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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혹시 내 몸에도… 기생충 이야기

200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한림대학교 기생충학교실 허선 교수】

얼마 전 돼지고기에 기생하는 갈고리촌충이 사람에게 감염되어 뇌낭미충증을 일으켰다는 아찔한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우리는 회충으로부터, 아니 기생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떻습니까?

으레 습관적으로 봄·가을만 되면 약국으로 달려가 회충약을 사먹는 J씨. 그리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띤 채 “이제, 기생충 걱정 끝!”이라고 개운하게 외쳐댄다. 혹시, 당신은 J씨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J씨, 과연 잘한 일일까? 아니면 무모한 짓일까?

많은 이들이 ‘회충이 곧 기생충’이라는 잘못된 명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습관적으로 약국에 가서 회충약을 사먹고 기생충이 박멸됐다고 생각한다.

한림대학교 기생충학교실 허선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회충을 예방하기 위해 약국에서 회충약을 사먹지만, 회충약은 치료제일 뿐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왜? 현재까지 회충을 비롯한 기생충 예방약은 없다. 또 국내의 메벤다졸을 성분으로 하는 약제는 십이지장충, 요충, 회충 등 장내 선충에는 효과가 있지만 장내 선충 중 편충에는 효과가 없다. 복용을 하더라도 치료 수준의 약물 농도가 하루 이상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약제로 사용하기에는 곤란하다는 것.

다양한 경로 통해 ‘기생충 감염’

일단 ‘회충=기생충’이라는 명제를 버려야 한다. 기생충은 자신의 전 생애 또는 일부 기간 동안 우리 몸 안이나 피부에 살면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생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원충, 연충, 절지동물 중에서 기생생활을 하는 것을 뜻하며 우리가 잘 아는 회충, 머릿니, 말라리아 등도 기생충에 속한다.

“사람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경로는 토양매개성, 식용동물매개성, 패류매개성, 절지동물매개성, 접촉매개성 등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라고 허선 교수는 설명한다.

△토양매개성은 회충, 편충과 같이 토양에 충란이 오염되어 채소 등을 통하여 감염되는 것이고 △식용동물매개성은 유구조충(고기), 고래회충(생선)과 같이 음식물을 생식할 때 감염된다. △패류매개성은 간흡충, 폐흡충과 같이 중간숙주가 다슬기 등 패류인 것을 통해 감염되고 △절지동물매개성은 말라리아, 사상충증과 같이 절지동물인 모기를 매개로 하여 감염된다. △접촉매개성은 요충이나 머릿니, 사면발이와 같이 감염자와 접촉하여 전파된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가 기생충을 예방한다고 무수히 사먹었던 회충약은 회충을 치료하는 약일 뿐 예방하는 약도 아니고, 더욱이 회충을 제외한 다른 기생충을 예방했을 것이란 생각에까지 미치면 그저 웃음만 나올 일이다.

기생충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회충을 포함한 다양한 기생충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일례로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아야 하고, 간흡층은 민물고기를 날로 먹지 말아야 하며, 고래회충은 바다생선을 날로 먹지 말아야 한다. 또 요충에 걸리지 않으려면 손을 잘 씻고 주위를 청결히 해야 하는 등 기생충의 감염경로에 따라 그 예방법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무분별한 기생충약 남용은 무용지물

우리나라 회충 감염률은 0.05%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회충약 하나로 기생충 감염을 예방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처방전 없이 약을 사서 복용하고 있어 문제다.

허 교수는 “기생충 감염에 맞는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을 해야 하는데 아무런 처방 없이 개인이 약국에서 구매하여 복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임산부나 2세 미만의 영아는 복용을 금하는 약제도 많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기생충 약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한 어린아이의 경우 구충제 복용 후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처방 없이 구충제를 복용하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동안 사람들을 괴롭혀 왔던 회충, 편충, 구충과 같은 토양매개성 기생충은 예전처럼 정기적으로 회충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현저히 감소했지만 최근에는 요충, 머릿니, 간흡충, 고래회충, 또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말라리아 등과 같은 기생충의 감염이 유행하고 있다.

또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기생충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 노약자, 장기를 이식한 사람,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사람들처럼 면역력이 떨어진 이들은 일반인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는 기생충이 심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기생충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어떤 질병이 생길까? 이것 역시 어떠한 기생충에 감염되었느냐에 따라 증상과 질병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본인의 판단에 따르지 말고 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선 교수 역시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건소, 보건지소 및 건강관리협회와 같은 예방 검진기관, 또는 병원을 방문하여 각자의 증상에 따라 처방을 받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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