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머릿속은 알기 어렵다. 이때 알 수 없는 머릿속이란 생각만이 해당되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나고 자라는 머릿속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머리카락이 나는 두피 속은 당연히 보이지 않고, 내 두피를 들여다보기도 어렵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가렵고, 비듬이 우두둑 떨어져도 내 머릿속에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잘 알 수 없다. 그 답답함을 없애는 길은 하나다. 미리미리 머릿속을 관리해 탈모로부터 머리카락을 지키고, 건강한 두피를 유지하면 된다. 그 방법을 소개한다.
PART 1. 노안 굿바이! 탈모 이기는 법
탈모란 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있어야 할 곳에 머리카락이 없는 것을 말한다. 외모도 능력으로 인정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탈모는 최대의 고민거리 중의 하나다. 원래 나이보다 노안으로 보이고 자기관리를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모가 있는 사람들은 외모가 신경 쓰이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탈모는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치료보다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예방이다. 탈모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탈모 예방엔 우리 먹을거리가 좋아
심우영 교수는 “탈모를 부르는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탈모를 부르는 식습관은 육식과 패스트푸드 위주의 서구식 식사다. 이러한 식습관은 탈모가 시작됐을 때부터 바꾸기보다는 성장기부터 미리 한식 위주의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예방 효과가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래 저지방, 저단백 음식을 주로 먹었지만 요즘은 지방과 단백질 섭취가 늘었다.
특히 기름에 튀긴 음식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서 두피의 혈액순환과 모근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한다. 혈당을 쉽게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유발하는 정제된 밀가루, 설탕 등도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다. 인슐린은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다이어트를 한다고 오랫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탈모가 생길 수도 있다. 적게 먹으면 그만큼 머리카락으로 가는 영양분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탈모에 좋다고 해서 콩류, 두부 등만 많이 먹는 사람이 있다. 이런 음식이 탈모 예방에 효과가 있긴 하지만 특정 음식만 계속 먹는다면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탈모에 좋다고 한 가지 음식만 먹지 말고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탈모를 둘러싼 오해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머리를 잘 감지 않은 사람이 있다. 머리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은 어차피 빠질 머리카락이다. 또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서 탈모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데 탈모가 아닌 사람도 하루에 50~100개의 머리카락은 빠진다.
심우영 교수는 “탈모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완전히 머리가 나지 않기 전에는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과정을 거친다. 젊다고 예외는 없고 사춘기 이후부터는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머리카락에 유난히 힘이 없고 얇아지거나 다른 부분에 비해 부드러워졌다면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심우영 교수는 “탈모는 빨리 발견해서 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인다.
PART 2. 가렵고, 따갑고… 두피질환 이기는 법
꾸준히 관리하라! 지루성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은 두피에 가장 흔한 질환이다. 두피처럼 피지선이 많은 부위에 생기는 습진성 피부질환으로 비듬,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있다. 심하면 진물이 생기고 딱지가 앉을 수도 있다. 간지럽다고 무심코 손톱으로 긁으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두피에 지루성 피부염이 생겨도 심하지 않으면 머리를 깨끗하게만 관리해도 좋아진다. 심우영 교수는 “지루성 피부염은 평소에 시중에서 파는 비듬샴푸를 써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피지선 과다 분비가 원인으로 추측되므로 초콜릿,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수면부족, 과로 등도 지루성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지루성 피부염은 한 번 생기면 나았다 심해졌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괜찮아졌다고 방심하지 말고 평소에 관리를 해야 한다.
최근 지루성 피부염 등 두피질환을 치료해 탈모를 예방?치료한다는 광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심우영 교수는 “사실 두피질환 때문에 탈모가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고 꼬집는다. 심한 지루성 피부염이 오래 가면 탈모가 생길 수 있지만 피부염을 치료하면 대개 정상으로 돌아온다.
손대면 안돼요! 모낭염
두피 모낭염은 머리카락이 자라는 모낭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흔히 두피 여드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심우영 교수는 “두피 모낭염의 주원인도 지루성 피부염처럼 피지선의 과다분비를 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렵고, 누르면 아픈 증상이 대부분이다. 모낭염이 생기면 두피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모낭염이 생긴 부위를 손톱으로 긁거나 짜지 않아야 한다.
긁적긁적 가려운 비듬 해결책
비듬이라는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두피에 생긴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의 증상 중의 하나가 비듬이다. 따라서 지루성 피부염과 건선을 치료하면 비듬은 덩달아 줄어든다.
비듬은 남성호르몬에 의한 피지분비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피지선의 활동이 활발한 사춘기 이후부터 생기는 것이 보통이다.
비듬을 없애려면 머리를 잘 감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는 하루나 이틀에 한 번씩 저녁에 감고 잘 말리고 자는 것이 좋다. 보통 한 번에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비듬 치료에는 샴푸나 바르는 약을 사용한다.
TIP. 탈모 예방하고 두피 건강하게~ 생활 속 실천법
1. 머리를 잘 감아서 두피를 깨끗하게 관리한다.
2.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한다.
3. 육식 위주의 서양식 식습관은 피한다.
4.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자제한다.
5.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한다.
6.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다.
7.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는 피한다.
심우영 교수는 경희의대 피부과 주임교수, 경희의료원 피부과장, 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 대한 피부연구학회 재무이사를 역임했다. 영국 쉐필드의대병원 피부과를 연수하고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