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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백수오 파동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2015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휴식호 50p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백수오가 터졌다. 갱년기 우울증에 특효약처럼 팔려나갔던 백수오! 이런 백수오 파동은 천박한 자본주의의 단면을 나타내는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조작이나 사건은 특정 계층의 묘한 심리적인 요소와 육체적인 요인을 자극하여 구매로 이어지게 한다. 마치 그것을 먹으면 갱년기 우울증이 사라질 것 같은….

폐경, 갱년기 등은 여성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기다. 죽음의 기억이라고 불리는 갱년기 우울증과 불면증, 그리고 다양한 신체 증상들…. 이런 증상들은 순식간에 삶을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린다. 이 같은 갱년기장애,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갱년기 우울증, 콩·석류가 백수오보다 좋다

지금까지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대표적인 식품을 말하라고 하면 석류와 콩을 꼽았다. 최근에 백수오라는 건강기능성식품이 등장하면서 판세는 백수오로 완전히 기울었다. 홈쇼핑 등의 무차별적인 마케팅으로 단숨에 백수오는 갱년기 우울증을 잡는 마법의 약처럼 군림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기능성식품이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로 밝혀지면서 큰 소란이 일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90% 정도가 모양이 비슷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라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더불어 이엽우피소의 유독성 논란이 또 하나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 백수오는 어떨까? 진짜 백수오라면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그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대한가정의학회 산하 근거중심의학위원회에서는 가짜 백수오뿐만 아니라 진짜 백수오 역시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임상시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

2003년 한국생물공학회지에서는 백수오복합추출물(백수오·속단·마른생강·당귀·칼슘)인 천연여성호르몬 대체제를 3개월간 투여한 결과,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런 형태의 임상시험은 흔하지 않다. 천연물, 혹은 천연물질을 가지고 임상시험을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시스템상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임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시스템도 없을 뿐더러 거액의 재정지원을 해줄 곳이 없고 또한 임상시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성공에 따른 보상이 없거나 미미해 경제적 실익이 없다.

그래서 백수오와 같은 천연물, 혹은 물질 등에 관한 것에는 학술적인 연구결과만 있을 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연구결과는 적거나 없을 수밖에 없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에 주목하라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체내에 유입되면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구조적, 기능적 성질이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폐경기 여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 예를 들어 안면홍조, 뼈 건강 약화, 심혈관계 질환, 방광과 요도의 문제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종류로는 콩(대두)에 함유된 이소플라본, 포도·딸기·키위 등 대부분의 과일과 케일·아욱·브로콜리 등의 채소에 다양한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돼 있다. 아마씨에 들어 있는 대표적인 물질인 리그난도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며 참깨나 바다풀, 곡류의 껍질에도 약간 들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식물에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발견할 수 있으며, 상차림에서 이러한 식품을 충분히 올린다면 여성호르몬으로 발생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봇물’, 그 결과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유 건강식품은 100여 가지가 된다. 백수오도 이 중의 하나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갱년기 여성의 주 증상인 안면홍조나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되며 부작용은 전혀 없다고 홍보한다.

이러한 결과 매년 식물성 에스트로겐 관련 제품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수입산 제품이 많은데 오래 전부터 미국이나 캐나다 등 외국에서는 상업적으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고농도로 추출, 정제한 제품이 많이 공급되고 있다.

그런데 백수오 파동으로 이러한 제품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 예를 들어 의료집단에서는 이러한 건강식품, 혹은 건강기능성식품에 대한 극단적 비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호르몬 요법을 권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요법을 할 때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관련 제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과도하게 광고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지만 이런 제품은 그 효과가 증명된 것이 아니니 섭취하지 말라고 주장하면서 호르몬 치료를 권유하는 것도 부적합한 것은 마찬가지다.

호르몬 치료는 유방암, 치매, 인지장애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선의 방법은 균형 잡힌 밥상~

우리는 쉽고 간단하게, 그리고 빨리 효과를 기대하면서 건강기능성식품을 선택하게 된다. 해당 기능성식품의 홍보 및 광고 내용을 듣다 보면 ‘저것만 먹으면 내 불편한 증상이 치유될 거야.’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때가 많다. 심리적 상황을 적절히 파악하여 마케팅에 반영한 결과다.

우리 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함께 흘러간다. 그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늦추거나 느리게 하는 방법은 내 마음과 밥상, 그리고 적절한 활동이다. 몇 가지 건강기능성식품이나 약으로는 이러한 흐름을 막을 수 없다. 여기 소개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효과적인 공급을 위한 상차림을 실천해보자.

● 현미잡곡밥, 참깨, 해초류(바다풀)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리그난의 전구물질이 풍부하다.

● 콩 볶음, 된장, 간장, 두부, 두유, 감자, 옥수수, 땅콩 등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 아욱, 브로콜리, 케일, 마늘 등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 간식과 후식으로 포도, 키위, 자두 등 과일과 녹차 :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이상의 상차림을 일상화한다면 갱년기 증상인 안면홍조, 우울증, 뼈 건강 약화 등의 증상은 경험하지 않을 것이다. 건강은 일상에서 찾는 것이 맞고 건강기능성식품이나 약으로는 찾을 수 없다. 이들 식품이나 약은 부분적으로, 순간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그것뿐이다. 먹어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밥상뿐이니 어떤 상차림으로 일상을 즐길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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