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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비법] 월급쟁이 재테크는 통장 4개로 시작하라!

2009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황금호 66p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우리투자증권 마포지점 김종석 자산관리팀장】

37세의 미혼여성 정혜은 씨(경기 부천시)는 매달 5일 월급 통장을 볼 때마다 짜증이 치솟는다. 아파트 대출 이자와 신용카드 사용액, 보험료 등을 자동이체하면 용돈만 달랑 남기 때문이다.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김이랑 씨(35세)의 경우는 조금 더 처절하다. 생활비를 내려고 카드사 현금서비스까지 가끔 이용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적자 인생을 어떻게 탈출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절반 17일이면 월급 바닥 … 카드로 버틴다”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가 7월 직장인 1108명에게 월급 소모 기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9.2% (545명)가 “월급날 전에 월급이 바닥난다.”고 답했다. 월급날 전에 월급이 바닥난다고 밝힌 응답자는 남자(46.1%)보다 여자(53.4%)가, 미혼(48.2%)보다 기혼(50.7%)이 많았다. 월급을 다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7.2일이었다. 월급이 바닥났을 경우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는 “카드를 사용해 버틴다.”고 답했다.

직장 경력은 해마다 쌓이지만, 자산은 경력만큼 불지 않는다. 월급쟁이들의 재테크는 불가능한 것일까?

우리투자증권 마포지점 김종석 자산관리팀장은 “직장인에게 유일한 돈줄인 월급을 잘 활용하면 목돈을 만들어 재테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 저자인 그는 회원수 12만 3000명인 인터넷 카페 ‘딸기아빠의 재무설계펀드 이야기’를 운영 중인 재테크 분야의 ‘고수’다.

그가 강조하는 월급 재테크의 첫 걸음은 재무목표 설계다. 기업이 경영원칙 없이 무리한 투자와 소비를 하면 위기를 맞듯 재무목표는 재테크의 기초공사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우선 종이에 생애 이벤트를 쭉 적은 후 비용을 예측해보라.”고 권했다. 미혼은 결혼과 내집 마련, 기혼은 자녀출산·교육·내집 마련·노후설계가 목표가 될 수 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장 초년생이 월급 30%를 노후자금에 투자한다면 더 시급한 재무목표를 이룰 수 없다.

월급통장만 갖곤 돈의 출입을 통제할 수 없다. 월급통장은 재무목표의 통장으로 가기 전 잠시 머무르는 저수지일 뿐이다. 자동 돈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돈의 용도를 구분한 후 용도별로 4개의 통장을 준비한다. 급여 수령·고정 지출 관리용인 ▶급여통장, 변동지출 관리용인 ▶소비통장, 예비자금 관리용인 ▶예비통장, 투자 관리를 위한 ▶투자통장이 필요하다.

월급통장에 매달 월급이 입금된 후 1?3일 이내에 고정 지출을 자동이체한다. 이후 생활비를 소비통장으로 자동이체한 후 남은 돈은 전부 투자통장으로 이체한다. 투자통장에 입금된 돈은 예비자금을 확보한 후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선 저축 후 소비 원칙 … 매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목돈을 만들려면 선先 저축, 후後 소비가 원칙이다. 부모와 같이 사는 미혼 남녀는 월급의 60%,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은 30% 이상 저축한다. 김 팀장은 특히 “맞벌이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벌이 가정이 맞벌이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넉넉한 경우가 많다.”며 “맞벌이는 소득이 많아 씀씀이가 크지만 신혼 때는 맞벌이 소득의 50%는 반드시 저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경험한 부자들의 습관 다섯 가지! 우선 자산가는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현금을 쓴다. 또 장지갑을 선호한다. 돈을 쓰는 자세와 관련 있다. 절약 정신도 몸에 배어 있다.

김 팀장은 “한 번은 부자 고객 중 한 분이 ‘물 달라’며 종이컵을 줬는데, 1층 은행에서 차 마시던 걸 갖고 왔더라.”며 “목욕탕에서 바닥에 떨어진 비누 쪼가리를 주워 쓰는 자산가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특히 불필요한 돈을 쓰지 않고, 0.1%의 수익을 더 주는 금융기관을 찾는다고 한다.

