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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의 이달의 특선] 비아그라 개발, 그 후 10년의 명암

2011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약동호

【건강다이제스트 | 비뇨기과 전문의 조성완 원장(이윤수 & 조성완 비뇨기과)】

“축하합니다. 이제 심장병이 많이 좋아져서 매일 드시던 심장약을 끊으셔도 되겠습니다.”

“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조금 불안하니까 약을 좀 더 먹으면 안 될까요?”

“걱정마세요, 가슴 아픈 증상도 없고 검사도 깨끗해요. 필요없이 약을 오래 먹으면 공연히 부작용만 생길 수 있으니까 걱정 말고 그만 드세요.”

“그럼 딱 두 달치만 더 주세요, 제발….”

“아니 도대체 왜 이렇게 약에 집착하시는데요?”

“사실은… 그게 잘 서요.”

10여 년 전 처음 발견되어 전 세계에 ‘성性’ 열풍을 일으킨 ‘비아그라’는 심장약으로 개발되었다가, 발기가 잘 된다는 약의 부작용이 오히려 많은 남성에게 희망을 주게 되는 획기적인 약이 되었다. 그 후로 국내외 많은 제약회사에서 앞다투어 만들다보니 현재는 5개 성분의 7가지 약이 나와 있고, 그 중 국산약이 네 가지나 차지하고 있다.

비록 이름과 성분은 조금씩 다르지만, 약을 먹고 한 시간 전후에 성욕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면 성기혈관의 확장을 도와 발기가 더욱 단단하고 오래가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의 한가족 같은 약들이다.

성분에 따라 발기의 유지가 더 길다든가, 발기기능 손상이 심한 노인층에서도 잘 된다든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월등히 적다든가 하는 저마다의 장점이 있어, 일반 약들보다 조금 비싸도 많은 중년과 노년 남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러나 심혈관계에 작용하는 약이다보니 크고 작은 부작용과 주의사항들이 처음부터 알려져 있다. 가볍게는 얼굴이 붉어지는 홍조나 두통이 종종 있다. 사람에 따라 위장장애나 근육통 등도 있을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심장을 포함한 심혈관계 이상이나 눈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부작용을 극복하려 만든 약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사용하는 남성의 20~30%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보니, 이러한 남성들에겐 더욱 큰 절망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말고도 발기를 가능하게 하는 다른 방법들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자 한다.

비아그라도 소용 없을 때…

‘비아그라’가 나오기 조금 전에 요도에 젤리와 같이 짜넣고 나면 발기가 유도되는 ‘뮤즈(MUSE)’라는 비운의 약이 있었다. 그 전에 있던 방법들에 비하면 손쉽고 간편해 많은 여파가 있으리라 기대된 약인데, 먹는 약의 출현으로 오히려 더 불편하고 효과가 불규칙한 약으로 비교되어 지금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사실 지금도 시판되고 있다면 심혈관계의 심각한 문제로 먹는 약을 못 쓰는 노년남성들에겐 사용해 볼 것을 권하고 싶은데, 그 정도의 분량을 만들라고 제약회사를 괴롭힐 수는 없는 일이다.

그와 비슷한 사례로 혀 밑에 넣어두면 금방 녹아 직접 뇌로 작용하는 ‘유프리마(UPRIMA)’도 기존의 발기부전 치료제와는 전혀 다른 기전으로 빠른 시간 내에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효과면에서 먹는 약들을 따라가지 못해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약이 되었다.

현재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에도 발기가 안 되는 환자들에겐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발기주사요법’이고, 또 하나는 ‘음경보형물 수술’이다.

발기주사요법은 먹는 약보다 훨씬 빨리 알려진 방법이다. 작은 주사로 발기 시에 단단해지는 두 개의 기둥 ‘음경해면체’에 직접 약을 주사하는 방법이다. 직접 발기가 되는 조직에 주사를 하니까 반응도 빠르고 강력하며, 먹는 약에 비해 다른 신체기관에 주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특히 몇 가지 약을 섞어 상승작용을 이용하면 매우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먹는 약에 실망하는 분들 중 많은 수에서 발기가 가능하다. 다만 직접 본인의 성기에 주사를 놓아야 하는 단점과 용량에 매우 민감해 자신에게 맞는 양을 의사와 함께 찾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들이 가지고 다니며 쓰는 만년필처럼 생긴 주사기계와 같이 버튼만으로 주사를 놔주는 기구도 있어, 조금만 숙달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주사용량에 매우 민감해 양이 적어도 발기가 약해 재미가 없고, 너무 강하면 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어 성기가 다칠 수 있어, 반드시 주치의와 본인에게 맞는 양을 찾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며, 본인의 기능변화에 따라 맞는 양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발기주사’에도 효과가 적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음경보형물 수술’이 마지막 방법이 된다.

성기 내에 기구를 수술로 넣어 발기가 되게 하는 방법으로,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팽창형(세조각형)은 정상인의 기능과 유사하게 만든 것이다. 음낭에 표시 안 나게 숨어있는 스위치(펌프)를 눌러주면, 뱃속에 있는 저장고에서 액체를 끌어와 성기 안에 숨어있는 보형물이 팽창하면서 발기가 되는 방식이다.

모든 장치들이 몸 안에 숨어있고, 필요할 때 발기를 시켰다가 사정이 된 후에도 발기가 유지된다. 또 본인이 원할 때 스위치의 다른 부분을 눌러 가라앉히는 방법이다 보니, 환자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 하지만 수술시간이 2~3시간 소요되고, 단순한 형태에 비해 비용이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굴곡형은 비교적 단순한 일자 형태다. 평소에는 팬티 안에 구부려 놓았다가 성관계 때는 단단하게 세워서 쓰는 방법으로 구조가 간단하니 수술도 쉽고 부분마취에서도 가능한 수술이다. 하지만 평소에도 옷을 벗으면 성기가 커져 있어 옷으로 가리더라도 일정기간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일체형(엠비코)은 두 가지 방식의 중간 형태로 하나로 연결된 보형물이지만 펌프로 키우고 성기를 꺾어 가라앉히는 방식으로 일부 환자에서 선호되는 방식이다.

처음 발기약들과 주사, 수술이 개발되었을 때 온 세상이 지금보다 더 크게 변할 줄 알았다. 70~80대 노인들도 새로이 젊음을 나누고, 40대 후반의 산모들이 무더기로 생겨날 거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 성기능 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세상이 뒤집힐 정도는 전혀 아닌지라, 일부 비뇨기과 의사들이 원인분석을 해 보았다. 그 결과 성관계는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함께 즐거워할 상대가 필요한데, 평생을 함께 한 할머니는 성욕도 별로 없고 몇 년 이상 안 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 갑자기 달려드는 할아버지가 그리 반갑지도 않다.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자니 여러 가지로 여건이 안 돼 김빠지고 그냥 포기해 버리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필요하면 기댈 언덕이 생겼으니, 우리의 할머님들의 성문제만 해결된다면 노년의 진정한 웰빙에 한걸음 다가서는 일이 될 것이다. 모든 성의학자들이 여성들의 성문제도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므로 조만간 좋은 해결책이 나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 모두 새로운 젊음을 누리게 되시리라 믿는다.

 

글쓴이 조성완 원장은 전립샘, 성의학 전문의로 연세대학교 비뇨기학과 외래 조교수이며, 한국성과학연구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현재 명동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공동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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