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양미경 기자】
【도움말 | CNP 차앤박 양정은 원장】
“피부 타입 맞게 행해야 부작용 줄인다”
햇빛에 그을려 다갈색으로 빛나는 피부는 여름을 장식한다. 우유 빛 흰 피부는 여름이 오면 다갈색 피부에게 아름다움의 자리를 내주고 다음 계절을 기다린다. 그러나 ‘다갈색’의 아름다움은 이제 여름만의 특권이 아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태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건강하고 날씬해 보인다는 이유로 기계 태닝을 하거나 일조량이 짧은 계절에도 태닝을 용이하게 하는 제품을 바르기도 한다. 그러나 ‘다갈색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런 행위들은 피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자외선이 피부 깊숙이 침투하는 계절. 피부에 해를 끼치지 않는 올바른 태닝 방법을 알아본다.
인류는 여러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지만 그 중 가장 손쉬운 구별 법이 피부색에 따른 분류이다. 백인, 황인, 흑인.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들은 크레용 상자에 ‘살색’을 챙겨 다녔다. 그리고 사람을 색칠할 때는 어김없이 ‘살색’의 크레용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살색은 어느 순간 머리 깊숙이 우리의 피부색과 같은 색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살색’은 백인들의 피부색 이었고 우리의 기준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살색’이 ‘우리의 살색’이 아니던 순간부터 ‘흰 피부’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하나의 조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들은 ‘다갈색 피부’의 건강함과 가시적인 몸매 수축효과에 열광한다. 그러나 ‘다갈색 피부’ 역시 우리의 피부색이 아니기에 우리들은 인위적으로 살을 태우고 약품을 바르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건강미는 모순적이게도 우리의 피부를 앓게 만든다.
“언제부턴가 다갈색으로 그을린 피부가 섹시해 보이고 날씬해 보인다는 이유로 계절에 관계없이 태닝을 하는 젊은 여성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태닝은 기미, 주근깨, 잡티를 생기게 하고 피부 조기노화를 촉진시켜 피부미용에 최대의 천적이라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차앤박 피부과 양정은 원장은 강조한다.
만성적 자외선 노출은 피부암 유발
태양광선의 소중한 존재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태양광선은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래서 공상과학 소설이나 음울한 미래를 말하는 디스토피아 작품 속에서는 오존층이 파괴되어 피부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끔찍한 모습들이 묘사되기도 한다.
양정은 원장은 “태양광선에 많이 노출된 피부는 노화를 일으키고 광과민성 질환이나 피부암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자외선은 자외선 A, B, C로 분류되는데, 자외선 C는 오존층에 의해 제거되지만 자외선 A와 B는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라며 “이들은 피부에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기미, 주근깨, 점, 잡티 등을 생겨나게 할 뿐만 아니라 만성적으로 노출될 때는 피부암이 발생될 수 있고 자외선 A는 진피의 탄력섬유와 교원섬유의 변성을 야기시켜 피부노화를 촉진합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햇빛에 노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도적으로 살을 태우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염색약이 아무리 건강과 머리 결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머리를 물들이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다갈색 미인’을 꿈꾸는 이들은 쉽사리 그 빛깔을 포기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자외선 A(UVA) 파장을 이용해 즉시 색소 침착을 유도하는 기계를 이용한 인공 태닝술이 성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일광화상이나 일광알러지, 광노화를 일으키므로 피부에 안전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태닝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최소화 하면서도 원하는 피부색을 얻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피부타입에 따른 올바른 태닝 요령
일반적으로 피부의 타입은 6가지로 분류된다.(표1참조)
(태양광선에 노출되지 않은 피부에 45∼60분간 일광을 쪼인 후 나타나는 피부반응)
우리 나라 사람의 경우 주로 3∼5형의 피부타입에 속하지만 동양인이라도 피부형이 흰 경우 화상을 입기 쉽다. 따라서 태닝 전, 후에 적절한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태닝을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태닝 제품의 선택이다. 태닝 제품에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있어 함유 정도에 따라 태우고 나서의 피부색이 결정된다. 주로 SPF 3∼15 사이가 알맞지만 피부가 민감한 경우에는 SPF 20 정도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선탠을 시작하는 첫날은 비교적 지수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고 점차적으로 지수를 낮춰 가는 것이 좋다.
또한 태닝 후 얼룩이 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두 주일 전부터 무릎, 팔꿈치를 비롯한 피부의 각질을 제거해 주고, 보습로션을 전신에 충분히 발라 주어 태닝으로 인한 수분손실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일단 태닝을 시작하면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한 단계, 한 단계 조금씩 진전시키는 것이 좋다. 자외선이 강렬한 11시부터 2시 사이를 피하거나 그늘의 반사광을 이용하여 첫날은 10분, 둘째 날은 20분 정도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간다. 하지만 태닝 시 얼굴은 제외하는 것이 좋다. 기미, 주근깨 등의 피부 트러블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으므로 얼굴과 목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준다.
올바른 태닝을 위해 그밖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1, 2시간마다 물기를 제거하고 태닝 제품을 균일하게 덧발라주어야 하며, 물에 들어가는 것을 피해 얼룩이 남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피부를 예쁘게 태우기 위해서는 프라이팬의 음식을 익힐 때처럼 전신을 골고루 광선에 노출시켜야 한다.
윤기 나는 다갈색 피부는 관리가 중요
공을 들여 자신이 원하는 정도로 태닝을 했다고 하더라도 관리가 안된다면 푸석푸석한 피부껍질만을 흩날릴 수도 있다. 태닝은 빨래를 건조시키듯 햇빛에 피부를 말린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습기를 충분히 보충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습기가 제거된 피부는 쉽게 자극을 받을 수 있으므로 화끈거리는 부위에 찬물이나 찬 우유로 냉찜질한 후 냉장고에서 차게 한 무알콜 화장수를 화장 솜에 듬뿍 묻혀 얹어둔다.
“건조해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물과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비타민 C가 많은 과일들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을 방지하고 피부재생에 도움이 됩니다. 태닝 후의 피부는 예민하므로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꽉 끼는 속옷을 피하고 자극적인 팩과 마사지는 금물이므로 보습로션을 듬뿍 바르고 가볍게 두드려 주는 것으로 대신해야 합니다. 또한 찬물로 샤워하되 부드러운 스펀지로 닦고 자극적인 세제나 스크럽제는 피해야 합니다. 비누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부건조를 악화시키므로 이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양정은 원장은 당부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전, 사후 관리를 충분히 한다고 하더라도 태닝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사람도 있다. 사실 아무리 건강한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도 태닝은 긍정적이지 않지만, 특히 태양 광선에 의해 악화되는 홍반성 낭창(루프스), 단순포진,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 광선 접촉 피부염 등이 있거나 앓았던 적이 있던 사람은 절대 태닝을 해서는 안 되고 광선 알러지가 있는 피부의 경우는 태양광선과 접촉된 시간이 적더라도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 두드러기나 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다.
그리고 얼굴에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이 있는 사람은 더욱 더 태닝을 피해야 한다.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면서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이 더욱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약물 복용 중인 경우나 피임약 복용 중에도 신중해야 한다. 복용 중인 약물로 인해 광알러지 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에 노출된 후 피부가 가렵고 따끔거리는 일광 과민성 피부염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항생제, 이뇨제, 혈압 강화제 등의 약물 복용후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더 발생빈도가 높다. 그러므로 위의 약물 복용 시에는 태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향수도 광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선탠 전에는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