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김경성】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심장병 위험이 3배나 높고 조기사망 위험도 2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8년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조사대상 유방암 환자의 84%가 비타민 D 결핍 상태였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조사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88.2%가 비타민 D 결핍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타민 D 수치가 세계 최하위인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건강을 위해 비타민 D, 왜 꼭 필요한 걸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나 눈에 좋다는 비타민 A는 잘 알고 있지만 비타민 D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하다. 평소에 근력저하, 다리가 무거워진 느낌, 만성적인 근골격 통증, 잦은 피로감과 감염증, 그리고 우울감을 느꼈거나, 머리에서 땀이 유난히 많이 난다면 비타민 D 결핍일 수 있다.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높여 뼈를 건강하게 하는 역할과 세포의 정상적인 사멸(세포자연사-apoptosis)을 도우며, 부족할 경우에는 뼈엉성증(골다공증)은 물론 여러 종류의 암, 심장병, 당뇨병, 다발성 경화증, 인지능력 감소뿐만 아니라 구루병(뼈가 휘는), 불안증, 우울증, 치매 등 만성질환과 생명에 위협을 주는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식물에 많이 포함된 비타민 D2와 동물성 식품에 많이 포함된 비타민 D3의 2종류가 있다. 사람에게는 비타민 D3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밝혀져 있다.
비타민 D3는 일명 ‘햇빛 비타민’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피부를 직사광선에 노출할 경우 체내에서 생성되는 비타민이기 때문이다.
다만 비타민 D는 직사광선을 받아야만 체내에서 생성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내 활동을 많이 하고 야외 활동 시 자외선 차단제 등을 발라 피부 노출을 피하기 때문에 비타민 D가 충분히 생성되지 않는다.
노인들은 충분한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자외선 B가 젊은 사람들의 4배가량 더 필요하며, 피부색이 어두울 경우 햇빛에 의한 비타민 D 생성은 현저하게 낮아진다. 북위 35도 이상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충분한 양의 자외선 B가 지상에 도달하지 못해 비타민 D 합성이 어렵다.
참고로 비타민 D를 생성해주는 자외선 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리창을 통해서 쬐는 햇빛은 비타민 D 생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자외선 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하여 노화, 탈색, 주름을 유발하고 자외선 B와 C는 화상, 주름, 노화 그리고 피부암을 유발한다.
과거 비타민 D 결핍은 골다공증의 주된 원인으로만 알려졌었으나 최근 들어 고혈압, 당뇨병, 암, 심혈관 질환, 류머티스 관절염, 비만, 파킨슨병, 치매 등 다양한 질병 연관성에 대해 밝혀지고 있다.
비타민 D 부족하면 치매 위험 급상승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학 의대 데이비드 J. 레웰린 교수팀은 치매와 심혈관질환, 뇌졸중 병력이 없는 65세 이상 남녀 1600여 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진행된 심혈관 건강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치매 위험이 최고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가 다소 부족한 노인은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53%, 많이 부족한 노인은 12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위험은 비타민 D가 조금 부족한 경우 69%, 상당히 부족한 경우는 122%까지 높아졌다.
레웰린 교수는 “비타민 D 부족과 치매 사이에 이처럼 강력한 연관성이 나타난데 놀랐다.”면서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비타민 D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뇌신경세포로부터 제거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비타민 D가 감소되면 특정 신경수용체(NMDA수용체)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신경독성을 유발하여 기억력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생기는 문제들
경희대병원에서 정형외과 입원 환자 1209명의 근골격계 환자를 조사한 결과 환자의 91%가 비타민 D 결핍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뼈가 더 약화되고 근육량이 줄어들게 되며, 근골격계 질환자의 통증은 더 악화가 된다.
영국 사우스햄턴대학교 연구진은 676명의 출산 여성들을 상대로 진행한 실험에서 충분한 비타민 D를 섭취한 임신부가 강한 근육의 아이를 출산하는 것으로 밝혔으며, 미국 존스홉킨스 아동센터 연구진은 1만 명 이상 어린이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 D 수치가 부족한 아이는 빈혈 위험도 높다고 <소화과 저널> 에서 밝혔다.
또한 비타민 D 부족이 관상동맥 협착의 위험을 3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관상동맥 협착은 심장에 산소를 포함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는 심장질환으로 심근경색, 심장마비의 원인이 된다.
면역력과 비타민 D
비타민 D는 외부 병원체의 인식과 면역 반응을 조정하는 D세포와 T세포에 작용하여 부족시 T세포 매개 면역에 장애를 초래한다. 특히나 성장기 아이들의 면역력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Science지. 2006;311:1770-3. Liu Ptet al.).
암과 비타민 D
여러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 D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신장암, 난소암, 방광암, 식도암 그리고 췌장암과 같은 여러 가지 암 발생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활성화된 비타민 D가 암 발생을 억제하고 세포의 돌연변이를 회복시키며, 암세포가 생성되었더라도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는 비타민 D가 충분한 상황에서 세포자멸사 과정에 의해 더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활성 비타민 D는 암세포가 스스로 혈관을 만드는 과정을 방해하여 마구 자라나는 세포들을 고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비타민 D 결핍증 환자가 최근 5년간 9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얼마 전 발표에 이어 비타민 D가 부족할 경우 골다공증은 물론 비만, 성장, 면역력 등에도 영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타민 D 결핍은 실내에서만 생활해 햇빛을 충분히 쬐지 않거나 비타민 D가 함유된 연어, 참치, 고등어 등 생선과 간, 달걀, 치즈, 버섯과 같은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임산부들은 야외활동량이 적어 비타민 D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하게 직사광선을 꾸준히 쬐거나 비타민 D가 함유된 식품의 섭취 그리고 좋은 비타민 D3 보충제 섭취를 통해 1일 400~800iu 섭취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