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양미경 기자】
【도움말 | OSS정형외과 옹상석 원장】
발은 항상 어딘가에 숨거나 가려져서 존재한다.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발은 우리의 몸을 지탱하고, ‘제 2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혈액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으면 멀어진다 했던가. 발은 우리 신체 부위에서 가장 등한시되는 부위 중 하나이다. 발을 보호하고자 고안해낸 신발조차 주객전도(主客顚倒)라 불릴 만큼 신발 자체의 모양만 중요시할 뿐 정작 발에 미치는 영향은 쉽게 간과하고 마는 우리들이다.
이렇게 비운의 운명을 타고난 발이 자신의 모습을 어디에서고 드러낼 수 있는 때가 바로 여름이다. 그러나 발은 제 모습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여름에도 괴롭다. 통증에서부터 변형까지, 자신을 옥죄는 샌들에 짓눌려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괴로움에 시달리는 발은 건강을 잃고, 결국엔 흉한 모습으로 뒤틀리기도 한다. 샌들의 아름다움에 도취되기 전에 발 건강도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샌들 사이로 살포시 드러난 발의 모습… 여름이 되면 발은 색색의 매니큐어로 칠해지기도 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장신구로 치장되기도 한다. 늘 양말이나 신발 속에서 땀을 흘리며 제 할 일만을 묵묵히 해온 발에게 여름만은 화려한 시절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은 발에게 또 하나의 시련의 계절일 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발은 그러한 아름다움보다는 홀가분한 편안함을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중 하나인 샌들은 시원하고 예쁘기는 하지만 발 건강에는 좋지 않다. 개방된 디자인 탓에 끈과 끈으로만 매달려 있는 디자인은 발의 입장에서는 걸을 때마다 항상 긴장을 주고 더욱 많은 수고를 안겨주는 애물단지이다.
“발은 비교적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하중을 버텨야만 하는 기관입니다. 보통 걸을 때는 체중의 3배, 뛸 때는 체중의 10배 가량의 하중을 버텨야 하고 1km를 걸을 때마다 약 16톤의 무게를 지탱해야만 합니다.”라고 OSS정형외과의 옹상석 원장은 말한다.
그리고 “발은 생각보다는 상당히 복잡하고 섬세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발은 약 26개의 수많은 뼈와 관절과 인대, 신경, 혈관이 복잡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고 인체에서 유일하게 지면과 접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중 하나라도 고장나면 발에 통증은 물론 걸음걸이에 이상이 생깁니다. 걸음걸이에 이상이 생기면 자세가 변하고 또한 이것이 무릎, 고관절, 허리, 목 등에 무리가 오게되어 통증과 부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라고 옹상석 원장은 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굽 높이, 앞 코 모양, 밑창 고려 후 선택
샌들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발이 얼마나 편안한가이다. 그렇지만 유행하는 샌들의 디자인은 얇은 밴드로만 이루어져 발의 앞부분만을 살짝 걸치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발이 불편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유행하는 예쁜 디자인의 샌들을 구입하고 싶다면 굽 높이를 ½∼¾인치 정도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발을 잡아주는 부분이 적은 디자인은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에 지나친 부담을 줄 수 있는 데다 거기다 굽까지 높으면 앞 발바닥에 더욱 많은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옹상석 원장은 “굽이 높은 신발은 엄지발가락 기형, 굳은살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허리, 어깨, 목뒤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뒷 굽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우리 몸의 무게중심은 땅에서부터 멀어져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즉 우리 몸은 불안정해지고 넘어지지 않게 중심을 잡기 위해서 온몸의 근육들을 긴장시키게 됩니다.”고 말하며 “앞 굽과 뒷 굽의 높이 차이가 심한 신발일수록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허리를 뒤로 젖히게 되어 요추전만증 (허리등뼈가 마치 임산부처럼 앞으로 튀어나오며 구부러진 것)을 일으키기도 합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높은 굽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낮은 굽과 높은 굽을 번갈아 신고, 하루 중에 몇 시간 정도는 슬리퍼를 신어서 발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굽은 높지만 앞 뒤 높이 차이가 없는 통굽 샌들의 경우도 문제가 된다. 통굽 샌들은 전체적으로 밑창이 두껍고 둥글게 설계되어 있어서 보행할 때 발을 구성하고 있는 수십 개의 뼈와 관절의 유기적 관계를 파괴한다. 즉 통굽 샌들은 발의 관절의 움직임이 감소하게 되어 발 자체는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전신 피로와 통증, 발목 염좌 등을 유발할 수가 있다.