투자통장으로 재테크를 할 땐 시간이란 우군을 활용한 복리 투자를 해야 한다. 적어도 2?3년 묻어둬야 한다. 통장마다 이름표를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교육자금 통장은 자녀가 용돈을 모아 저축하게 하면 경제교육에 효과적이다.

최고의 노후준비 상품은 연금이다. 연금신탁, 연금보험, 연금펀드 중 투자성향에 맞춰 선택한다. 연말정산 시 납입액의 300만 원 한도에서 소득공제 혜택도 있다. 연봉 4000만 원 받는 월급생활자가 연 300만 원을 저축하면 52만 8000원을 돌려받는다. 특별상여금 등 추가수입이 생길 경우 연금상품이나 노후준비용 투자통장에 넣는다.

김 팀장은 “금융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상당히 짧아졌다.”며 “연말정산을 하듯 포트폴리오 역시 연말에 리밸런싱(rebalancing·재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유망상품을 체크하고, 수익금은 재투자하거나 저축한다. 인상된 연봉액을 어떻게 쓸지도 고민한다.

그는 특히 “자산가들은 자기 분야에서 실력자였고, 이로 인해 부가가치를 얻어 부를 쌓은 공통점이 있다.”며 “월급쟁이들의 진짜 재테크는 자기계발로 몸값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테크 ‘고수’ 김종석 팀장이 말하는 ‘월급쟁이 짠돌이 전략’

첫째, 휴일에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특별근무를 신청하라.

보통 휴일 근무수당은 평일의 1.5배다. 휴일근무 5시간을 하는 A씨의 경우 10만 원의 수당이 생기지만 B씨는 놀러가서 10만 원을 쓴다고 했을 때 이들의 통장은 20만 원 차이가 난다. 회사에서 성실하다는 평판이 도는 것은 덤이다.

둘째, 값비싼 ‘신상’의 유혹을 과감하게 뿌리쳐라.

지름신이 강림한다고 대책 없이 인터넷 클릭하지 말자. 남성들은 음주 후 호연지기 기상으로 “내가 쏜다! 2차”를 외치다간 아침에 숙취로 고생하고, 카드명세서에 한 번 더 까무러친다.

셋째, 신용카드보다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이용한다.

부자들은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 세원 노출이란 부분도 있지만, 무절제한 소비 심리를 누르기 위해서다. 신용카드를 쓰면 1000원이든 10만 원이든 무게감 없이 서명 한 번으로 계산된다. 지갑은 다르다. 구겨진 1000원짜리 한 장을 꺼내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포인트, 할인이란 미끼를 내건 카드사에 유혹당하지 말자. 지출을 통제하는 능력을 키워야 부자가 된다. 주력 카드 한 장을 제외하곤 오늘 당장 가위로 잘라버리자.

넷째, 통장에서 줄줄 새는 돈이 없는지 ‘보고 또 본다’.

보험이 중복돼 지출되지 않는지 체크한다. 10분 일찍 출근해 택시 대신 지하철을 이용한다. 점심식사 후 커피는 사무실에서 마시고,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대학생인 22세부터 18년간 담배를 피울 경우 하루 한 갑 2500원을 기준으로 1620만 원을 허공에 날려버린 셈이다. 이를 연 10% 복리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4300만 원 수익을 낼 수 있다.

다섯째, 할인마트엔 구입목록 리스트를 갖고 간다.

대형할인마트에 가면 나도 모르게 카트를 잔뜩 채운다. 진열장에 가득 쌓인 물건들은 호시탐탐 내 지갑을 노린다. ‘값이 싸니까 지금 사야 이익이야.’ 이런 생각으로 쓰지도 않을 물건을 사면 집에 오자마자 후회한다. 할인마트에 갈 땐 구입 목록을 준비해 계획적인 소비를 한다.

여섯째, 월급이 적으면 부업에 도전한다.

본업에만 얽매이지 말자. 주말이나 공휴일에 ‘멍 때리고’ 있어봤자 손에 남는 건 없다. 투잡(two job)에 과감히 도전하자. 월급의 50%만 벌어도 숨통이 트인다. 내가 가진 역량을 활용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돈도 벌고 능력도 기르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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