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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테라피] 일에 치이고 상사한테 까이고… 생채기 난 내 감정 토닥토닥~ 치유법

2015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희망호 88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사진제공| tvN<미생>】

OECD 34개국 중 대한민국 직장인의 직무 스트레스가 세계 1위이다. 이뿐만 아니다. 노동시간 역시 세계 1위이다. 그래서일까? 평균 수면 시간은 최하위, 꼴등이다.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최장 시간 노동하느라 스트레스가 세계 랭킹 1위를 달린다. 이들이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행복지수는 겨우 24위, 긍정경험지수는 31위. 하위권을 못 면하고 있다.

이렇게 스트레스와 피로에 찌든 직장인들이 요즘 높은 관심과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tvN의 금토드라마 <미생>이다. 드라마 <미생>은 프로 바둑기사로 길러져 학벌이라곤 고졸 검정고시뿐인 장그래(임시완)가 프로 입단 실패 후 바둑의 꿈을 접고, 소위 낙하산으로 대기업 인턴에서 계약직 사원이 되어 겪는 직장생활을 그리고 있다.

학벌, 스펙, 인맥 등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장그래의 직장생활에 직장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미생>이 현대 직장인들의 직장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직장생활의 고단함에 대한 그동안의 흔한 위로와 달리 묵직하고 울림 있는 위로를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냉혹한 현실과 만만찮은 직장생활 속에서 겪는 감정의 상처와 극심한 스트레스를 어루만지고 토닥여주며, 공감하고 위로가 되어줄 감정치유법을 알아보았다.

PART 1. 대한민국 샐러리맨, 비상구는 있나?

사례 1

A 씨(39세)는 요즘 들어 고민이 늘어간다. 최근 실적 평가, 인사고과 점수에서 젊은 후배들보다 점점 처지는 것이 느껴진다. 회사에서 보고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초조하고 눈치가 보이고 사기도 떨어진다. 회사 후배들이 자신과 문화가 다르다는 것도 스트레스다. 조직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후배들과 부딪히는 일이 잦고, 그들이 상사인 자신을 존중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자주 후배에게 부적절하게 짜증을 내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회식 때엔 과음에 주사까지 하는 횟수가 늘고, 주말이면 집에서 늦게까지 잠을 자곤 한다.

가정에서도 마음이 복잡하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족 때문에 회사에 구차하게 다니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나기도 한다. 동창회 모임을 가면 동창들은 좋은 차를 타고 나타나고, 자영업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직장생활하면서 고생하는 것만 같다.

사례 2

대기업 과장 B 씨(37세)는 최근 들어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기도 하고, 두통·소화불량 같은 신체 증상들도 나타났다. 예전에는 잘 어울리던 회식도 재미가 없어지고, 항상 피곤하고, 잠을 자도 개운치 않은 상태가 매일 반복된다. 이러한 일들이 수개월 반복되니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진다. 입사 초기 운동동호회를 조직하면서까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던 때를 생각하면 B 씨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10년 동안 자신의 회사처럼 열심히 일했지만, 갑자기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어져 버린 것 같다. 큰 회사에서 토목 설계사를 하다 아이템을 잡아서 자신의 사무실을 차린 친구처럼 자신도 아이템을 잡으면 개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한다.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만한 사례들이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면 먼저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A 씨와 같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을 겪을 때에는 자신이 가벼운 우울증이나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닌지 확인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 A 씨처럼 가정의 미래도 준비하고 사회에서 인정도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생기는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보다는 집중력 감소, 재미없음, 쉽게 피로해짐, 신체 증상, 업무의 효율성 감소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무시되기도 쉽다.

