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도움말 |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내분비내과 김예안 교수?】
집에서 혈당을 측정하면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저혈당 여부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저혈당은 그냥 두면 단기간에 뇌의 손상을 일으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보통 저혈당은 식은땀을 흘리거나 어지럽고 떨리는 증상을 보인다. 그런데 이런 증상만으로는 저혈당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혈당을 재봐야 하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내분비내과 김예안 교수는 “특히 인슐린 치료를 받는 환자가 인슐린 용량을 조절할 때, 저혈당이 생길 수 있는 당뇨병 약을 먹는 환자가 처음 약을 시작하거나 약 용량을 조절할 때 혈당 측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인슐린 치료를 하고 있다면 최소 하루 두 번 이상은 혈당을 측정해야 한다. 인슐린 용량을 조절할 때는 더 자주 혈당을 측정해야 하며, 매끼 식사 전, 운동 전, 취침 전 혈당을 측정하길 권한다.
당뇨약을 처음 먹거나 조절이 필요하다면 아침 식전, 저녁 식전 등 하루 1~2회는 측정해야 한다. 혈당이 안정화된 후에는 측정 횟수를 주 2~3회로 줄여도 된다.
집에서 혈당을 측정하면 어떤 음식이 혈당을 많이 올리는지, 운동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거나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에도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면 좋다.
김예안 교수는 “운동하기 전이나 운전 전에 저혈당의 위험이 있을 때는 혈당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또한 아플 때는 혈당이 오를 수 있는데 미리 혈당 측정을 하면 고혈당 위기를 감지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생활 속 혈당 체크에 딱!
혈당을 재서 70mg/dl 미만의 저혈당이라면 15~20g의 당 섭취가 필요하다. 주스 또는 사이다 반 잔, 사탕 또는 초콜릿 3~4개, 설탕 또는 꿀 1큰술 정도의 양이다. 이렇게 먹어도 15분 뒤 측정해 저혈당이라면 다시 같은 양을 먹는다. 혈당이 정상이 되었어도 또 저혈당이 올 수 있으므로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먹어야 한다. 저혈당 때문에 의식이 없다면 음식을 억지로 먹이면 위험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빨리 응급실로 가서 포도당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공복 혈당이 80~130mg/dl 정도, 식후 최대 혈당이 180mg/dl 미만이면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더 중요한 수치는 당화혈색소 수치다. 당화혈색소란 3개월 평균 혈당이며 병원에서 피검사로 확인한다. 자가 혈당 측정은 당화혈색소 검사의 보조적인 검사로 볼 수 있다.
당뇨병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신장, 눈, 뇌, 심장에 합병증이 생기는 무서운 병이지만 혈당이 잘 조절된다면 큰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 김예안 교수는 “병원에서 받는 치료, 검사와 더불어 평소 내 혈당이 어떻게 되는지, 음식의 종류나 운동에 따라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이에 맞춰 생활하면 당뇨병은 더는 무서운 질환이 아니다.”고 조언한다.
TIP. 혈당측정기, 이렇게 사용하면 더 정확해요!
1. 혈당 측정 검사지는 습도나 열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유통기한 내의 검사지를 사용한다.
2. 잘 밀봉된 스트립 보관 통에 검사지를 보관한다.
3. 손가락 끝 측면 혈액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손가락을 바꾸어가며 검사해도 된다).
4. 채혈 전 손가락을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5. 손을 따뜻한 물과 비누로 씻거나 알코올로 소독한 후 말린다.
6. 손 소독 후 빨리 혈당을 측정한다.
7. 혈액을 눌러 짜지 말고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혈액을 검사지에 충분히 묻힌다.
▲ 김예안 교수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내분비내과 조교수다. 당뇨병, 갑상선질환, 골다공증 등 내분비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