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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비법]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 신용카드의 두 얼굴

2015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휴식호 158p

【건강다이제스트 | 더코칭&컴퍼니(The Coaching & Company) 우용표 대표】

신용카드는 고마운 존재다. 지갑에 돈을 넣지 않아도 되니 잃어버릴 염려를 안 해도 된다. 그리고 큰 금액을 나누어서 지불할 수 있게 해주고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서비스’를 해주기도 한다. 심지어 신용카드를 쓰면 소득공제를 해줘서 세금도 줄일 수 있다. 땡큐, 신용카드!

그러나 신용카드는 미운 존재이기도 하다. 여력이 없어도 할부로 갚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과소비를 일으키도록 하고 월급을 받으면 신용카드 회사에 갚아나가느라고 남는 돈도 별로 없게 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잘 쓰면 약이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 과연 우리는 신용카드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신용카드를 지갑에서 꺼내기 전에, 또는 휴대폰에서 신용카드 앱을 실행시키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도록 하자.

1 신용카드로는 ‘투자’를 할 수 없다

신용카드로는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것,신용카드의 본질을 나타낸다. 주식투자? 적립식 펀드투자? 신용카드로 할 수 없다. 은행에 내야 할 대출이자를 신용카드로 낼 수 있을까? 아니다. 즉 신용카드는 ‘투자’가 아닌 ‘소비’를 위한 수단인 것이다.

여기서 투자와 소비에 대해 구분해 보자. 투자는 지금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지만 앞으로 더 큰 금액이 나한테 돌아올 것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반면 소비는 지금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면 앞으로 그 돈이 나한테 돌아온다는 기대를 할 수 없는 것이다. 투자와 소비는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주식을 사거나 펀드에 투자하면 그 돈은 많아지거나 혹은 적어지거나 하는 문제는 있지만 반드시 앞으로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그런데 옷을 사고 커피를 마시는 것은 결코 돈이 돌아오지 않는다.

재테크에 있어서 ‘신용카드’는 철저하게 마이너스 항목이라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신용카드의 소득공제 효과? 미미하다

혹시 신용카드는 소득공제가 되기 때문에 재테크에 있어 플러스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신용카드의 소득공제 혜택을 계산해보면 그리 크지 않다. 차라리 소비 금액을 줄이는 것이 재테크에 있어 훨씬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아래의 표를 보자.

연봉 2000만 원인 사람이 소득의 절반인 1000만 원을 신용카드로 소비했을 때 돌려받게 되는 세금은 대략 7만 원 정도가 된다. 혹시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한다면 아주 약간 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는 하다(공제해주는 비율이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는 30%).

하지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나 소득공제 측면에서는 혜택이 미미하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현금영수증 발급을 위해 열심히 휴대전화 번호를 불러주는 노력, 재테크를 위해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강력한 재테크의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3 무이자는 공짜가 아니다

전자제품 매장이나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구! “OO카드 3개월 무이자” 언뜻 생각하면 상당히 혜택이 큰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바다의 악한 요정 ‘사이렌’이 치명적인 유혹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3개월 무이자’라는 말은 나도 모르게 지갑을 꺼내 망설이던 구매를 하게 한다.

그런데 무이자의 뜻을 잘 살펴보면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즉 그 혜택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무이자라는 말은 쉽게 풀어보면 “원래는 할부로 결제하면 기간에 따라 연 20~30% 정도의 이자가 붙는데 그걸 안 받겠습니다. 고객님”이라는 뜻이다. 무언가 내야 하는 돈을 안 내도록 해주는 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지만 ‘무이자할부’는 결국 물건 값을 깎아주는 것이 아니다. 물건을 사는 데 필요한 수수료가 아껴진다는 것이다.

무이자는 공짜가 아니다. 물건을 사는 데 필요한 비용만 아껴질 뿐이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100일간 이자면제’라고 광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원금을 깎아준다는 것이 아닌 것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 3개월간 무이자 할부로 투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카드로 무엇인가를 산다는 것은 투자가 아닌 소비라는 것을. 그리고 다시 나에게 돌아오지 못할 돈을 떠나보낸다는 것을.

4 그래도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대중교통비는 가급적으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좋다. 별도로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왕 지출할 교통비라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는 금액도 별도로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근처에 전통시장, 재래시장이 있다면 가급적 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하자(물론 재래시장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려면 상당히 얼굴이 두꺼워야 한다. 왜 신용카드를 내미냐는 눈을 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남는다고…’라는 멘트도 항상 딸려나오고 말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신용카드의 서비스가 발달해서 결제와 동시에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비행기 마일리지를 적립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부가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카드가 많이 나오고 있다. 꼭 소비되어야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부가서비스가 좋은 신용카드를 통해 추가적인 혜택을 얻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뱀의 독은 사람을 해하기도 하지만 약으로 쓰이기도 한다. 부디 재테크에 있어 신용카드를 약처럼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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