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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건강] 쉬쉬~ 여성 배뇨장애 똑똑한 대처법

2009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황금호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기과 김영호 교수】

진성우 씨(가명)는 부부동반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 아내의 손목을 끌고 대학병원을 찾았다. 유럽에선 화장실 이용료가 한국보다 수십 배 비싸다. 진 씨는 의사에게 “화장실 값만 모아도 웬만한 기념품은 죄다 샀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아내는 식당에서도 화장실 옆이 아니면 앉지 않았다. “화장실 문고리를 아예 잡고 살더라.”는 게 부부싸움 끝에 병원에 온 진 씨의 말이다.

방광염 3개월 이상 계속되면?방광 내시경으로 정확한 원인 찾아야

배뇨장애는 ‘사회적 암’으로 불린다.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례로 요실금 환자가 당뇨병 환자보다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방광염이 심해지면 직장을 못 나갈 만큼 아프다. 잘못되면 신우신염으로 발전해 패혈증 쇼크로 사망할 위험이 있다. 남편이 부부관계를 원하면 화장실부터 후다닥 뛰어갈 만큼 노이로제가 심한 데도 이를 알까봐 두려워하는 아내들도 적지 않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기과 김영호 교수는 “방광 건강은 위장만큼 중요한 데도 방치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1년에 3번 이상 방광염이 재발하거나, 방광염 증세가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방광내시경을 이용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네 산부인과나 내과에서 항생제만 처방받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위가 쓰리면 큰 병원에서 내시경을 하고, 신트림이 일어나면 역류성 식도염 검사를 하는 여성들도 방광건강은 챙기지 않는다.”며 “오줌싸개는 키를 씌워 이웃집을 돌게 하고 노상방뇨도 받아주는 사회문화로 인해 방광질환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뇨장애 증세가 비슷한 것도 한 이유다. 심각한 질환인 데도 “급성방광염이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실제 과민성방광인 데도 수십 년간 방광염으로 알고 소염제만 복용한 환자들도 있다.
자칫 병을 키우기 쉬운 배뇨장애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요실금, 과민성방광, 요폐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다.

▶ ‘소변 찔금증’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에 따라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혼합성 요실금, 반사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이중 방광근육이 예민해져 나타나는 절박성 요실금만 ‘과민성방광’이라고 한다.

▶ 요폐는 소변이 꽉 막혀 나오지 않는 병이다.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폐는 방광기능 저하증, 과민성방광은 방광기능 항진증이라고 보면 된다.

▶ 방광기능 저하증을 일으키는 ‘여성방광출구폐색’도 있다. 소변이 약하게 나오거나 잔뇨가 많이 남는 질환이다. 출산 시 산도에서 아기가 오랫동안 머물면서 손상 받은 것이 원인이다. 골반수술을 한 여성에게도 생긴다.
배뇨장애는 가족력과 관련 있다. 부모가 예민해 소변을 자주 본다면 자녀도 배뇨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쉽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 배뇨장애 3인방의 대처법을 알아보자.

PART 1. ‘소변 찔끔증’ 요실금

중년 여성들의 복압성 요실금(운동유발성 요실금)은 출산과 골반 근육 감소, 체중 증가가 원인이다. 비만이거나 만성적인 폐질환 환자는 복압성 요실금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복부비만이나 골반쪽 비만이 심한 경우 방광에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수술은 요도 밑에 특수 재질의 테이프를 이용해서 한다. 김 교수는 “TVT 수술은 10년 이상 장기 성공률을 놓고 보면 60% 이상 완치되고 20∼25%는 심할 때만 증상이 나타난다.”며 “재발률은 15%”라고 말했다.

반면 요실금과 과민성방광을 함께 지닌 복합성 요실금 환자는 요실금 수술로 과민성방광까지 잡지 못한다. 개인병원에서 수술을 권유한다고 무턱대고 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요도의 과운동성에 의해 과민성방광이 유발된 환자에 한해서만 수술 후 호전된다.”며 “이때는 과민성방광부터 치료한 후 수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인성요도괄약근실조에 의한 요실금은 요도의 과운동성 없이 폐경이나 골반수술로 인해 요도괄약근이 늘 열려 있어 충격을 조금만 받아도 소변이 샌다. 요도가 닳았다고 보면 된다. 리믹스 수술을 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요도괄약근을 막아주는 주사요법을 쓴다. 복압성 요실금 중 가장 증상이 심하다. 재발률이 20∼30%로 높다.

PART 2. 대장균이 원인 방광염

‘오줌 소태’로 불리는 방광염은 주로 세균 감염으로 생긴다. 소변 횟수가 늘고 소변을 참을 수 없다. 배뇨통이 있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과민성방광을 앓거나 요실금 환자는 방광염에 잘 걸린다.
방광염을 외부에서 침입한 균으로 생긴 성병으로 오해하는 여성들이 많다. 성 접촉으로 생길 수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균은 대장균이다. 김 교수는 “항문 주변의 대장균이 성관계 시 붓고 피곤하면 역류해 들어간다.”며 “방광염이 재발하는 환자는 대장균 바이러스가 스스로 복제해 세포 속에 살아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간질성 방광(사이질성 방광)은 난치병이다. 비세균성 방광염인 데도 항생제를 처방받아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폐렴을 자주 앓으면 천식이 되듯 방광의 ‘천식’ 같은 병이다. 방광 용적이 작아져서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이 마려우면 아랫배가 뻐근하고 아프다. 방광에 궤양도 생긴다. 이때는 방광확장술이나 궤양제거술을 해준다. 심한 환자는 장을 이용해 방광을 새로 만들어 준다.

