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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부부 권태기 하이패스~ 7가지 노하우

2017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숲향기호 8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밝은희망 부부클리닉 김혜영 부부상담사】

권태기를 겪는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살다 보면 말이 없어집니다. 서로 다 안다고 생각하니까 굳이 할 말이 없어지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오해가 생겨요. 침묵에 길들여지는 건, 무서운 일이죠.” 그렇다. 어느 부부나 권태기가 온다지만 막상 내 일이 되면 배우자가 나를 떠날까 봐 무서운 일이고, 이대로 사이가 멀어질까 봐 불안한 일이다. 권태기는 부부 하기 나름이다. 속수무책으로 있지 말고 빨리 권태기를 넘기려고 적극적으로 애써보자. 권태로운 부부 사이를 빠르게 해결할 방법을 알아본다.

CASE 1. 남편이 숨 쉬는 것도 보기 싫은 아내 이야기

요즘 미선 씨(가명)는 부쩍 이혼한 후를 생각한다. 돌싱! 생각만 해도 적응 안 되는 단어지만 남편을 보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결혼 3년 차인 미선 씨와 남편은 소 닭 보듯 하는 사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선 비슷한 소개팅을 하고 얼마 안 가 결혼을 결심한 두 사람이었다. 결혼한 지 1년 후 남편이 다른 지방으로 파견을 가야 했다. 1년 정도 주말부부 생활을 했다. 주말부부를 할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니 더 사이가 좋았다.

파견이 끝나고 다시 합쳐서 살기 시작할 때부터 사소한 일로 싸움이 잦았다. 그때마다 남편은 막말을 쏟아냈다. 혼자 살 때가 좋았다는 둥, 아이가 없어서 이혼해도 괜찮을 거라는 둥 생각지도 못한 말을 했다.

순한 줄만 알았던 남편의 독설에 정이 뚝 떨어졌다. 말도 섞기 싫었다. 그래서 그냥 남편한테 관심을 껐다.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주말마다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남편도 맞대응했다. 평일에는 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는 낚시를 갔다. 남편과 안 부딪히니 상처받을 일이 없어서 좋았다.

처음에만 좋았지 남처럼 사는 것도 못 할 짓이었다. 하루는 남편의 반응을 보려고 말없이 친정에서 하루 자고 왔다. 남편은 어디서 자고 왔냐고 묻기는커녕 외박의 외자도 꺼내지 않았다. 이상하게 막말하고 싸울 때보다 더 화가 치밀었다. 이제는 남편이 앉아 있는 것도 걸어 다니는 것도 보기 싫다.

CASE 2. 아내가 여자로 안 보이는 남편 이야기

치원 씨(가명)는 자꾸 눈이 갔다. 아내가 입은 바지가 낯이 익었다. 자신의 운동복 바지였다. 왜 입었냐고 물으니 버리기 아까워서 입었다고 했다. 아내에게는 한참 큰 펑퍼짐한 바지였다. 신혼 초라면 아끼는 모습이 예뻐 보였을지 모른다. 결혼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은 지지리 궁상으로밖에 안 보인다.

큰 아이를 낳기 전만 해도 아내는 날씬하고 예뻤다. 늘 환한 얼굴로 치원 씨를 보며 웃었다. 두 번의 출산을 하고 두 아들을 키우던 아내는 힘들어서 계속 살이 빠졌다. 웃음기는 얼굴에서 사라졌고, 목소리는 커졌다. 잔소리와 궁상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아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걸핏하면 돈 타령이었고 인상을 썼다.

제일 불만인 것은 꾸미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내는 늘 편한 티셔츠에 편한 바지 차림이었다. 어떨 때는 같이 다니면 창피했다. 헝클어진 머리로 아이들에게 악을 쓰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 짜증이 확 치밀었다. 그래서 오늘도 집에 가려다 방향을 바꿔 친구네 가게로 향한다.

