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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을 이기자] 스스로 당뇨 이기는 ‘인터뷰 치료법’ 해볼까?

2011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연세의대 허갑범 명예교수(허내과 원장)】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이 세상에서 나란 존재는 사막의 모래알처럼 아주 작지만, 내 인생은 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런데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아픈 순간부터 무언가에 의지하기 시작한다. 병원에 의지하고, 약에 의지하고, 몸에 좋다는 소문에 귀를 쫑긋 세운다. 그러나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나듯, 내 병을 치료하는 주인공은 나이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라면 더욱 그렇다. 연세의대 허갑범 명예교수는 “당뇨병은 자신이 발 벗고 나서야 이길 수 있는 병”이라고 강조한다. 약으로 치료하기는 한계가 있고, 나쁜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고 약만 믿고 있다가는 합병증을 낳기 십상이다. 병을 알고 자신을 알아야 이길 수 있는 당뇨병. 당뇨병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스스로 묻고 답하는 인터뷰 치료법을 소개한다.

스스로 묻는 과정이 중요해

부모는 어린 자녀가 이것저것 물어보기를 좋아하면 나중에 공부를 잘할 거라고 기특해한다. 특히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면 더욱 기뻐한다. 무엇이든 허투루 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당뇨병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자꾸 물어봐야 한다. ‘왜 당뇨병에 걸렸으며,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고,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야 똑똑한 당뇨병 환자다.

허갑범 교수는 “똑같이 당뇨라는 병을 앓고 있어도 사람마다 당뇨병의 종류도 다르고, 당뇨병이 온 생활습관도 다르다.”고 설명한다. 자신만의 맞춤 당뇨 조절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당뇨가 몰고 온 건강 위기를 희망으로 바꾸고 싶다면 아래를 주목하자. 맞춤 당뇨 조절을 위해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3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인터뷰 질문1_ 나의 과거를 묻다

당뇨 진단을 받기 전의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허갑범 교수는 “효과적인 혈당 조절을 위해 노력하기로 마음만 먹어도 반은 성공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 자신이 왜 당뇨병에 걸렸고, 어떤 성격을 가진 당뇨병인지 아는 것부터이어야 한다. 보통은 자신이 인슐린 분비는 잘 되지만 인슐린 작용이 잘 안 되는 당뇨병인지, 드물지만 인슐린 분비가 안 돼서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당뇨병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인슐린 분비도 잘 안 되고, 인슐린도 제 역할을 못하는 이중성 당뇨병일 수도 있다.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당뇨병은 대부분 인슐린은 잘 나오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혈당이 올라가는 경우다. 이런 당뇨병은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지나친 음주, 스트레스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당뇨병을 진단받기 전엔 어떤 식습관을 가졌고, 운동은 얼마나 했으며,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허갑범 교수는 “성인이 된 이후의 생활습관뿐 아니라 어린 시절의 영양 상태가 어땠는지 스스로 물어보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까마득한 어린 시절이 지금의 당뇨병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 시대의 중?노년층은 대부분 태아 시절부터 성장기 때까지 먹을 것이 풍부하지 못한 세상을 살았다. 저체중으로 태어났거나 어린 시절에 충분히 못 먹어서 체중이 적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인슐린 분비량은 성인이 되어도 별반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어린 시절보다 훨씬 많이 먹으면 당뇨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허갑범 교수는 “성장기 때의 영양 부족은 당뇨병뿐 아니라 비만,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과도 연관 있기 때문에 과식을 하지 않는 등 정상 체중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터뷰 질문 2_ 나의 현재를 묻다

지금 내가 혈당 조절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음식을 먹고 있을까?

당뇨 진단을 받으면 음식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제대로 먹고 있는 건지 궁금하고, 혈당을 올리는 음식을 먹고 나서 후회하기도 한다. 허갑범 교수는 “세대마다 좋아하고 즐겨 먹는 음식이 다르듯이 당뇨 환자의 연령에 따라 주의해야 할 음식도 다르다.”고 설명한다. 우선 내가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는지 스스로 묻는다. 인스턴트식품과 고기를 많이 먹는 젊은 당뇨라면 이런 음식을 줄이고 채소를 더 먹는다. 중년 이후라면 기름진 고기나 인스턴트식품보다 밥, 떡, 국수 위주로 식사하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탄수화물 중심으로만 먹으면 배가 빨리 고프고 살도 더 찐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 대신 생선, 육류, 두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고 채소 섭취에도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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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나 움직일까?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는 폭염과 열대야 때문에 운동을 소홀히 하기 쉽다. 날씨가 덥다거나 시간, 돈 등이 없다는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 했다면 걷기 운동으로 눈을 돌리자. 짬짬이 할 수 있고, 돈도 들지 않는다. 걷기가 지겨우면 속보나 달리기를 해도 된다. 이런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 운동, 유연성 운동을 함께 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당뇨 환자는 운동을 저녁에 하는 것이 좋다.

*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허갑범 교수는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지, 스트레스 해소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스와 멀어지는 생활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빨리 털어낸다. 스트레스를 폭식, 술, 담배로 풀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당뇨를 키우고 있는 꼴이다. 또한 당뇨 환자라는 걱정 때문에 부부관계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터뷰 질문3_ 나의 미래를 묻다

당뇨병 진단 후에도 평생 건강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당뇨병이라고 해서 너무 절망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쉽게 봐서도 안 된다. 당뇨병을 진단받고 30년이 지나도 혈당 관리만 잘한다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반대로 증상이 없다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면 5년 만에 합병증이 와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낼 수 있다. 허갑범 교수는 “혈당을 조절하는 것은 결국 환자의 몫”이라며, “의사는 치료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만을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늘 자신의 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점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당뇨병을 이겨내고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열쇠는 자신이 쥐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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