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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생활의학] 물의 오염은 곧 생명의 오염

2001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보양호

【건강다이제스트 | 민족생활의학회 장두석 회장】

어느 때부터인가 여름이면 가뭄과 장마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연중행사로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탐욕에 눈이 멀어 지구를 파헤쳐 온 인류가 자초한 역천과 부조리의 총체적 결과이다. 가만히 놓인 추를 건드렸는데 평행을 되찾을 때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날이 몇 달간 계속되다가도 갑자기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폭포수가 쏟아져내려 큰 홍수가 나고, 여름엔 극심한 더위가 찾아오고 겨울엔 꽁꽁 얼어붙는 것 모두가 인간이 자연의 평형을 깨뜨려놓은 탓이다. 인간이라는 암 덩어리와 싸우기 위해 자연치유력을 발현시킨 형국이니, 대자연의 복수가 앞으로 어떤 재앙으로 다가올지 근심스럽다.

죽은 물을 마시면 목숨을 잃는다

지구 표면의 4분의 3을 덮고 있는 물은 태양과 함께 온갖 생명의 원천이다. 모든 생명체는 물속에서 생겨났고 물로 생명을 이어간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곳도 물가이고 인간이 잉태될 때도 어머니 뱃속의 양수에서 최초의 생명체로 자라기 시작한다. 인간의 몸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4분의 3이니 이 또한 대자연의 구성비와 똑같다. 물은 생명의 또다른 이름인 것이다.

썩은 물을 마시면 몸이 썩고, 죽은 물을 마시면 목숨을 잃는다. 물의 오염은 곧 생명의 오염이니, 물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일은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1급 국가정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 때문에 울고 웃는 일이 많았던 올해를 되돌아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물 정책에 심히 우려되는 바 있어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알리려 한다. 하나는 폐수를 가공해 음료수와 주류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 ‘먹는물관리법 규제완화’ 조치이고 다른 하나는 충치예방을 위해 맹독성 물질인 불소를 수돗물에 첨가한다는 이른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다. 인재가 곧 천재이고 천재가 곧 인재이니, 본래 인재와 천재는 그 경계가 따로 구분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칫 땅을 치고 후회할 지도 모르는 심각한 파경의 기로에 와있다.

상식 밖의 먹는 물 관리법 규제완화

지난 7월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청량음료나 주류 제조업체들은 샘물을 희석수로 사용할 때 먹는 샘물 수질기준이 아니라 생활용수 수질만 맞추면 되는 등 먹는 물에 대한 수질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국민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음료수의 수질기준이 대폭 하향 조정됨에 따라 앞으로는 청량음료나 주류 제조업체들이 비교적 덜 깨끗한 물을 소독해 희석수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 동안 먹는 샘물의 수질기준은 미생물 분야에서 8개 항목을 점검하도록 되어있지만, 생활용수 수질은 2개 항목만 점검하면 그만이다. 먹는 샘물에 일정량 이상의 대장균이나 불소가 검출되면 지금까지 영업정지를 당했지만 이제는 과징금만 내면 되고, 정수기의 소비자 피해보상 의무도 2년에서 1년으로 잘려나갔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정수장 가운데 ‘검사시설을 갖춘 수도사업소’를 수질검사 기관으로 추가 지정한 것도 문제가 있다.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해당 유권기관에 치열하게 로비를 벌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가까운 이웃’에게 수질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일 것이다. 부정부패가 거대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는 실정에서 공정한 수질검사가 이뤄질 지 의문이다.

수돗물을 잘못 마셔 병원에 실려가는 참극이 벌어지는 가운데, 국민들은 이제 제대로 된 물을 마실 기회까지 원천 봉쇄당한 불쌍한 신세로 되었다. 이제는 물통을 둘러매고 아침마다 약수터를 찾아야 될 판국이다. 환경부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집에서 생수 대신 수돗물을 마시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광우병 파동이 처음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문을 닫은 곳도 관공서 주변 음식점들이었다고 하지 않는가?

폐수로 만든 청량음료와 주류

눈으로 보아도 분명한 ‘폐수’를 끌어모아 침전시켜 건더기를 제거하고 공기방울로 폭기시킨다. 여기에 염소가 주성분인 화학약품으로 ‘살균’ 처리한 후 생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나 대장균 수치가 좀 떨어지면 ‘맑고 깨끗한 물’이니 마시라고 도장을 찍어주는 것이 소위 현대식 정수처리공정임을 상기해보면 수질기준을 생활용수 수준에 맞춘다는 환경부의 이번 결정은 몰지각하고 무책임하다. 청량음료나 주류는 물론이고 먹는 샘물과 정수기의 품질도 보장받기 어렵게 되었다. 재활용할 것이 없어 폐수를 먹는 물로 쓴단 말인가.

물은 생명유지활동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자원이다. 우리 몸의 70%가량이 물이라고 했다. 물은 체내에 들어와 순환기능, 동화기능, 배설기능, 체액과 체온의 조절기능 등을 수행한다. 더러운 물을 마시면 물의 순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처음에는 몸의 독소를 분해, 배설하는 기관인 간장과 신장이 온 힘을 다해 독소를 분해하고 배설하려고 애쓸 것이다. 이어서 우리의 피부가 독소의 배설을 위해 전력할 것이다. 그러나 나쁜 물이 계속 들어오면 위의 기관들은 과로하게 되고 곳곳에 독성물질이 누적되어 결국 쓰러지게 된다.

