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ND케어클리닉 박민수 원장】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은 언제나 쉽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도 된다. 물을 마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대부분의 회사, 학교, 은행, 병원 등에는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공짜 정수기가 층마다 설치돼 있다. 공짜 정수기가 마땅치 않으면 슈퍼, 편의점, 마트에서도 몇백 원이면 살 수 있는 것이 물이다. 그런데 이런 물을 본체만체 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들은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을 알아도 맛이 없다는 이유로 물을 외면한다. 대신 지갑을 열어서 달콤하고, 톡 쏘고, 상큼한 각종 음료로 손을 뻗는다. 이렇게 물과 멀어지는 생활을 하면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탈수와는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뭔가를 끊임없이 마시고 있지만 막상 필요한 이 줄줄 세는 만성탈수.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탈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만성탈수, 뭘까?
ND케어클리닉 박민수 원장은 “정상보다 2% 이상의 물이 3개월 이상 부족한 것을 만성탈수라고 한다.”며 “만성탈수인 경우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이라면 물이 800mL 정도가 부족할 때 만성탈수라고 한다.
우리 몸은 60~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물이 부족하면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물 부족 상태가 오래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마신 물은 혈액순환, 호르몬 분비, 소화, 배설 등 각종 신진대사를 돕는다. 세포가 영양소를 분해할 때 생기는 독소를 배출하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물이 부족하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 어렵고 체내에 독소가 쌓여서 각 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물 부족하면 비만 각별 조심
박민수 원장은 “성인은 하루에 1.6~2L의 물을 먹어야 하지만 한국인은 보통 1L 정도를 먹는다.”고 우려한다. 물이 부족하다고 바로 특별한 증상이 생기지 않지만 우리 몸이 살면서 겪게 되는 각종 스트레스에 약해진다. 특히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하게 일을 하면 피곤함은 더 오래가고 심해진다. 감기에 잘 걸리고 변비, 복통, 요로감염, 결석, 만성피로 등이 잘 생긴다.
박민수 원장은 “만성탈수의 가장 큰 문제는 비만과 당뇨”라고 꼽는다. 물이 부족하면 살이 찐다는 말이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우리 뇌 속에 있는 배고픔을 느끼는 중추와 갈증을 느끼는 중추는 가까이 붙어 있다. 그래서 갈증을 배고픔으로 인식해서 밥이나 간식을 먹으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이렇게 착각을 해서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찌기 쉬운 몸이 된다. 대부분의 음식에는 소금이 들어 있어서 먹고 나면 목이 마르고 이것을 다시 배고픔으로 착각해 음식을 먹는 일이 반복되기 쉽다. 따라서 식사 때가 아닌 데도 배가 고프면 먼저 물을 한 잔 마셔보는 것이 살이 찌는 것을 막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몸에 물이 부족하면 혈당을 올리기 때문에 만성탈수는 당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 대신 커피 한 잔이 만성탈수 부른다
현대인의 생활을 자세히 살펴보면 뭔가를 많이 마시기는 한다. 식사 후에는 꼬박꼬박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꼭 카페로 들어가서 차를 한 잔씩 시킨다. 그런데 왜 물이 부족하다고 할까?
박민수 원장은 “물 대신 커피, 차, 음료수를 마시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물론 이런 마실 거리의 주성분은 물이다. 그러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두 소변의 양을 늘려서 물을 몸 밖으로 빼내는 이뇨작용을 한다. 커피, 차, 각종 음료수도 물이니까 물을 보충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마신 물보다 많은 양을 몸 밖으로 빼내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달콤한 음료를 즐겨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무 맛이 없는 물은 잘 마시지 않게 된다. 그러면 몸은 계속 물이 부족한 상태로 살 수밖에 없다.
박민수 원장은 “목이 마르면 달콤한 음료수 대신 맹물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물의 종류는 생수든 정수기 물이든 끓인 물이든 상관없다. 맹물이면 다 좋다. 대신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찬물을 자주 마시면 체온을 떨어뜨리고 소화기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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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탈수 예방!
물 부족한 내 몸, 똑똑한 물 충전법
1. 물은 하루 2L를 마신다.
우리가 먹는 음식 안에도 물이 들어 있지만 생각보다 그 양은 적다. 적어도 하루 7~8컵 정도의 물은 꼭 마시자. 매번 물을 준비하기가 번거롭다면 아침에 그날 마실 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습관적으로 마시다 보면 점점 물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될 것이다.
2. ‘원샷’하지 말고 천천히 마신다.
물을 마실 때 한 컵을 한숨에 들이키는 사람이 있다. 박민수 원장은 “물도 음식처럼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물의 순수한 맛을 음미하며 한 컵을 여러 번에 나눠서 먹는다.
3. 커피, 차, 음료수를 마시고 나서 물 한 잔을 더 마신다.
커피나 차는 적당히 마시면 몸에 무리는 없다. 다만 물을 자꾸 몸 밖으로 빼내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커피, 차를 마신 후에는 물을 마셔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4. 배가 고프면 물을 한 잔 마시고, 목이 마르면 참지 않는다.
스스로 배고픔과 목마름을 구별해야 한다. 배가 자꾸 고프면 물을 마셔서 식탐을 다스린다. 한편, 바빠서 물 마실 시간도 없다는 사람이 있다. 짜게 먹어서 그러려니 하고 목이 마른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한다. 목이 마르다는 것은 내 몸에 물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그 신호를 자꾸 놓치면 건강까지 놓치게 될 수도 있다.
5. 운동을 하고 난 후에는 물을 마신다.
운동을 하면서 배출된 수분을 반드시 보충해줘야 한다. 운동이 아니어도 힘든 일을 한 후라면 물을 꼭 마신다.
6. 물 대신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는 음료수를 마시지 않는다.
첨가물이 들어간 음료수는 식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 맛 자체에 익숙해져서 중독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음료수를 마셨다면 혀에 음료의 맛이 남아 있지 않게 물을 마셔서 희석시킨다. 물만 마시기 지겹다면 설탕을 넣지 않은 생과일주스를 마시는 것도 좋다.
8. 나이가 들수록 물을 많이 마신다.
나이가 들면 만성탈수가 되지 않게 더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에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져서 수분을 자연스럽게 밀어내기 때문이다.
TIP. 물은 아무리 많이 마셔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지 않다. 2007년 미국에서 열린 ‘물 많이 마시고 소변 참기’ 게임에 참가한 한 여성이 물 중독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몸 안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서 호흡곤란에 이를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짧은 시간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또한 심한 운동을 한 후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미 땀으로 많은 나트륨이 빠져나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몸에는 독이 된다. 물은 한 잔을 1~2시간에 나눠서 천천히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