늘을 갖고 다니면서 꿰매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소파에 앉아서도 꿰매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주효했던 걸까? 2000년 초, 유경종 교수는 결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성공시켰던 것이다.

“60대 여성 환자였는데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두 개의 관상동맥우회술을 했어요.”

물론 우리나라에서 첫 성공 사례는 아니다. 그가 외국에서 연수 중일 때 시도한 의료인이 있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성공한 의료인이다. 하지만 현재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100% 관상동맥우회술을 하는 사람은 그가 유일무이하다.

2003년부터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시도하면서 우리나라 수술 성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놓았다. 90%가 넘는 수술 성공률은 세계 의학계도 부러워한다.

심장 정지와 뛰는 것의 차이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시도해 수술 성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유경종 교수에게 직접 물었다. “심장 정지와 뛰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첫째, 심장을 정지시키고 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은 약을 써서 3시간 정도 심장을 정지시키는데 약이 아무리 좋아도 심장이 손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둘째, 심장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심장을 대신해서 피를 순환시킬 기계장치를 몸에 부착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혈관 속에 있던 노폐물들이 떨어져 나와 뇌로 가게 되면서 중풍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은 이 같은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여놓았다. 유경종 교수는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하면 심장에 부담도 거의 없고, 중풍도 거의 없고, 사망률도 0.75%에 불과하다.”며 “다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서 100% 수술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심장혈관 명의가 밝히는 관상동맥질환 제대로 알기

오늘도 분초를 다투는 관상동맥질환자에게 새 생명의 보루가 되어주고 있는 유경종 교수!

그런 그가 밝히는 관상동맥질환은 누구도 방심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겉보기에 멀쩡하던 사람도 갑자기 쓰러져 운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유경종 교수는 “이 같은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2분과 15분을 꼭 기억하라.”고 말한다. 생사를 가르는 마의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심장의 표면을 타고 흐르는 관상동맥은 50%만 좁아져도 위험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는 특징적이다. ▶가슴이 조여들 듯하고 ▶가슴이 갈라지는 듯하고 ▶칼로 후벼 파는 듯하고 ▶생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고 ▶무거운 돌로 눌러놓은 듯하고 ▶숨이 멎어버릴 듯하다.

이런 흉통이 최소 2분 이상 지속된다면 협심증이다. 이럴 때는 반드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만약 이런 흉통이 15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이다. 심장근육이 괴사되기 시작하므로 곧바로 대형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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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종 교수는 “심장이 좀 이상하다 싶을 때는 손목의 맥박의 재어보라.”고 권한다. 규칙적으로 뛰는지 시계를 보고 체크해보면 된다. 60~80회 정도 뛰면 정상이다. 하지만 100회 이상 넘어가거나 40회 이하로 떨어지면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 관상동맥질환의 발호를 막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유경종 교수가 그 지침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크게 6가지다.

운동하기 – 심장에 제일 운동은 빠르게 걷기다. 하루에 30분 이상만 걷고, 일주일에 3일 이상만 걸어도 관상동맥에 좋다.

식습관 조절하기 – 제일 중요한 것이 과식 피하기다. 과식은 비만을 부르고, 소화시키기 위해 심장이 과도하게 일도 해야 한다.

과음 안 하기 – 알코올이 분해될 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혈관을 수축시킨다.

기름진 음식 줄이기_지방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채소 종류를 많이 섭취하는 균형잡힌 식단을 먹는다.

금연하기_흡연은 돈주고 사먹는 혈관 파괴자다.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정기적인 검사하기_당뇨,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흡연은 관상동맥 협착을 일으키는 4총사와도 같다. 평소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이들 위험인자가 감지되면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심장혈관 명의는 어떻게 살까?

지금 이 시간에도 생사의 위험지대에서 숨가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유경종 교수! 그동안 수술한 케이스도 3000케이스가 넘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은인으로 여긴다. 신의 손을 가진 심장혈관 명의로 불리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평소 건강은 어떻게 지킬까?

유경종-청송대

▲ 유경종 교수는 나이들면 누구나 심장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평소 심장에 대해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1. 운동의 생활화다.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적극적으로 한다. 진료하는 틈틈이 팔굽혀펴기, 기마자세, 계단오르기 등은 그가 즐겨 하는 운동들이다.

2. 수시로 물 마시기다. 끈적끈적한 피를 묽게 해서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물은 충분히 마신다.

3. 식사는 골고루 잘 먹는 편이고 과식·과음은 하지 않는다. 과식과 과음은 심장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간식, 인스턴트식품은 되도록 멀리한다.

4. 심장 건강을 위해 지질 저하제는 복용한다. 심장 건강을 위해 특정 식품을 찾아서 먹거나 영양제를 먹거나 하지는 않지만 지질 저하제는 복용한다. 물론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하지만 중년 이상은 먹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이 약 때문에 심장병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권하는 편이다.

올 8월이면 심장혈관병원장으로서의 임기가 끝난다는 유경종 교수는 벌써부터 마음이 급하다.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장근육이 완전히 죽어버려 관상동맥우회술도 소용 없을 때 새로운 생명의 루트를 만들어낼 생각이다. 관상동맥수술과 줄기세포 치료의 접목이 그것이다. 심장근육이 죽은 곳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혈류가 증가하면서 좋아지는 현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지 그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유경종 교수는 “심장병 환자가 마지막에 찾아올 수 있는 심장외과 의사가 되는 게 남은 목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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