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정수진 교수】
암 예방법을 알고 실천하는 일.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꼭 기억해야 하는 과제이다. 그 과제 중에는 건강검진이 포함된다. 건강검진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의 적신호를 찾아내는 데 큰 몫을 한다. 암의 씨앗이라는 별명을 가진 용종도 건강검진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용종은 사마귀 모양으로 튀어나온 병변을 통칭한다. 용종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용종은 악성화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떠한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는 것일까? 대표적인 소화기관인 대장, 위, 담낭에 생기는 용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대장암 씨앗, 대장용종 바로 알기
대장용종은 건강한 성인의 절반 정도에서 흔히 발견된다. 정수진 교수는 “전체 대장용종 중에서 반 정도를 차지하는 선종성 용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장용종은 크게 과형성 용종과 선종성 용종으로 나눌 수 있다. 과형성 용종은 말 그대로 정상 장점막세포가 빨리 증식해서 생긴 용종으로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드물다. 이와 달리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크기와 상관없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까지 대장용종을 가장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장점이 있다. 즉,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선종성 용종인지 알아내는 조직검사를 하고, 크기가 작은 경우는 올가미를 이용해 간단히 떼어내기도 한다. 용종의 크기가 2cm 이상으로 커지면 악성화의 위험도가 높아지고 내시경적인 제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발견해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대장선종은 물론 대장암 초기라 해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 작을 때 찾아내야 암으로 가는 길목에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 50세부터는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수진 교수는 “직계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대장검진 시작 연령을 40~45세로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비만이거나 담배를 피우고 과음을 자주 하는 남자는 50세 이전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할 것을 권한다.
이전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선종성 용종이 없었거나 1cm 미만의 작은 선종성 용종이 1~2개였다면 5년 후에 검사를 하면 된다. 그러나 1cm보다 크거나 3개 이상의 선종성 용종, 조직분화도가 나쁜 경우 또는 이전 검사 시 장이 깨끗하게 비워지지 못해 완전한 검사가 되지 못했다면 3년이 되기 전에 다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정수진 교수는 “대장용종 및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적색육류 보다는 생선, 닭고기 등의 백색육류 및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위암과 빈혈 유발자, 위용종 바로 알기
위용종은 대장용종보다는 빈도가 적어서 성인의 경우 10% 정도에서 발견된다. 이 중에서 대부분(90%)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과형성 용종이다. 정수진 교수는 “위에 선종성 용종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긴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위용종도 대장용종처럼 내시경 검사를 통해 발견하고 제거할 수 있다. 크기가 1cm를 넘으면 조직검사를 통해 선종성 용종인지 확인한다. 선종으로 진단된 경우 암이 동반되었거나 향후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크기 및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예방차원에서 절제를 고려해야 한다. 정수진 교수는 “과형성 위용종이더라도 크기가 2cm 이상으로 크면 용종에서 출혈이 생길 수 있다.”며 “치질이나 자궁근종 등이 없는데도 빈혈이 심하다면 위용종, 위암, 위궤양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위용종이 발견되지 않았어도 40대 이상이면 위암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해서 2년마다 위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선종성 위용종 등이 있었다면 1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위용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잘 보관해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조리를 한 음식은 빨리 먹고, 냉장고에서 오래 보관한 음식, 염장을 한 음식, 상한 음식은 위 건강을 해친다.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빨리 끊고,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해소한다.
담낭 제거 부르는 담낭용종 바로 알기
간의 바로 아래쪽에 있는 작은 장기 담낭에도 용종이 생긴다. 성인의 20~30% 정도는 담낭용종이 있고, 30~40대 젊은층에서도 잘 생긴다.
정수진 교수는 “담낭용종의 대부분은 콜레스테롤 용종”이며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이 쌓여서 튀어나온 혹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한다. 콜레스테롤 용종은 크기가 5mm 안팎으로 작다. 크기가 커지는 경우는 드물고 암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위나 대장에 생기는 용종은 내시경을 통해 조직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선종성 용종인지 구분할 수 있지만 담낭용종은 좀 다르다. 담낭은 복강 내 깊이 위치하고 있어 내시경적인 조직 검사를 할 수 없으므로 주로 크기와 커지는 경과를 보고 제거할지 결정한다. 용종이 1cm 미만으로 작을 때는 별다른 치료 없이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크기 변화를 본다.
그러나 담낭용종이 1cm가 넘으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크기가 1cm보다 작더라도 담석이 동반되고 통증이 있다면 치료해야 하며, 보통 복강경을 통한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정수진 교수는 “비만은 콜레스테롤 용종의 위험인자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고지방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한 “담낭암은 드물지만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성 용종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수진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로 있다. 대한소화기학회, 소화기내시경학회 및 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