이러한 정신과적 증상들 없이 갑작스럽게 체력 저하나 의욕 감퇴를 느낄 때에는 자신의 생활 방식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홍진표 교수는 “술, 담배 같은 물질이나 대인관계의 예민성, 과도한 완벽함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은 스트레스를 주며 이는 신체적 능력의 저하로 이어진다.”며 “25세부터 인간의 신체적 노화는 시작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최대한 늦춰 신체적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B 씨는 자신이 해왔던 일들, 직업인으로서의 전망, 생활태도, 사고방식 등 일상에서의 매너리즘, 자기발전에 대한 무시와 변화에 대한 두려움 등을 토로하고 있다. 홍진표 교수는 “주관적인 상태와 관계없이 30대 이후에도 2번 정도 인생의 커다란 기회가 주어지므로 자신이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자신이 인생에서 성공했던 것에 관해 믿음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한 번의 성공은 다음 성공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너무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서 출발해 이를 꼭 성취해 내는 방식으로 생활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30대 이후의 한 번의 실패는 커다란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PART 2. 직장인 스트레스 극복법

“어휴 머리 아파, 열 받아, 짜증 나, 속상해, 괴로워, 우울해, 죽고 싶어.” 등 표현은 다르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에 활력을 주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협심증, 고혈압, 위궤양, 천식 등은 스트레스로 악화되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특히 직장 스트레스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보기술 혁명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경쟁 가속과 생산성 증대요구, 그리고 새로운 업무 적응, 주가 폭락, 실적 비교, 아내의 짜증, 생활비 부족 등은 직장인의 심각한 스트레스원이다. 무엇보다도 구조 조정 등의 고용불안정은 직장인 최대의 스트레스원이다.

스트레스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신체적 증상으로는 입과 목이 마르고 떨리며,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설사·변비·빈뇨가 생기고, 두통, 불면증, 피로감, 목과 어깨 결림, 요통, 흉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

정서적인 증상에는 불안, 우울, 기분변화, 신경과민, 자존심 저하, 분노와 좌절감, 적대감, 죄책감 등이 있고, 집중력 저하나 건망증 등도 생길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돌연사 같은 청·장년 급사증후군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인들에게 직장 스트레스 관리는 이제 필수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직장인이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스트레스 대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중요한 결정은 가장 편안한 정신 상태에서 내려야 한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상태나 우울하고 화가 나 있는 마음 상태에서 퇴직 등의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자신이 요즘 정신적으로 건강한지를 생각해보고 안정적이지 않다면 결정을 미루는 것이 좋다.

2. 자신의 스트레스 원인을 파악한다

자신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돈 문제로 생긴 아내와의 갈등이나 자녀에 대한 미안함이 더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상사가 스트레스를 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직장이나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해 자신이 오히려 힘겨워 하는 것일 수 있다.

3. 자신의 대처방법을 분석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쉽게 좌절하고 미리 겁먹는 것은 아닌지,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분석한다. 짜증을 잘 내서 주위 사람과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과식을 하고, 술 마시고, 줄담배를 피워서 몸에 스트레스를 누적시키는 것은 아닌지 반성한다.

4.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현명하게 구분한다

노력해도 안 될 일로 고민하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틀어진 인간관계·사업성이 없는 분야는 쉽게 털어버리고, 새로운 인간관계·전망 밝은 분야 등에 집중한다. 떠난 애인 같은 스트레스는 자신이 노력을 기울여도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이다. 탈무드에서도 자신이 이룰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여 노력을 기울이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5.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고를 배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전화통신회사인 AT&T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임원이 회사를 잘 이끌었음은 이미 잘 알려졌다. 개인과 가정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긍정적인 사고와 전망으로 스트레스를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6.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시간을 확보한다

등산, 낚시, 음악 감상, 영화, 잡담 등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시간을 개발해야 한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듯이 편안히 긴장을 이완시키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적극적으로는 다양한 긴장이완 기법(명상, 복식호흡, 요가, 참선, 기도)을 배우고 꾸준히 연습한다.

홍진표 교수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스트레스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라고 말한다. 즉 심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갖추고만 있다면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이다. 스트레스를 없애려고 스트레스 받기보다 어떤 스트레스라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새해에는 스트레스 면역력을 길러보자.

홍진표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대학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연수를 받았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건강정보를 대중에게 전해왔으며, 현재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우울증, 공황공포장애, 불면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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