권태기, 힘껏 뽀개야 하는 이유

혼자일 때는 둘이 되면 외롭지 않을 줄 알았다. 그토록 바라던 둘이 되니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찾아든다. 권태기다. 배우자라고 쓰고 웬수라고 읽는 일이 벌어진다. 어느 부부나 한 번쯤은 겪는 권태기지만 한번 겪어 보면 다시는 안 겪었으면 하는 것도 권태기다. 극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밝은희망 부부클리닉 김혜영 부부상담사는 “권태기란 배우자에게 실망해서 희망을 볼 수 없다고 여기며 무력감을 느끼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권태기는 이런 시기이므로 일단 ▶말이 곱게 나오지 않는다. ▶배우자를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난다. ▶대화를 나눌 때 유머나 즐거움이 없다. ▶어떤 주제에 관해 말하고 나면 더 좌절하고 상처받는다. ▶장점으로 보였던 배우자의 행동이 참기 힘든 단점으로 둔갑한다. ▶성생활도 뜸해지거나 없어진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부부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부부라는 중요한 관계에서 희망을 볼 수 없으므로 우울해진다. ▶일도 육아도 집중하기 어렵다.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권태기일 뿐인데 이혼하는 것이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성급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권태기는 어느 부부나 올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어느 부부나 권태기 때문에 이혼하지는 않는다. 빨리 권태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서 서로 힘을 얻고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는 부부 사이로 돌아가야 한다.

권태기 하이패스~! 웬수도 다시 사랑하는 7가지 방법

만성적인 권태를 안고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면 수명이 평균 4년 줄고 병에 걸릴 확률이 35%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권태기는 결혼 생활에 치명타를 입히지만 적절히 대처한다면 하이패스할 수도 있다. 그 방법을 알아본다.

1 나를 위해 내가 먼저 바뀐다

항상 배우자에게 날이 서 있던 시선을 자신에게 돌려본다. 상대를 바꾸기보다 자신을 바꾸는 게 쉽다. 김혜영 부부상담사는 “배우자가 아닌 자신의 성장을 위해 바꾸는 것이며, 자신이 변하면 덩달아 배우자도 변하게 된다.”고 말한다. 바꾸기 어려운 기질이나 성격이 아닌 태도와 대처 방법을 좀 더 성숙하게 바꿔보자.

2 소통하는 방법을 안다

김혜영 부부상담사는 “보통 권태기에는 서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불편해하기 때문에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소통법이 달라지면 배우자의 마음이 열리게 된다.”고 말한다. 마음을 여는 소통법은 다음과 같다.

① 말을 시작할 때는 부드러운 톤으로 한다.

② 부정적인 말에 항상, 늘, 언제나 같은 단어를 함께 쓰지 말자.

③ 화를 내며 말하지 않는다.

④ 나는 어땠다 식으로 말한다. 자신의 감정, 기대, 생각을 말한다.

⑤ 구체적으로 요구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함께 저녁을 먹어요.’처럼 원하는 것을 자세히 말한다.

⑥ 들은 사람은 배우자의 말을 확인한다. 확인 후에 배우자의 요구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한다.

⑦ 비난의 말, 경멸하는 말이나 태도, 방어적인 말이나 태도, 정서적으로 담쌓는 말을 피한다.

3 채우지 못한 것을 찾는다

배우자를 통해 채우지 못한 것을 찾아본다. 만약 배우자에게 존중받지 못했고, 사랑받지 못했고, 인정받지 못했다면 배우자에게 털어놓고 그것을 채울 방법을 함께 찾아본다. 또한 자신이 배우자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배우자는 나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4 내 몸과 마음을 잘 돌본다

남편과 아내이기 이전에 한 개인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돌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김혜영 부부상담사는 “자신이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해야 배우자의 마음도 회복시킬 포인트를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고 조언한다.

5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살겠다는 초심을 잊지 말자. 배우자가 자신과 어떻게 다른 사람인지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배우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가치관을 바탕으로 배우자를 비난하게 된 이유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 가치관이 과연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해본다.

6 도움을 받는다

지인이나 가족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 노력해 봐도 진전이 없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하자.

7 감사할 것을 찾는다

내 삶에서 또 배우자에게서 감사할 부분을 찾는 습관을 들인다. 나쁜 점을 보느라 놓친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면 권태기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김혜영 부부상담사는 의사소통 전문 부부상담사다. 가족치료사, 사회복지사, 사티어전문가이며 대원대학교대학 겸임교수, 의왕시건강가정지원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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