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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제안] 분노를 씻어내는 마음 관리법

2017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사람은 움직여야 건강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움직여 쓴 만큼 먹고 또 움직이면서 장기가 사용할 연료를 비축해야 건강하도록 말입니다. 몸속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물길, 즉 혈관과 혈액이라고 볼 때 약을 쓰지 않고 혈관 속의 지나친 당분이나 지저분한 찌꺼기, 기름 등을 근육이나 장기로 옮겨놓거나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몸의 상태를 좋고, 싫고를 느끼게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감정입니다. 매일 스스로의 감정변화와 몸의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건강하게 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면 “좋다”, 건강에 나쁜 행동을 하면 “싫다” 하고 표현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유 없이 짜증이 나거나 불안한 날은 먹고 움직이는 균형, 일과 휴식과의 균형, 주변 환경의 변화 등으로 몸에 균형이 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매일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마음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가끔은 화가 나거나 분노를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분노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혈압을 높이고, 온몸의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켜 우리 몸속을 교통사고로 고속도로가 막힌 것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분노는 그 화를 남에게 쏟기 전에 내 자신의 몸을 모두 막아버리므로, 분노에 이를 만큼 화나는 사건이 생겼을 때는 우선 안정을 찾고 생각을 다시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이미 조절하기 어려울 정도의 분노가 생긴 경우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도록 합니다.

첫째, 숨을 천천히 깊이 쉬면서 10을 세며 화를 누그러뜨립니다. 이는 분노에 따른 몸의 변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둘째, 자신이 화가 난 이유를 상대방에게 말을 통해 표현합니다. 이때 정면으로 충돌함으로써 상대방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급적 확실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관심 포인트를 설명하도록 합니다. 갈등은 주로 자신과 다른 남의 존재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히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오해가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이 어떻게 했다고 표현하는 것보다는 내가 상대방이 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표현함으로써 잘잘못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문제임을 서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그래도 분노가 잘 다스려지지 않으면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합니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속에서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화학물질 분비도 증가하게 되고, 분노의 에너지도 소모하게 되어 감정을 조절하는 데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명상보다 달리기가 분노에 따른 맥박의 증가를 더 잘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확실히 인간은 몸을 움직여야 건강하도록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넷째, 어떤 일이 있어도 마음의 앙금을 남기지 않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풀고 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합니다. 분노와 부정적인 감정이 나 자신을 흔들게 되면, 세상 모든 일이 부조리하고 불합리하게 생각되기 쉬워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그래도 감정조절이 어렵다면 전문과를 방문하여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누군가에게 토로하고 공감을 받는 것만으로도 반은 후련해지는 것이 마음의 병의 특징이므로 누군가를 찾는 노력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해결의 방법이 보일 수 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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