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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섹스앤라이프] 시들해진 부부에게 꼭 필요한 사랑의 묘약

2017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128p

【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남자의 발기vs여자의 윤활

남녀의 섹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기본적으로 전제되는 것은 발기와 윤활의 문제일 것이다. 물론 발기는 남자의 문제이고, 윤활은 여자의 문제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아그라의 등장으로 발기가 안 되어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남자들은 몇 시간씩 유지되는 강직도에 기대어 파트너와의 섹스에 다시금 자신감을 찾게 되었다.

물론 발기부전 치료제는 정력제가 아니라서 먹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발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성적인 자극을 받아 흥분되어야 발기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미 비아그라가 나온 지 십 수 년이 넘었고, 이 약에 대한 관심은 늘 지면을 장식하건만 아직도 비아그라만 먹으면 저절로 강한 발기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필자가 아는 한 후배도 부부가 다 꽤 높은 학력을 자랑하건만 비아그라를 먹고 아내는 손톱 손질을 하고 자신은 TV 시청을 하면서 곧 무슨 거창한 일이 일어날 것을 기다리다가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자버렸다는 불평을 털어놓았다.

어쨌든 남자들은 발기의 문제를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통해 대부분 해결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파트너인 여자들의 윤활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여자들의 성적 흥분현상인 질윤활은 사실 남자들에게 많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뇌로 섹스를 한다는 여자들은 먼저 파트너를 사랑하는 마음과 안정감을 주는 분위기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섹스를 시작할 때 파트너의 부드러운 애무가 꽤 오랜 시간 필요하다. 남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성 도구는 세 가지가 있는데 입, 손가락, 그리고 음경이다.

사실 여자들은 결정적인 순간이 오기까지는 음경삽입보다는 입과 손가락을 이용한 애무를 더 좋아하고 기대한다. 삽입을 통해서 오르가슴을 얻는 여자들보다 클리토리스나 다른 부분을 애무할 때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여자가 훨씬 많다. 여자들은 클리토리스 자극을 통해 90% 이상이 황홀하고 강력한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통계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남자들이 여자와 멋진 섹스를 하고자 한다면 여자들에게 공들인 애무를 통해 충분한 윤활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사랑한다.’는 고백도 절대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비아그라를 처방받은 남자가 몰래 약을 먹고 그동안 발기에 문제가 있어서 오래도록 섹스를 하지 않았던 파트너와 충분한 애무도 없이 삽입성교를 하고자 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특히 40대 후반의 여자는 폐경기가 가까워오면서 질윤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윤활이 잘 안 되어 질이 건조하면 여자들은 심한 성교통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아픈 섹스를 즐겨할 리가 없어지게 된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사랑의 묘약’

발기가 잘 안 되는 남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발기부전 치료제라면 질윤활이 잘 안 되는 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윤활제다. 이 윤활제는 우리나라에서 마치 ‘야한 섹스 토이’처럼 치부되기도 하지만 발기와 질윤활은 너무나 자연스런 매커니즘이다. 우리가 설거지를 많이 해서 주부습진이 생기면 연고를 바르듯, 윤활제도 그렇게 일상에서 필요한 것이다.

요즘은 미국 FDA에서 승인받은 세계적인 윤활제인 아스트로글라이드나 국내에서 개발된 페미라이드 같은 여자들의 질액과 비슷하게 만든 믿을 만한 윤활제를 국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보면 청년 네모리노가 사랑의 묘약을 아디나에게 몰래 마시게 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미 사랑에 빠졌거나 결혼한 커플에게 시들해진 사랑을 회복하게 하는 발기부전 치료제와 윤활제는 몰래 사용하기보다 파트너에게 알리고 때로는 서로 준비해주어야 더욱 효과가 있을 ‘사랑의 묘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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