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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건강법] 장수하는 사람은 뭐가 다를까? 100세 장수하는 장수 비법 총공개

2011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솔바람호 48p

【건강다이제스트 | 김수진 기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는 변함이 없다. 불로장생에 대한 열망이 지독히도 강했던 중국의 진시황제는 죽을 때까지 영생할 수 있는 약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50세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정말 수명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일까? 이처럼 ‘인간은 죽는다’는 진리 앞에선 모두 평등하지만, 생활습관의 작은 차이 하나가 생명줄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 값비싼 보약이나 첨단의술에 의지하지 않고,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장수 비법을 소개한다.

장수의 3대 조건은 소식, 충분한 해산물 섭취, 적당한 운동

【도움말 | 부경대 최진호 명예교수】

장수의 조건 ① 소식을 하자

많은 학자들은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천천히 늙을 수도, 더 오래 살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금까지 밝혀진 노화 억제와 장수법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소식小食’이다.

노화와 장수에 관한 논문만 120편 넘게 발표한 장수학의 권위자인 부경대 최진호 박사 역시 ‘소식’을 장수의 첫 번째 조건으로 꼽는다. 그는 2년간 미국 텍사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노화의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흰쥐를 사용하여 먹고 싶은 대로 먹는 자유식과 자유식의 60%만 먹는 제한식으로 사육한 결과, 제한식이 자유식에 비해 49.2%의 평균 수명 연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탄수화물이나 지방질은 자유롭게 먹으면서 단백질의 40%만 제한하더라도 평균 수명 15.6%의 연장 효과가 인정되었다.

최진호 박사는 “열량을 제한하면 체지방을 감소시켜 단위 체중 당 대사율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생체조직에서 과산화지질(LPO)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세포의 생리적, 기능적 손상을 억제하고 노화 관련 질병의 발병을 억제하여 수명을 연장시킨다.”고 밝힌다.

장수의 조건 ② 해산물을 먹자

일반적으로 수명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유전적 요인은 타고나는 것이어서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으며, 오히려 기후, 풍토, 식습관, 생활수준, 환경오염과 공해, 교육 정도, 직업 등의 환경적 요인이 수명에 더 관련이 있다고 본다.

최진호 박사는 “세계 장수 지역 중 그루지아, 파키스탄의 훈자, 중국 카스카르, 일본 모두 북위 35~42도라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한다. 또한 최진호 박사가 한일 양국의 장수 지역을 연구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과 일본의 장수지역은 대부분 해안 농어촌 지역이나 해안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간벽촌 지역이었다.”며 “환경오염이나 소음, 공해가 적고 공기가 맑으며 물 좋은 시골 농어촌 지역이 건강 유지와 장수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진호 박사는 이들 지역이 해산물의 섭취가 용이한 곳에 위치해 있음에 주목한다. 장수자들은 생선이나 조개류, 해조류 등의 섭취 상태가 아주 높다는 것.

어패류에는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고, 해조류에는 비만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알긴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밖에도 필수지방산,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이 들어 있어 거의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장수의 조건 ③ 적당한 육체노동과 운동을~

면역력을 키워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데는 운동 만한 것이 없다. 최진호 박사는 “적당한 운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6~7년 오래 산다.”면서 “특히 육체적 노동이 정신적 노동보다 건강이나 장수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고 말한다.

노화가 진행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근육의 운동부족이다. 가벼운 운동과 적당한 휴식을 합리적으로 잘 배합하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가벼운 운동이라고 해도 맥박수가 별로 증가되지 않는 정도의 걷기라든가, 방안에서 서성거리는 정도의 걷기로는 운동 효과를 볼 수 없다.

최진호 박사가 펴낸 <평양의대 교수 리정복 박사의 장수이야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운동 처방을 권한다. 첫째,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질병이 많으므로 개인별 운동 처방을 해야 한다. 둘째, 개인의 습관과 취미 및 훈련 정도를 고려하여 운동의 종류를 선정한다. 셋째, 운동의 강도는 최고 산소 흡취량을 측정하지 않은 안정 시의 맥박수보다 분당 박동수가 20회 정도 많아지는 강도로부터 시작하여 운동 후 기분 상태가 상쾌해지는 것을 한계로 천천히 몇 주일이 걸려서 차츰차츰 늘려 나간다(그래도 맥박수가 분당 100~ 110회를 초과하지 않는다). 넷째, 이상의 처방을 가능한 매일 규칙적으로 실시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도 1주일에 5번은 반드시 실시하고, 운동의 지속 시간은 매일 30분으로 한다.

이러한 운동처방을 계속하면 심장·혈관 계통에서는 산소가 잘 공급되어 물리적 활동 능력이 좋아지고, 호흡기 계통에서는 폐활량이 20%나 증가된다. 또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감소시키며 관절의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지는 등 건강과 장수를 보장하는 기본 요인이 된다고 한다.