정부당국이 만들어내는 생활용수를 믿고 그대로 마시는 국민은 우리나라에 한 사람도 없다. 가뜩이나 마실 물이 없는데 국민합의 없이 제멋대로 폐수에 합격도장을 찍어 백성들에게 먹이겠다는 발상은 편의주의와 탁상주의의 극치이다. 모든 음용수를 생활용수 수질에 맞춘 환경부의 먹는물관리법 규제완화 조치는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엄중한 실책으로 시급히 철회되어야 할 것이다.

위험천만한 ‘수돗물 불소화 사업’

풍토적으로 천연수에 불소가 많이 녹아있는 인도 등에는 불소증이라는 병이 있다. 의학사전에는 이 병이 불소를 녹인 수돗물, 불소처리된 치약, 청량음료, 오염된 공기, 과일주스, 비타민제를 무분별하게 섭취한 결과 체내에 불소가 침착되어 발병하며, 반상치, 골경화증, 골격기형, 인대의 석회화, 암, 위점막 손상, 뇌신경장애, 기형아 출산으로 이어진다고 되어있다. 효소활동을 저해하고 면역체계를 손상시켜 이·뼈·신장·신경계·생식계에 치명적 손상을 초래하며, 0.7∼1.5ppm의 저농도에서도 장기 복용시 발생하는 것이 보고되었다고 경고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치아와 골격이 자라지 않게 된다.

우리나라 법에서도 지하수에서 불소가 많이 검출되면 식수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 화학적으로 대단히 맹렬한 반응성을 보여서 담고 있는 용기까지 침식해버리는 불소는 우라늄 제조, 도금·야금 등 금속산업, 유리가공에 쓰이고, 방부제·매염제의 주된 원료가 되는 대표적인 독극물이다. 쥐약이나 살충제의 원료에도 불소가 빠지면 ‘약발’이 듣지 않는다.

정부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충치예방에 탁월하다며 이미 38개 정수장에 1.2ppm 농도로 불소를 투입하고 있으며 올 연말이면 48개로 확충, 전 인구의 15%에 달하는 720만명에게 강제로 불소를 먹일 계획이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이 ‘살인계획’은 1945년 미국 일부 주에서 시범실시된 후 미국과 영국 등 60여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결과가 계속 나와 시민사회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있다. 일본 프랑스 노르웨이 등은 식수에 불소를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 맺었다.

복지부가 이 수돗물 불소화 사업에 매달리는 것은 경제논리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치과 병의원에 지급된 보험급여는 7,890억원으로 이중 5,000억원이 충치관련 비용이었다. 보험적용이 안된 경우를 합치면 연간 1조원이 충치 치료비로 빠져나갔다. 수돗물에 불소를 섞으면 충치발생율을 다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수지맞는 장사’가 된다. 이들은 충치가 많은 이유가 수돗물에 불소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볶은소금으로 양치질해라

영양과잉으로 성인병에 시달리면서도 당분과 지방으로 가득찬 서양음식을 배가 터지도록 먹어대는 그릇된 식생활이 충치의 주범이다. 풍토에 맞지않는 음식을 양껏 먹으니 이가 썩고 장이 썩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독극물을 먹여서 충치를 막아보겠단다.

계면활성제와 연마제, 광택제, 인공향료가 가득한 치약을 사용하면 강한 자극으로 입맛도 잃게 되고 맹독성 불소와 화학물질을 꼬박꼬박 섭취하게 된다. 당신이 뱉어놓은 거품덩어리에 하천의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자연계에 불소를 농축시킨다. 그 폐수는 다시 염소와 불소처리되어 당신의 가정에 공급된다. 가히 죽음의 먹이사슬이다.

민족의학에서는 볶은 소금으로 양치질하는 것을 권장한다. 충치예방은 물론이거니와 티끌만큼의 환경오염도 가져오지 않는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곡채식 위주의 전통음식은 최근 세계각지에서 장수식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최고의 건강식이자 자연식인 바, 죽염이나 볶은 소금으로 이를 닦고 우리의 전통음식을 먹는다면 충치건 암이건 고혈압이건 당뇨건 생길래야 생길 수가 없다. 금맥은 여기에 있다. 엉뚱한 곳만 파헤치는 일은 이제부터라도 중단하자.

충치치료를 위해 불소를 사용하는 치과의사들도 환자들에게 불소를 먹이지는 않는다. 의료사고로 알거지가 될 테니까. 불소의 충치억제효과가 필요하니 수돗물에 기어이 살충제를 타겠다는 서양의학 맹신주의자들은 불소함유 치약이나 불소 도포제를 사용하면 된다. 저만 죽으면 되지 남의 명까지 뺏어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먹을 것 없던 지난 시절, 이와 벼룩을 잡는다며 온 몸에 살충제(DDT)를 뿌려대었다가 엄청난 부작용으로 이미 한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충치를 잡는다며 살충제를 수돗물에 타는 바보같은 짓을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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