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메디오라센터 이성권 원장】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은 화를 냅니다. 동물들의 화는 싸움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체는 이러한 노기怒氣를 통해 신경계와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여 싸우기 위해 몸을 초긴장상태에 돌입시키게 됩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나라의 모든 자원을 전쟁에 투입하듯이 우리 인체도 화를 내면 몸 내부의 모든 신경계와 호르몬시스템, 오장육부의 에너지를 집중 투입시킵니다. 오장육부 중에서도 특히 간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모되므로 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는 양생법이 필요하겠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화를 자주 내면 우리 몸의 자원이 대량으로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고대 의서 <황제내경>에서도 모든 질병은 화를 내는 데서 비롯된다고 하여 화를 내는 것은 기혈 소모뿐 아니라 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기혈 소모로 에너지가 고갈되면 우리 인체는 간의 화기를 사용하며 간에 울혈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따라서 화를 자주 내게 되면 간에 출혈이 생기고, 간의 출혈은 간의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심하면 각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화를 내면 간에서 열이 일어나지만 폐도 열을 받아 잠 못 이루게 하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며, 따라서 불면증의 중요한 원인도 화를 자주 내는 데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를 억지로 참아도 위에 문제를 일으키고, 화병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온순해 보이고 선량해 보이는 사람은 화를 잘 낼 것 같지 않지만 내심으로는 화를 자주 내며 겉으로는 화를 억누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울화병으로 본원을 찾는 환자 중에 그러한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화火는 말 그대로 불기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억누르게 되면 언젠가 폭발할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마음수련을 통해 용서와 이해심을 넓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화를 내면 간에 화기가 발하고, 간에 화기가 성하면 화를 잘 낸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 중 하나가 화를 지배하는 장기인 간을 순화시키는 일입니다. 인체의 각 장기들은 사람의 감정에 따라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장기의 상태에 따라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화를 주관하는 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게 되면 지쳐 있던 간이 생기 넘치는 젊은 간으로 변모하여 몸과 마음이 다 같이 평온해질 것입니다.
<간을 젊게 하는 법>
1. 날숨 호흡으로 몸을 충분히 이완시킨다.
2.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간을 떠올리며 바라본다.
3. 간의 모습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느껴본다.
4. 간의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떤 색깔인지 어떤 촉감인지를 느껴본다.
5. 간이 지치고 병들어 있다면 색깔이 흐릿하거나 벌겋게 보일 수 있을 것이고, 촉감은 차갑거나 뜨겁거나 거칠거칠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내면의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6. 마음의 손으로 간을 정성스럽게 물로 씻어주고, 손을 따뜻하게 비벼서 간 위에 올려 놓는다.
7. 간을 향하여 진심으로 “미안하다” 사과하고, “사랑한다”고 격려해 준다.
8. 손을 올려놓고 15분 이상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반복한다. 치료 효과는 즉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