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메디오라센터 이성권 원장】
우리 몸에는 기와 감정이 흐르는 경락이라는 무선통로가 있습니다. 기와 감정을 합쳐서 우리는 흔히 기분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기분이 흐르는 통로가 경락입니다. 경락은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기분의 통로로서 마음에서 생기는 기분을 몸속의 오장육부로 전달하고, 반대로 오장육부의 기분을 마음으로 전달하는 쌍방향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경락의 흐름을 잘 조절하고 순환시키면 몸과 마음의 기분을 늘 최고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동양의학의 꽃이라 부르는 경락에는 오장육부와 연결되어 있는 12경맥經脈과 신체 가운데를 지나는 임맥任脈, 독맥督脈이 있습니다. 특히 임맥, 독맥은 인체의 중추 경락으로서 12경맥을 지배하고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공에서는 임맥과 독맥이 통하면 소주천이 열렸다고 말합니다. 도가의 수련법에서 우주의 흐름을 대주천이라 하고, 인체에 기운의 흐름을 소주천이라 합니다. 기수련을 통해 소주천이 열리면 우리 몸의 기분상태는 활력적이고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소주천에서 임맥은 땅의 기운과 통하고, 독맥은 하늘의 기운과 통해 있으므로 천지의 기운은 임맥과 독맥을 통해 인체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소주천 수련을 통해 소주천이 열리면 천지의 기운을 잘 받아들이고 그 기운을 순환시키게 됩니다. 임맥과 독맥은 인체의 정중선을 따라 흐르게 되므로 이들이 지나는 곳에는 중요한 급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간의 인당, 인중, 천돌, 전중, 명치, 배꼽 등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급소자리이자 치유의 자리입니다.
임맥은 여성의 기질을 가졌다 하여 음의 기운이 강한 맥입니다. 임맥은 성기와 항문 사이에 있는 회음에서 시작하여 아랫입술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임맥이 발달한 사람은 아랫입술이 발달하게 됩니다. 임맥任脈의 任자는 “맡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맥은 맡기고 따르는 순종적인 기운이 흐르는 경락으로 음陰적인 기운에 해당합니다. ‘임任’자에 ‘여女’자를 붙이면 임신할 임姙자가 되는데, 이것은 바로 임맥이 여성의 임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독맥은 남성적이고 양적인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맥은 꼬리뼈 아래의 장강혈에서 시작하여 윗입술에 이르기 때문에 독맥이 발달한 사람은 윗입술이 발달하게 됩니다. 독맥督脈은 양陽의 기운을 가졌고 감독할 독督자가 의미하듯 의심하고 경계하는 부정적 감정이 발달된 맥입니다. 또한 독맥이 발달하면 능동적이며 공격적인 기운을 지니게 됩니다. 이러한 임맥과 독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려면 임맥과 독맥을 연결하여 소주천을 소통시켜주면 됩니다.
이러한 임맥과 독맥이 만나는 곳이 입술입니다. 아래, 윗입술에서 임맥, 독맥의 기운이 서로 연결 되므로 말할 때나 음식 먹을 때를 제외한 평소 때는 입을 가볍게 다무는 것이 좋습니다. 기수련을 할 때 혀끝을 입천장에 살짝 붙일 것을 강조하는 것도 임맥과 독맥의 소통을 위한 방편입니다. 그리고 평소에 입술꼬리를 올려주는 미소와 허리를 곧게 세우는 자세를 습관화하면 임맥과 독맥이 균형 있게 발달하여 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