뮬(앞은 막히고 뒤가 트인 디자인)의 경우는 앞코의 모양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앞코가 뾰족한 디자인은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져 변형된 상태)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발가락이 충분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형태를 선택하면 좋다.
사이즈 맞지 않는 샌들, 발 질환의 주요인
신발을 선택할 때는 가장 안 좋은 것은 자기 발보다 작은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다. 작은 신발을 착용하면 통증을 느낄 뿐만 아니라 여러 발 질환까지 유발하기 때문이다.
“신발 사이즈를 선택할 땐 길이와 볼 모두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발의 볼이 넓은 사람이 좁은 신발을 신게 되면, 무지외반증과 지간신경종(발 앞부분 통증)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신발을 구입할 당시, 발 프린트의 형태와 신발의 바닥 형태를 비교해 보면 보다 잘 맞는 신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고 옹상석 원장은 이야기한다.
큰 샌들 역시 발 건강에는 좋지 않다. 보행 시 엄지발가락의 뿌리관절에 해당되는 부위가 구부러지게 되어있는데, 발 길이에 비해서 신발이 클 경우 신발의 구부러지는 위치가 엄지발가락 중간에 위치하게 되어, 엄지발가락에 무리가 가게 되기 때문이다.
또 걸을 때마다 엄지발가락 끝에 힘을 주게 되어, 엄지발가락 바닥 쪽에는 굳은살과 티눈이 생길 수 있고, 엄지발가락 뿌리관절이 굳어지는 등 발가락 변형의 원인이 된다.
발의 크기와 폭을 고려해 샌들을 선택한 후에는 밑창도 꼼꼼히 따지는 것이 좋다. 즉, 밑창의 재질은 쿠션 기능이 있는 부드러운 소재의 것이 좋고 형태도 앞쪽에서 둥글게 위로 약간 말려 올라간 것이 보행에 도움을 준다.
“발이 변형된 다음에 원상태로 회복시켜 놓는 것은 아주 힘들다.”고 말하는 옹상석 원장의 말처럼 할 수 있다면 유행보다는 발 건강을 먼저 생각하여 샌들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 건강을 잃고 난 다음에는 아무리 예쁜 샌들을 신고 싶어도 흉하게 변형된 모양과 통증으로 디자인은 전혀 고려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고려한 신발들이 선보이고 있으므로 디자인에 우위를 두는 선택보다는 건강과 디자인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현명함을 가져야 할 것이다.
<편집부 정보>
발의 피로 푸는 스스로 지압법
▲ 곤륜혈 문지르기 – 양손 엄지 손가락과 식지 끝부분을 함께 활용하여 양발의 곤륜혈을 20~30회 정도 누르면서 지압한다. 이 지압법 또한 발의 피로를 풀고 발목 관절을 삐었을 때, 혹은 발의 통증을 개선하는 데 좋은 효과가 있다.
▲ 팔풍혈 문지르기 – 엄지 손가락과 식지 끝부분으로 발가락 틈 사이의 팔풍혈을 움켜집으며 문지른다. 이 지압법을 행하면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마비와 붓는 증상도 개선시킨다.
▲ 태충혈 문지르기 – 양손 엄지 손가락과 식지로 양쪽 태충혈을 누르면서 문지른다. 20~30회를 시행한다. 이 지압법을 행하면 발목 부위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발가락에 쥐가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
▲ 발가락 흔들기 – 엄지 손가락과 식지로 발가락 관절을 단단히 쥐고서 안쪽으로,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1~3분간 돌려준다. 이 지압법은 발가락, 발바닥, 발목 등 발 부위의 관절이 붓고 아프며 뻣뻣하게 굳어지는 증상을 개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