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도움말 |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최수연 교수】
병원에만 가면 혈압계가 있는데 꼭 집에서, 그것도 내 돈으로 직접 혈압계를 사서 혈압을 재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수고로움이 고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최수연 교수는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직접 본인의 혈압을 재는 것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진짜 고혈압인지 더 잘 알 수 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혈압을 재면 정상인데 병원에만 가면 혈압이 높게 나오는 사람이 있다. 이를 의사의 가운을 보면 긴장해 혈압이 올라간다고 해서 ‘백의 고혈압’이라고 부른다. 편안한 환경의 집에서도 혈압을 재보면 백의 고혈압인지 진짜 고혈압인지 잘 알 수 있다.
둘째, 혈압은 한 번 잰 수치보다 여러 번 재서 평균을 낸 수치가 더 중요하다. 병원에서 잰 수치의 평균보다 집에서 잰 혈압의 평균이 더 정확한 편이다.
셋째, 고혈압을 조절하고자 하는 동기가 더 자주 생긴다. 고혈압은 평소 증상이 있는 질환이 아니라 잊고 살기 쉽다. 그런데 집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잴 때마다 혈압이 높게 나온다면? 그때마다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의식해 혈압을 내리기 위한 뭐라도 할 가능성이 크다. 생활습관 관리와 동시에 혈압도 규칙적으로 잰다면 꼭 병원에 가지 않아도 혈압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 혈압 내가 정확히 재는 법
집에서 혈압을 정확히 재고 싶으면 손목형 혈압계보다 팔뚝형 혈압계를 사야 한다. 손목에서 측정하면 오차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재는 쪽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상관없다. 양팔의 혈압 차이는 거의 나지 않는다. 만약 양쪽 팔의 혈압이 20mmHg 이상 차이가 나면 원인을 찾아보아야 한다.
혈압을 측정하기 전에는 적어도 5~10분 정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 걷거나 심하게 움직이면 평소보다 혈압이 높게 나오므로 움직인 후에는 재지 말자. 30분 전부터는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지도 말아야 한다.
혈압을 잴 때는 ①너무 높거나 낮지 않은 책상에서 ②측정하는 팔목이 심장과 같은 높이에 위치하게 들고 ③완대의 아래쪽이 팔오금의 약 2cm 위에 위치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수연 교수는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적어도 2회 이상 측정해 평균을 내야 한다.”며 “1, 2회의 혈압의 차이가 10mmHg를 초과하면 한 번 더 재서 2,3회 혈압의 평균을 내면 된다.”고 조언한다.
혈압이 지속해서 140/90mmHg이면 고혈압이며, 만약 180/110mmHg 이상이면 매우 높은 고혈압이므로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2~3일 간격으로 일정한 시간에!
혈압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 정상이다. 최수연 교수는 “혈압을 재는 시간, 계절, 장소, 정신적·육체적 긴장도, 운동, 음식 섭취 등 일상생활의 모든 요인이 혈압을 변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혈압은 2~3일 간격으로 반복해서 재야 한다. 또한 하나의 혈압계로 하루 중 일정한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좋다.
▲최수연 교수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부교수다. 고혈압, 고지혈증, 협심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