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
‘화장실의 남성 소변기에서 소변을 본 후 남성은 손을 굳이 씻지 않아도 될까?’ ‘소변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지저분하고 더러운 신체 분비물일까?’ 최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확실한 답변을 해드리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소변은 멸균 상태이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 2년 전 조사한 결과 “공공화장실 이용 후 손을 씻는다.”는 응답이 남성은 66%, 여성은 77%로 차이가 있었다. 특히 남성들의 경우 대변이 아니라 단순히 소변을 본 경우에는 손을 씻지 않고 화장실을 나오는 경우를 많이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대변이 아니라 소변을 본 경우에는 손을 씻지 않아도 될까?
갓 배출된 소변은 다른 체내 분비물인 눈물, 콧물, 침, 대변 등과 비교해도 훨씬 깨끗하다. 소변은 물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요소-요산-아미노산-무기염류 등이 다음으로 소변의 구성 성분이 된다. 건강한 소변에는 세균은 전혀 없는 상태의 무균된 깨끗한 물 성분이 대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게 된다. 체내 구성물이 신장에서 여과된 후 요도를 통해서 물 형태로 나오는 것이 소변이므로 철저하게 소독된 물처럼 아주 깨끗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비뇨기과 수술실에서 멸균 상태로 수술을 할 때 소변이 방광에서 유출이 되어도 균 감염의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대장에서 대변이 조금이라도 유출되면 그야말로 균 감염의 가능성이 크게 증가하게 되므로 강력한 항생제 주사 등 2차적인 균 감염 방지책을 시행하게 된다. 의사들은 소변의 멸균 개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으므로 소변에 노출되어도 균 감염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옛 문헌에 의하면 고대 인도 여성들이나 중국의 양귀비는 소변이 피부에 좋다고 목욕물로 이용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남미의 한 부족은 소변을 치약으로 사용하고 세제로도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소변이 건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해서 소변을 마시면서 건강을 관리하는 요로법은 이미 널리 퍼져 있으므로 소변은 더러운 것이라고 하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럼 이렇듯 깨끗한 소변이므로 화장실 이용 후 손을 씻지 않아도 될까?
비뇨기과 전문의 관점에서는 정답은 ‘No!’이다.
화장실 이용 후에 손은 씻는 걸로~
인체에서 바로 나온 소변은 무균 상태의 멸균 수분과 똑같은 개념으로 소변이 손에 튀거나 해도 위생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러나 소변이 상온에 노출되는 순간 세균이 들어와서 소변의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세균의 번식이 이루어지게 된다.
소변을 다 본 후 철저히 뒷마무리를 해도 소변이 속옷이나 음경에 묻어 있게 되고 이러한 속옷이나 소변이 묻은 음경은 남성들이 소변을 보게 될 때 접촉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소변 후 반드시 손을 씻는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소변기에서 물에 흘러 내려가지 못한 소변과 물이 닿지 않는 곳으로 튀어버린 소변에는 세균들이 자리를 잡게 된다. 이러한 세균이 자리를 잡은 소변기에 소변이 튀면서 남성의 손에 세균 입자가 묻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소변이 문제가 아니라 화장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대변 후 균이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게 되고, 이렇게 노출된 균들이 화장실의 문이나 실내에 포진되어 있으므로 화장실 이용 후에는 반드시 개인위생을 위해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남성은 소변을 본 후 손을 씻어야 할까?’에 대해서 확실하게 답을 알려드렸으니 소변을 본 후에는 철저한 손씻기로 남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