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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플] 당뇨와 친구처럼~ 2인방의 조금 특별한 혈당 관리법

2012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새싹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어차피 당뇨병을 평생 관리해야 한다면 생각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당뇨병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당뇨병과 친구처럼 사는 것이다. 실제로 당뇨병과 친구가 되어 사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특별한 당뇨 관리 이야기를 들어봤다.

CASE 1. 서울 월계동 김태호 씨 “나에게 맞는 당뇨 관리법을 찾으세요!”

22년 전 자신이 당뇨병인 걸 알았다는 김태호 씨(68세)는 한눈에 봐도 건강한 얼굴이었다. 환한 얼굴에는 웃음과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당뇨와 함께 지낸 세월이 긴 만큼 그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1990년, 사업 확장을 하느라 동분서주하던 김태호 씨는 6개월 만에 15kg이 빠진 것을 알고 좋아했다. 그런데 살이 빠진 것치고는 몸이 이상했다. 피로가 풀리지 않았고 목이 자주 말랐으며 현기증이 나서 일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병원을 찾은 김태호 씨는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그것도 공복혈당은 350mg/dL, 식후 2시간 혈당은 496mg/dL로 입원이 필요한 심각한 상태였다.

그 후 1년 동안 먹는 약만으로 버티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사업 때문에 과음·과로·과식 등 무절제하고 불규칙한 생활이 이어졌다. 3년이 지나자 설상가상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망막증, 족부 괴저 같은 합병증까지 찾아왔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당뇨병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고 정신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으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혈당이 조절되기 시작했지만 일을 손에서 놓을 수는 없었다. 혈당이 올라가면 자연요법을 열심히 하고 혈당이 떨어지면 방심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IMF가 닥쳤고, 건강도 포기하고 키워놨던 공장은 부도가 났다.

“은행부도가 난 후도 어떻게 한 번 다시 일으켜 보려고 사방으로 뛰어다녔어요. 자연요법은 이미 뒷전이었죠. 그랬더니 공복혈당은 200~300mg/dL, 식후 2시간 혈당은 300~400mg/dL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어요.”

마침내 일이 터졌다. 부도를 수습하느라 몸이 쇠약해진 김태호 씨가 5개월 후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것이다. 보름 동안 식물인간으로 살다가 깨어난 김태호 씨는 ‘이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다.

물을 바꿔 마시고 소식하며 당뇨 이기다

당뇨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고통 속에서 살던 그에게 당뇨병이 있는 지인은 특별한 이야기를 해줬다. 활성수소가 들어 있다는 물을 마시고, 허브 효소를 먹고 소식요법을 실천하면 당뇨병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실천한 지 4개월이 지났을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서서히 피로가 줄어들고 시력이 회복된 것이다. 당뇨병 증상이 사라진 것을 느낀 그는 희망을 예감했다. 더욱 당뇨병 공부에 매달리며 3가지 방법을 철저히 실천했다. 그랬더니 6개월 후에는 혈당이 잡히고 8개월 후에는 병원약을 끊어도 될 만큼 혈당이 떨어졌다. 검사를 해본 담당의사도 약을 끊어도 된다고 했다.

“정말 기뻤습니다. 그 감격을 겪어보지 않고는 아무도 몰라요. 그 후로는 더 철저하게 자연요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혈당이 잡히고 합병증이 없어진 후로 허브 효소는 끊고 활성수소수와 소식요법은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욕심을 버리고 한 템포 여유 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활성수소수는 하루에 2리터씩 마시고 식사는 해조류, 곡류, 채소 위주로 한 끼만 먹는다.

현미곡류 효소, 산야초발효액, 죽염을 매일 먹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는 낮에는 등산을 하고 아침저녁으로 발목펌프운동, 모관운동, 붕어운동을 한다. 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김태호 씨는 혈당에 얽매여서 사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혈당을 잴 때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얼마간은 혈당을 재지 마세요. 대신 마음을 편하게 갖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실천하면 혈당은 점차 떨어질 것입니다.”

