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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테라피] 울어야 산다! 눈물 치료의 ‘힘’

2010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빛호 104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대암클리닉 이병욱 원장(의학박사)】

평소 친구들 앞에서 잘 울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B씨. 번번이 취직에 실패하고, 얼마 전 사귀던 애인과 결별하는 등 안 좋은 일이 겹쳤다. 밥맛도 없고, 의욕도 없고 우울한 기분으로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수다를 떨다 자신도 모르는 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왕 떨어진 눈물, 아예 펑펑 울어버렸다. 한참을 울고 난 후 속이 후련해지고, 잃어버린 밥맛도 돌아왔다. 대체 눈물의 힘이 얼마나 세길래?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육체적ㆍ정신적ㆍ사회적ㆍ영적으로 안녕한 상태’로 정의한다. 이 말은 곧 넷 중 어느 한 가지라도 병이 든다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은 신체뿐 아니라 심리적ㆍ사회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건강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

현대인들은 수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몸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어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울음 요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는 ‘울음 치료과’가 있는 병원도 생겨났다. 환자에게 슬픈 영화를 보여주고 눈물을 흘리게 유도한다. 실컷 울고 난 환자들은 혈액순환이 잘돼 몸이 나른하고 개운하다. 치료 효과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최근 눈물 치료가 주목 받고 있다. 암 대체의학 치료 전문 대암클리닉 이병욱 박사는 메스를 내려놓고 환자들에게 눈물 치료를 하고 있다. 그는 “울지 않으면 장기가 대신 운다.”며 “울어야 산다.”고 눈물을 강조한다.

울음은 스트레스에서 몸을 지키는 방어기제

눈물은 무엇일까? 이병욱 박사가 말하는 눈물은 첫째, 세계인의 공통 언어다.

눈물을 흘리면 말을 하지 않아도 감정 전달이 가능하다. 기쁨, 반가움, 미안함, 서러움 등을 전하는 데 말보다 앞선다. 심지어 아기가 태어나 가장 먼저 사용하는 언어도 눈물이다. 갓난아기는 울음으로 의사를 표현한다. 배고파도 울고 졸릴 때도 운다. 눈물은 가장 단순하고도 원초적인 표현 방식이다. 그러나 경직된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눈물이 많은 사람은 나약하고 성숙하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둘째, 스트레스에서 몸을 지키려는 방어기제다. 생리학적으로 본 눈물의 성분은 수분(98.5%), 나트륨, 라이소자임, 글로불린, 스트레스호르몬, 망간 등 많은 효소와 항체로 구성돼 있다.

이병욱 박사는 “겉으로는 똑같이 보이는 눈물이라도 각각 배출 경로가 다르다.”고 말한다. 티끌이나 먼지가 들어갔을 때나 양파를 썰다 그 자극 때문에 나온 눈물은 뇌관이 보내는 신호에 따라 나온다. 슬프거나 기쁜 감정변화로 흘리는 눈물은 그 앞에 한 단계가 더 있다. 대뇌의 전두엽에서 뇌관으로 신호를 보내고, 그것을 받은 뇌관에서 눈물을 내보낸다.

다른 것은 경로뿐이 아니다. 눈물 성분도 조금 다르다. 참을 수 없는 분노, 견딜 수 없는 슬픔, 마음에 남는 상처 등을 받았을 때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감정적으로 흘리는 눈물에는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호르몬이 많이 들어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아 생긴 카테콜아민을 눈물에 실어 밖으로 내보낸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스트레스호르몬이 그대로 쌓인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몸 곳곳에 발생한다. 심장을 압박해 심장질환이나 고혈압이 생긴다.

이병욱 박사는 “마음이 느끼는 대로 울어주면 질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감정이 고조되고 눈물이 터지는 그 순간에 뇌파는 춤을 추고 심장 박동은 빨라진다. 눈물을 흘리기까지는 몸이 흥분되지만, 눈물을 흘리는 동안엔 심장 박동이나 자율신경계가 안정 상태를 보인다. 일본 토호대 아리타 히데오 교수는 “목 놓아 우는 것은 뇌를 ‘리셋(reset)’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눈물 치료’ 암ㆍ류머티스 등 효과

웃음 치료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아직 눈물 치료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다. 이병욱 박사는 “웃기만 하고 울 줄 모른다면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웃음 치료와 눈물 치료는 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웃음이 파도라면 눈물은 해일이고, 웃음이 가랑비라면 눈물은 소낙비”라고 비유한다. 대체 눈물 치료의 효과가 무엇이길래?

눈물이 건강에 좋다는 과학적 근거를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은 미국의 윌리엄 프레이 박사다. 그는 1977년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연구하다 눈물이 해독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본에서는 류머티스 치료에 적용한 연구 결과가 있다. 일본 류머티스 권위자 요시노 신이치 교수는 류머티스 환자들에게 눈물 치료를 적용했다. 그는 류머티스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인 인터로이킹6이라는 물질의 수치 변화에 주목했다. 많이 운 환자에게서 인터로이킹6의 수치가 뚝 떨어졌다.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인자도 크게 내려갔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도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사례도 있다. 이병욱 박사는 2006년 4월 유방암 4기(말기) 환자를 만났다. 늑골, 폐, 척추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없이 눈물 치료와 환자 스스로 삶의 기쁨을 느낄 만한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았다. 그 결과 2007년 10월, 암세포가 5cm에서 1cm로 눈에 띄게 작아졌다. 이병욱 박사는 “눈물은 천연 치유제”라며 “그녀는 지금도 삶에 솔직한 자세로 웃고 울며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인다.

암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심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밖에 고혈압ㆍ당뇨ㆍ화병 등 만성질환에 모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면역력을 높여주니 자연스레 생명력이 활발해진다. 그뿐 아니라 울고 나면 집중력도 높아진다. 독하게 마음먹고 대학가려 공부하는 게 아니라, 속상한 일 있으면 울고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돌아보는 자세가 학습력을 높인다는 것. 이병욱 박사는 “표현력은 실력”이라며, “집중력은 면역력과 마찬가지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고 강조한다.

눈물 치료 시작하기

? 환자 당사자와 배우자 사이의 대화

집 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환자와 배우자 모두 몸과 마음이 상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병욱 박사는 “병은 몸과 마음 두 군데서 온다.”면서 “몸만 치료하면서 다 낫기를 바라지 말고,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아픈 아내를 둔 남편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렇게 눈물 치료를 시작한다.

아내 : “여보 나 때문에 많이 힘들지?”

남편 : “아니, 내가 뭐가 힘들어. 아픈 당신이 더 힘들지.”

아내 : “여보 내가 빨리 나아서 더 좋은 아내가 될게.”

남편 : “당신 지금도 좋은 아내요.”

아내 : “여보 사랑해.”

남편 : “나도 당신 사랑해.”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하며 서로 아끼는 마음을 나눈다.

? 잘 우는 방법 ‘7무 요법’

①무조건 ②무차별적 ③무시로 ④무수히 ⑤무릎을 꿇고 ⑥무안을 당하더라도 ⑦무엇보다 먼저 울라.

이병욱 박사는 “화가 나거나 울컥하는 그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울고, 소리를 지르든 가슴을 치든 데굴데굴 구르든 방법을 가리지 말고 울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말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하루에 몇 번이든 운다. 또 무릎을 꿇고 울면 남 탓을 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이 떠오르기 때문에 겸손한 눈물을 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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