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
가장 쉬운 방법은 눈을 따뜻한 물로 비비면서 씻는 것이다. 요즘에는 주름 예방 때문에 찬물로 세수를 하는 사람이 많다. 만약 주름살이 걱정된다면 따뜻한 물수건이라도 눈에 올려놓자. 눈의 통증이 한결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하염없이 맞장구만 쳤다. ‘맞아요!’ ‘그래요!’ ‘저도요!’를 연발했다. 환자 맞춤 망막치료를 하기로 유명한 누네안과병원 김순현 원장다웠다.
인터뷰 내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쉽게 풀어놨다. 맞장구를 쳤지만 아쉽게도 좋은 것은 별로 없었다. 듣다 보니 눈과 관련된 나쁜 습관은 죄다 기자의 이야기 같았다.
열띤 인터뷰 답변을 마치고 “제가 눈 건강법에서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좀 흥분했나봐요.”라고 웃던 김순현 원장. 하지만 김순현 원장은 충분히 흥분할 만했다. 우리는 눈을 지키는 법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으니까!
눈, 스스로 검사하고 ?또 검사해야
아픔이 없는 것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실명’ 이야기를 하려는 거다. 대표적 실명질환이라 불리는 황반변성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통증이 없다는 것이다. 한쪽 눈이 실명될 때까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김순현 원장은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할 말이 많다. 당부할 말도 넘친다.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보기 때문이다.??
“‘나이 드니까 갑자기 눈이 잘 안 보이나 봐.’ 또는 ‘오늘 무리했더니 눈이 침침해졌네.’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기면 안 됩니다. 우리 눈에는 몸 상태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주는 필터가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갑자기 눈에 변화가 생기면 그냥 넘기지 말고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하루에 한 번씩은 양쪽 눈을 번갈아가며 가려서 잘 보이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황반변성은 한쪽부터 시작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안 보이던 것이 보이거나 똑바로 보이는 게 휘어 보이면 빨리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
몸 쉴 때 눈도 쉬자!
눈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눈을 푹 쉬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쉬어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 잠을 잘 때만 진짜 쉬는 것이 보통이다. 그마저도 불을 켜고 자면 눈은 쉬는 게 아니다.
“빛이 들어오면 눈은 계속 일을 합니다. 그래서 잠을 잘 때는 불을 끄고 자야 하고, 조명도 꺼야 합니다. 환하면 그냥 눈만 감지 말고 수면안대를 써주세요.”?
더도 덜도 말고 몸이 쉴 때는 똑같이 눈도 쉬어주자. 눈을 쉬어 눈 속을 재정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
우리가 눈을 뜨고 있을 때 눈은 끊임없이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많은 칼로리가 필요하다. 칼로리가 소모되면 세포 배설물이 생기고, 이 세포 배설물을 청소해야 한다. 그러나 눈을 쉬지 않으면 청소할 시간이 없다. 젊을 때는 쉬어주지 않아도 어찌어찌 청소되지만 나이가 들면 쌓인 배설물을 청소할 수 없다. 이것이 황반변성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
눈 스트레칭하면 짜증이 싹~
몸이 찌뿌드드할 때 스트레칭을 하면 한결 나아진다. 마찬가지로 눈도 스트레칭을 해주면 피곤이 풀린다. 눈의 겉과 속을 모두 스트레칭 해주자.?
“눈동자를 왼쪽으로 굴려 3초, 오른쪽으로 굴려 3초, 위로 굴려 3초, 아래로 굴려 3초, 오른쪽으로 돌리고, 다시 왼쪽으로 돌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눈 바깥쪽 근육이 스트레칭 됩니다. 그리고 눈 안쪽 근육을 스트레칭 하려면 먼 산을 10초 바라보고, 가까운 곳을 5초 바라보기를 2~3번 반복해 보세요.”?
이렇게 짧은 시간을 투자해 눈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면 눈의 피로가 풀릴 뿐 아니라 성격도 좋아진다. 눈 스트레칭이 성격 개조까지? 뜬금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눈이 피곤할 때 짜증이 늘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아침에는 친절하다가도 저녁만 되면 까칠해지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눈의 피로 때문이라면 눈을 쉬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침처럼 친절모드로 바뀔 수 있다.
“각막같이 눈의 바깥쪽에 생기는 통증은 대부분 눈물층 때문에 생깁니다. 눈물층은 반은 물이고 반은 기름인데, 특별한 병이 없다면 기름이 나오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름은 따뜻할 때 녹으니까 눈을 따뜻하게 해주면 문제가 해결되지요.”
건강해지려면 개인적으로~
김순현 원장은 환자 맞춤 진료를 하기 위해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지금의 병원으로 왔다. 대학병원에 있을 때는 2시간에 150명도 진료했다. 그래서 맞춤 치료가 아닌 원칙대로 이 병에는 이 치료, 저 병에는 저 수술을 처방할 수밖에 없었다.
환자를 많이 봐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대학병원을 나와 맞춤 치료를 적용하자 김순현 원장의 만족도는 점점 올라갔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더불어 사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김순현 원장의 건강법은 좀 의외다. 지극히 개인적이다. 김순현 원장은 식사도 운동도 늘 혼자다.?
“점심을 먹을 때 누가 ‘오늘은 칼국수’로 메뉴를 정하면 우르르 칼국수 식당에 갑니다. 칼국수 안 먹는 사람은 국물만 먹고 스트레스 쌓여서 오는 거죠. 이런 문화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전 제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음식을 먹습니다. 몸이 요구하는 음식을 먹는 거죠.”
남들 먹을 때 휩쓸려서 먹지 않고,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다 보니 체중이 정상체중으로 돌아왔다. 먹는 것에서 자유로워지니까 피로도 덜 쌓인다.
운동 역시 개인적이다. 김순현 원장은 아침에 일찍 나온 만큼 버스나 지하철에서 먼저 내려 병원까지 걷는다. 일주일에 최소한 몇 번, 몇 시간이라는 운동공식은 없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걷는 것이다.
“남들이 뛴다고 같이 뛰시죠? 근데 잘 생각해보세요. 내 몸은 뛰면 힘든 몸일지도 모르잖아요. 건강관리 철저히 하시는데 큰 병을 얻거나 일찍 돌아가시는 분 보면 아리송하시죠? 그분 몸 상태를 반영한 개인 건강 원칙을 안 지켜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웃어야 몸도 눈도 웃습니다”
김순현 원장은 웃어야 건강하다고 말한다. 현대인을 고통으로 몰고 가는 치명적인 병과 연결된 혈류를 좋게 해주기 때문이다. 방법도 쉽다. 30분마다 약 먹는다고 생각하고 그냥 웃어대는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이 들면 ‘지금 스트레스를 받으면 암세포 몇 마리를 살려주는 거야.’라고 생각하세요. 그럼 실실 헛웃음이 터지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될 거예요.”
이런 말을 늘여 놓고 먼저 ‘하하하’ 웃어 보이는 김순현 원장. 그를 따라 ‘하하하’ 정신없이 웃으면 세상은 더 아름답게 보이고, 아름다움을 비추는 눈도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김순현 원장이 제안하는 100세까지 초롱초롱 눈 건강법
1. 쉴 때는 수면안대를 하고 눈을 감고 쉰다.
2. 따뜻한 물로 눈을 깨끗하게 싯는다.
3. 눈 스트레칭을 한다.
4. 매일 한쪽 눈을 번갈아가며 가려서 눈 상태를 점검해 본다.
5. 30분에 한 번씩은 웃는다.
6.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7. 눈의 변화를 감지하면 검사를 받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