당뇨병은 김태호 씨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매일 당뇨병 공부를 하고 <당뇨클럽>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는 <당뇨클럽>에 올린 내용을 엮어서 <당뇨와 자연요법>이라는 책도 냈다.

앞으로의 계획은 ‘죽을 때까지 당뇨클럽을 운영하며 나누며 사는 것’이라고 전하는 김태호 씨. 이제 그에게 당뇨병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닌 더 건강한 삶을 찾게 해준 친구다.

CASE 2. 서울 돈암동 한규식 씨 “자전거로 당뇨 걱정 훌훌 날려버려요!”

한규식 씨(62세)를 만나기로 한 서울 인사동 거리. 일요일 한낮이라 사람이 많았지만 한눈에 한규식 씨를 알아볼 수 있었다. 추위에 대비해 완전무장한 옷차림과 그가 타고 온 자전거 때문이다.

한규식 씨는 일요일마다 돈암동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와 길상사, 창경궁, 인사동, 청계천, 광화문을 지나 다시 동대문, 동묘, 대학로를 거쳐 집으로 돌아온다. 무려 23km나 되는 길이다. 아침 10시에 나가서 7시가 되어야 집에 온다? 아무리 23km라지만 속도가 좀 느린 듯하다.

“계속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아니에요. 길상사에 가서 공양을 하고 신문사에 들어가 신문과 잡지를 보고, 광화문 앞에서는 이순신 장군처럼 폼을 잡아보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들러 사람 구경도 하죠.”

한규식 씨의 집은 서울이지만 직장이 대전이라서 주말에만 서울에서 지낸다. 월요일에 대전에 갈 때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까지 자전거를 타고, 금요일엔 터미널에서 집까지 다시 자전거를 타고 온다. 정말 못 말릴 자전거 사랑이다.

한규식 씨가 이렇게 자전거 없이 못사는 이유를 말하자면 당뇨병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당뇨 관리를 위해~ 마라톤과 자전거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그는 서른 살 때 당뇨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당뇨병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음식 조절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서울로 올라와 일을 하면서부터 당뇨병이 갑자기 심해졌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스트레스는 점점 쌓였고 혈당이 300?400mg / dL를 넘는 것이 예사일 때도 있었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니까 이가 빠지더라고요. 무슨 방도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하는데 어떤 운동을 좋아하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당뇨관리를 하라고요.”

좋아하는 운동을 생각하자 달리기가 떠올랐다. 달리기는 자신 있는 운동이기도 했다. 경주벚꽃마라톤대회에서 10km를 완주한 그는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풀코스를 50회 완주하고 내친김에 보스턴마라톤대회, 사하라사막 마라톤대회에도 출전했다. 그러다가 2007년에는 일본 종주를 위해 자전거로 운동 종목을 바꿨다. 일본 종주를 마치고도 지금까지 자전거를 타고 있다.

“어떤 운동을 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좋아하는 운동,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해야죠. 저는 실내운동이 잘 맞지 않아요. 그래서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마라톤과 자전거를 선택한 거죠. 운동을 하면 할수록 복잡한 생각은 달아나고 현실에 충실하게 됩니다.”

지금은 합병증도 없고 건강한 한규식 씨는 나름대로 식사에 대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인스턴트식품, 외식은 되도록 피하고 싱싱하고 영양이 풍부한 제철 식품을 주로 먹는다. 밥은 꼭 발아현미잡곡밥을 먹고 된장, 고추장 등 발효식품으로 만든 음식을 즐긴다. 소금은 천일염을 고집한다.

그리고 건강한 음식 먹는 것을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생활처럼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다.

인터뷰를 마친 한규식 씨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는 자전거 페달이 힘차게 돌아갈수록 당뇨합병증과 점점 멀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서서히 속도가 붙은 한규식 씨의 자전거가 청계천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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