김 교수는 “많은 간질성 방광 환자가 너무 아파서 자살하고 ‘마약중독’처럼 진통제 없인 못산다.”며 “선진국엔 이들을 돕는 단체가 결성돼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심각성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지난해 전국 만 18∼70세 여성 2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우리나라 성인 여성 7∼8만여 명이 통증방광증후군·간질성방광염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성방광은 간질성방광 전 단계를 말한다.

간질성방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제왕절개나 자궁적출술 등 골반수술을 받았거나, 세균성 방광염에 자주 걸린 여성이 고위험군이다. 알레르기가 심한 환자가 걸리기도 한다.

PART 3. 스트레스로 악화 과민성방광

최근 노인뿐 아니라 분만으로 골반근육이 약한 여성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 젊은 남녀가 과민성방광을 빈번하게 앓고 있다. 미국 내 보고에선 과민성방광 유병률이 30∼40%로 미국의 10대 만성질환(당뇨, 위궤양 등)보다 높다는 발표가 있다.

과민성방광이란 말 그대로 방광의 기능이 예민해 방광에서 소변을 저장하는 동안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수축해 급하게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다. 소변을 하루 8회 이상 자주 보는 ‘빈뇨’,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2번 이상 일어나는 ‘야간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이 해당된다.

수술·출산으로 인한 조그마한 신경 손상, 뇌졸중·뇌종양·파킨슨병 등 신경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신경계에 이상이 없어도 전립선 비대증·요도 협착·급성 방광염 질환이 있을 때 생길 수 있다. 낮밤을 바꿔 생활하거나 수험생, 불면증 환자는 화장실을 ‘끼고 사는’ 빈뇨를 겪기 쉽다. 빈뇨증후군은 궤양이나 출혈을 동반하는지 체크해야 한다.

과민성방광은 혈압이나 당뇨처럼 방광 기능을 조절해야 한다. 3∼6개월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완치율이 70%밖에 안 된다. 자극적이거나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커피, 녹차는 가급적 마시지 말자. 탄산음료가 나온 후 영국 십대들의 과민성방광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뇨효과가 있고 중추신경 감각을 떨어뜨리는 술도 마시지 않는 게 낫다.? 싸이트릭산으로 소변을 산성화시키는 감귤류 주스도 방광을 자극해 소변을 자주 마렵게 한다. 과민성방광은 스트레스와도 관련 있다.

과민성방광 개선하는 생활 실천법

▶방광훈련을 실천한다

배뇨일지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배뇨 간격을 조금씩 늘려간다. 처음 일주일 동안 1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본 후 일주일 단위로 배뇨 간격 시간을 30분씩 늘려 배뇨 간격 시간이 4시간이 될 때까지 한다.

▶골반근육 운동법을 실천한다

요실금 환자는 규칙적, 지속적으로 하고 과민성방광 환자는 소변을 못 참을 것 같은 시기에 케겔운동을 해줘야 효과적이다. 수축운동 후 반드시 이완운동을 해준다.

▶절제해야 할 음식은 멀리한다

알코올음료, 카페인이 든 음식, 초콜릿, 매운 음식, 탄산음료, 옥수수 달인 물, 신과일주스 또는 과일류, 꿀과 설탕, 우유 및 유제품, 인공감미료, 호박이 함유된 음료 등을 피해야 한다.

▶체중을 조절한다

등산·걷기 같은 유산소성 운동으로 체중을 줄인다. 비만인 경우 골반에 심하게 자극을 주는 뛰는 운동은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반드시 금연한다

흡연으로 인한 만성기침은 골반저근육에 긴장을 준다. 방광 수축을 자극하면 요실금을 악화시키므로 금연해야 한다.

<케겔운동 시 주의할 점>

① 눕거나, 앉거나, 서서 다리를 어깨 넓이만큼 벌리고 운동을 시작한다.

② 설사를 참거나 방귀를 참듯 항문을 꼭 조이고 10초간 유지한 다음 서서히 푼다. 그다음 10∼12초 동안 쉰다(운동시간의 1∼2배)

③ 한 번에 30회씩 하루 3~4회 한다.

④ 매일 6주 이상 6개월간 계속한다.

⑤ 운동 시 아랫배나 엉덩이, 다리쪽에 힘을 주면 안 된다.

⑥ 운동 시 숨을 참지 않는다.

●? 누운 자세에서는…

똑바로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시며 엉덩이를 서서히 들면서 골반 근육을 5∼10초 동안 수축한 후 어깨, 등, 엉덩이 순서로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힘을 뺀다.

●? 선 자세에서는…

선 자세로 양 발꿈치를 붙이고 의자나 탁자를 이용해서 몸의 균형을 잡고 양 발꿈치를 들면서 골반 근육을 수축시키고 내리면서 골반 근육을 이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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