최진호 박사는 이밖에도 ▶스트레스를 적당히 즐기는 것과 교제범위를 충분히 넓힐 것 ▶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 ▶모든 일에 열성적이고 끈기 있는 성격 ▶쾌적하고 적당한 수면 등도 노화를 늦추고 장수할 수 있는 주요 요소로 꼽았다.

 

최진호 박사는 일본 도야마의과 약과대학 객원교수, 미국 텍사스의과대학 교환교수, 한국노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며, 시인이자 수필가로도 활동 중.

조선시대 선비들의 장수 비결을 본받자

【도움말 | 동국대 한의대 내과 정지천 교수】

한방의 장수 비결 ① 선천품부를 강하게 타고나야 한다

이제까지 양의학 관점에서 본 장수의 비결과 달리 한의학에서 보는 장수의 비법은 무엇일까? 동국대 한의대 내과 정지천 교수는 그의 저서 <명문가의 장수비결>을 통해 조선시대 선비들의 건강과 장수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정지천 교수는 장수의 조건 중 유전적 요인을 크게 본다. 즉 ‘선천품부先天稟賦’라 하여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장腎臟의 정기가 강하게 태어난 사람이 장수한다는 것. 정지천 박사는 “우리 몸의 정기는 음기와 양기로 구성되는데 이 근본이 신장이므로, 다른 장부는 신장으로부터 음기와 양기를 공급받아야 제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신장은 특히 콩팥뿐만 아니라 비뇨생식기 전부와 각종 호르몬을 모두 합한 개념이다. 호르몬이 인체의 모든 생리작용에 관여하고 있듯이 신장은 인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므로 ‘선천의 근본’이 된다. 따라서 선천품부를 강하게 타고난 사람은 두뇌가 총명하고 골격이 튼튼하며 허리가 강하고 모발이 검고 무성하며 수염도 많은 특징을 보인다.

한방의 장수 비결 ② 마음 다스리기, 끊임없이 움직이기, 적게 먹기

정지천 교수는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무병장수를 위한 양생의 첫 번째”라고 말한다. 퇴계 이황 집안의 활인심방, 고산 윤선도 집안의 음악, 미수 허목 집안의 18훈계, 백사 이항복 집안의 유머 등이 모두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질병을 예방했다고 한다.

또 “노년기에 들어서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수한 선비들을 보면 유배를 가서도 학문에 열중하고 제자를 양성하면서 저술을 계속했다.

그렇다면 소식에 관한 견해는 어떨까? 정치천 교수 역시 “절식節食하는 것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실학자인 성호 이익 선생도 소식하며 83세까지 장수했을 정도로 소식은 예로부터 건강 장수를 위한 가장 근본적이면서 쉽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정지천 교수는 “소식은 식사를 자주 하되 70~80% 정도로 적게 먹고, 밥은 적게 먹되 반찬은 많이 먹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배가 고프면 식사를 하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라고 했다.”고 설명한다.

한방의 장수 비결 ③ 깨끗한 환경, 운동, 강한 정신력

위에 열거한 비결 외에도 사람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엇이 있을까?

정지천 교수는 우선 환경을 꼽는다. 그는 “조선시대에 귀양을 다녀온 선비들 중에 장수한 사람이 많았던 것을 보면 유배지의 환경이 건강에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직생활과 극심한 당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심신을 편안케 하고, 맑은 공기와 소박한 음식, 매일같이 산책을 하며 유유자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늘 걸어 다녔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운동량이 많았다.

또 하나! 정지천 교수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수하는 데는 강한 정신력도 필요하다.”며 “장수한 선비들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기氣’가 강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암 송시열, 고산 윤선도, 미수 허목 모두 엄청난 기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백사 이항복,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역시 대단한 정신력과 집념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한방의 장수비결 ④ 체질에 따라 음식을 먹는다

정지천 교수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체질에 따라 달리 먹어야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음인陰人은 몸이 냉하며 추위를 많이 탄다. 또 소화력이 약하고 식사량이 적으면서 설사를 잘 하는 편이다. 따라서 이런 체질은 평소 찹쌀, 쑥, 부추, 생강, 마늘, 부추, 인삼, 닭고기 등 따뜻한 성질을 가진 음식이 어울린다.

그런 반면 양인陽人은 몸에 열이 많아 더위를 많이 타고 소화력이 강하다. 또 식사량이 많으면서 대변이 굳은 편이므로 메밀, 조, 더덕, 구기자, 고사리, 미나리, 표고버섯, 돼지고기, 녹차 등 차가운 성질을 가진 음식이 어울린다. 물론 음인과 양인의 중간인 음양화평지인陰陽和平之人은 그야말로 음양의 균형이 맞는 가장 이상적인 체질로서 어느 음식을 먹어도 괜찮으며,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따라서 장수를 원하면 자신의 체질적 특성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정지천 교수는 서울동국한방병원 병원장과 강남한방병원 병원장, 동국대 서울캠퍼스 보건소장, 대한한방내과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KBS1라디오 건강플러스 ‘조상들의 건강법’을 비롯하여 여러 라디오 방송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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