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도움말 |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금연을 하게 되면 수명이 늘고 건강이 좋아지는 등 각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금연하고 있다고 마냥 안심하는 것은 금물. 금연을 하게 되면 살이 증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금연 후 체중 증가는 금연의 효과를 100% 누리지 못하게 한다는 데…. 금연 후 비만 예방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금연의 효과!
담배를 피는 사람들은 금방 티가 난다. 입과 온몸에서 풍겨 나오는 악취와 맑지 않은 피부색, 목소리에 섞여 나오는 가래 끓는 소리……. 아마도 담배는 피우는 것이 아니라 찌드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담배는 인체에 백해무익하다. 담배는 각종 암의 원인이 되며, 즐겁고 건강한 삶을 위협한다. 따라서 담배를 끊으면 우리는 각종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암 발생률이 감소한다거나, 즐겁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다거나 하는 등 말이다.
금연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는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는 “금연을 하게 되면 수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금연하면 좋은 점>
-1주일 이내에 얻을 수 있는 금연 효과-
1. 입안이 깨끗해지고 악취가 없어진다.
2. 몸에서 나던 퀴퀴한 냄새가 없어져 상쾌하고, 대인관계가 즐거워진다.
3. 운동할 때 숨이 차지 않고 편안하다.
4. 피부가 밝고 투명해져 화장이 잘 받는다.
5. 불편하고 지저분하던 가래나 기침이 없어진다.
6. 정신이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진다.-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금연 효과 –
1. 가족, 친구, 주위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2. 부부관계가 좋아진다.
3. 자녀 교육에 있어서 좋은 본이 될 수 있다.
4. 집안과 차안이 깨끗해지고 퀴퀴한 냄새가 없어진다.
5. 직장에서 흡연구역을 찾아다니거나 담배를 들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
6. 담뱃값을 모으면 하고 싶은 일에 쓸 돈의 여유가 생긴다.
7. 흡연과 관련된 각종 암에 걸릴 가능성이 감소한다.
8. 질병에 의한 고통은 물론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
9. 건강해지고 노화를 방지하며, 수명을 10년 이상 연장시킬 수 있다.
금연 후 체중 증가! 왜?
금연을 하게 되면 위에서 언급한 각종 좋은 효과들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 하나! ‘체중 증가’를 경계하는 것이다.
금연을 하면 평균 체중이 5kg 정도 증가하게 된다고 한다. 이 중 10%는 11kg 이상 증가하기도 한다.
이처럼 체중이 많이 늘어나는 사람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많이 피우던 사람 ▶나이가 젊은 사람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사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금연 후에 체중이 더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금연 후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금단증상 때문이다. 담배를 피지 않게 되면 입이 심심하고 손이 허전해진다. 담배를 꺼내 손에 쥐고 불을 붙이고 피우는 행위 자체에도 중독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무엇인가 손에 쥐고 씹을 것, 마실 것, 먹을 것을 찾게 된다.
게다가 미각이 되살아나는 것도 체중 증가에 한몫 한다. 그동안 죽어있던 미각이 다시 살아나면서, 담배 피는 동안 잘 느끼지 못했던 맛들이 새록새록 느껴지는 것이다. 때문에 별 생각 없이 허전한 입과 손을 달래려고 먹은 모든 음식들이 환상적인 맛을 갖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신체 현상들은 금연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먹을 것을 찾게 만들고, 종국에는 어마어마한 체중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유선미 교수는 “이외에도 금연 후에는 기초대사량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금단 증상을 먹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면 금연 후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습니다. 활동량을 늘리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체중 늘면 효과 100% 못 누려
이와 같은 이유로 체중이 늘게 되면 금연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실제로 금연을 하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폐기능이 회복된다.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원인 중 하나인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들기도 한다. 또한 고지혈증이 회복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살이 찌면 이러한 건강회복 효과가 줄어든다. 폐기능 회복의 경우 남성은 40%, 여성은 20% 가량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슐린 저항성 감소와 고지혈증 회복 효과는 상쇄되어 버린다. 이는 금연 후에 늘어나는 체중은 주로 지방 증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결심해서 힘들게 금연을 하는데 체중 때문에 손해를 본다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유선미 교수는 “금연 후 체중이 늘더라도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다시 담배를 피우더라도 체중은 원상복귀 하지 않고, 오히려 복부비만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하고 “어느 정도 체중 증가를 예상하고, 금연에 성공한 의지로 체중조절에도 도전해 꼭 성공하십시오.”라고 격려한다.
금연 후 체증 증가 예방하는 실속 요령
첫째, 금단증상을 조절한다.
니코틴에 의한 금단증상을 다스려 허전함을 달래도록 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니코틴 패치나 껌 또는 사탕을 활용하면 체중 증가를 예방할 수 있다.
니코틴 패치는 금연 시작 날 아침에 붙이고, 매일 한 장씩 털이 나지 않은 부위에 붙이는 부위를 바꾸면서 붙인다. 니코틴 껌은 특유의 매운 맛이 나면 잇몸과 뺨 사이에 물고 있도록 한다. 그래야 구강점막을 통해 니코틴이 흡수된다.
둘째, 먹는 것을 조절한다.
단 것이 먹고 싶을 때에는 사탕이나 초콜릿보다 단맛이 나는 신선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뭔가 씹고 싶을 때에는 오이나 당근 등으로 입을 달래거나, 니코틴 껌을 사용하도록 한다. 음료수나 커피 또는 술이 마시고 싶을 때는 아쉽지만 물과 녹차 등으로 달래보자. 커피나 술 등 자극성 있는 음식은 입맛을 자극하고 담배 생각이 나게 하므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운동을 시작한다.
금연 시도 시 반드시 해야 할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을 하는 동안은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운동은 금연의 이점, 즉 폐활량이 좋아졌다거나 하는 등의 장점을 더 확실히 체험할 수 있고, 금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효과까지 있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금연 후 체중 증가가 적거나 없다. 하루 30분 이상 주 3∼5회 정도 걷기, 등산, 자전거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