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
백내장은 가장 흔한 시각장애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실명 원인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보통 50세 이후 발생하기 시작해서 80세까지 50% 이상이 백내장으로 고생하거나 수술을 받는다. 백내장을 일으키는 원인을 알아보고, 미리 예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혹시 나도?
백내장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통증이 없고 초기에는 눈에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백내장을 의심해보자.
● 안개나 구름이 낀 듯 눈앞이 흐려 보인다.
● 사물의 색이 왜곡돼 보인다.
● 전조등이 너무 밝아 밤에 운전할 때 불편하다.
● 램프나 태양에 너무 눈이 부시다.
● 안경을 자주 바꾸어야 한다.
● 복시현상이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백내장 환자들이 운전, 독서 혹은 얼굴 인식과 같은 기본 시각 기능에 문제가 생겨 고통을 받는다. 이런 문제로 인해 백내장 환자들은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특히 노인들은 넘어지기 쉽다.
백내장은 왜?
백내장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노화에 따른 세포의 변화,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와 당화반응(glycation)으로 인한 수정체의 변질과 파괴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는 세포의 화학반응 과정이나 혹은 외부로부터 활성산소와 같은 여러 가지 자유기(free radicals)가 생성될 때 생긴다. 자유기는 세포를 파괴하고 늙게 하는데, 나이 들면서 점점 더 많은 자유기가 생긴다. 수정체의 상피세포는 특히 산화 스트레스에 민감하여 이 세포막이 산화 파괴되면 수정체가 불투명해지고 백내장으로 악화될 수 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는 그 기능을 지시한다. 그러므로 자유기에 의해 단백질의 구조가 파괴되면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수정체의 투명도는 수정체 단백질의 3차원 구조에 의존하는데, 구조가 파괴된 단백질이 쌓이면 백내장이 생긴다.
수정체 단백질 중의 하나인 크리스탈린(crystallin)은 수정체 세포들의 구조를 보호하고, 수정체에 들어오는 빛의 최적의 굴절을 보장해 준다. 그러나 크리스탈린이 산화 파괴되어 그 기능이 상실되면 수정체의 마지막 방어기능이 무너져서 백내장이 더욱 급속도로 진행된다.
▶당화반응(Glycation)도 백내장의 주요 원인이다. 당화반응은 설탕이 아미노산, 단백질, 혹은 다른 중요한 생체분자와 결합하여 그들의 구조를 바꾸어 제?기능을 제대로 못 하게 한다. 당화반응은 산화 스트레스와 함께 모든 세포, 조직 그리고 기관들의 노화를 가속시키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과 DNA의 파괴를 유발하는 기본 과정 중의 하나다.
당뇨병은 당화반응 악영향의 대표적인 예이다.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조로(早老)하며 조기 사망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당화반응 때문이다. 노화를 가속화하는 당화반응의 영향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눈의 수정체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수정체 단백질의 당화반응이 일어나지만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조기에 심하게 발생한다.
백내장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들
산화 스트레스와 당화반응뿐만 아니라 백내장을 유발하는 위험한 인자들이 더 있다. 다음에 열거하는 많은 인자들이 실제로는 당화반응과 산화 스트레스와 서로 관련되어 있다.
● 나이: 나이가 들면서 더 발생한다.
● 성: 여성에게 약간 더 발생한다.
● 영양결핍: 비타민, 미네랄, 그리고 항산화제를 적게 섭취할수록 더 발생한다.
● 당뇨병: 당뇨병 환자에게 더 일찍, 그리고 더 많이 발생한다.
● 방사선 노출: X-선이나 자외선에 노출되면 더 발생한다.
● 음주와 흡연: 음주자와 흡연자에게 더 발생한다.
● 유전: 갈락토오스(galactose)의 대사이상이나 크리스탈린 돌연변이가 있는 신생아에게 발생하기 쉽다.
백내장 치료는 어떻게?
초기에는 약물을 이용하여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억제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다. 결국 수술을 해야 하는데, 혼탁해진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수정체를 집어넣는다. 실제로 백내장 수술은 현재 국내 수술 건수 1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수술이 그렇듯이 백내장 수술에도 위험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나 감염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고, 망막박리,각막부종 등의 부작용으로 시력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다.
백내장 자연치유와 예방
백내장도 원인과 위험인자들을 해결하면 미리 예방할 수도 있고, 수술하지 않고 그 증상을 치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백내장의 예방 또한 다른 만성퇴행성 질환의 자연치유와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한 식생활 습관이다.
① 금연한다. 담배 독소는 크리스탈린과 같은 수정체 단백질을 파괴한다.
② 자외선 노출을 줄인다.
③ X-선과 감마선 조사(gamma irradiation)에 노출된 환경을 피한다.
④ 알코올 섭취를 줄인다.
⑤ 항산화제와 식물화학물질(phytochemicals)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⑥ 육류를 줄이고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생선을 섭취한다.
백내장에 효과적인 ‘카르노신’
카르노신(Carnosine)은 두 가지 아미노산, 알라닌(alanine)과 히스티딘(histidine)으로 구성된 물질이다. 인체 내에서 소량 생성되며, 근육과 두뇌 그리고 수정체에서 많이 발견된다.
카르노신의 주요 식이 공급원은 소나 돼지고기 같은 살이 붉은 고기이다. 그렇지만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에게도 하루에 겨우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의 카르노신만 존재한다. 왜냐하면 고기에 있는 카르노신은 인체 내 카르노시나제(carnosinase)라는 효소에 의해 신속하게 파괴되기 때문이다. 백내장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카르노신의 기능과 작용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첫째, 기능 이상이거나 기형의 수정체 단백질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둘째, 수정체 보호기능 단백질인 크리스탈린을 복원하여 부분적으로 위의 기능을 수행한다.
카르노신은 효과적으로 당화반응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카르노신은 수정체 단백질, 크리스탈린이 불안정해지거나 응집되어 혼탁해지고, 파괴되거나 해로운 물질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준다. 뿐만 아니라 카르노신은 크리스탈린이 혼탁한 덩어리로 악화되면 그것을 분해하여 수정체를 투명하게 회복시킨다. 이는 카르노신이 백내장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효능이 있음을 시사해준다.
안약 카르노신 ‘NAC’
카르노신을 안약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카르노신을 안약으로 사용하면 각막 표면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을 뿐 수정체를 통과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엔아세틸카르노신(N-acetylcarnosine: NAC)은 눈의 전방(anterier chamber)을 통과하여 나중에 카르노신으로 전환된다(N-acetylcarnosine의 약자 NAC는 n-acetylcysteine과 다른 것이다. 이것도 가끔 약자 NAC로 표기한다). 그래서 안약 형태의 NAC은 각막 안쪽의 전방과 수정체의 카르노신 수준을 높이는 유용한 전달 수단이다.
엔아세틸카르노신 1%를 함유한 NAC 안약은 백내장과 그로 인해 나빠진 눈의 기능을 증진시킨다. NAC 안약은 섬광 민감성, 수정체의 투과율과 시력을 향상시킨다.
카르노신과 NAC 안약 사용법
▶카르노신: 500mg을 하루에 두 번 복용한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카르노신 분해효소 카르노시나제(carnosinase)는 12시간 이내에 카르노신을 분해하기 때문이다(카르노시나제는 카르노신을 가수분해하여 히스티딘(histidine)과 베타-알라닌(beta-alanine)을 생산한다).
▶NAC 안약: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 방울씩 두 번 사용하고, 백내장인 경우에는 하루 두 방울씩 두 번 사용한다. 백내장이 개선되면 예방 차원에서 하루에 한 방울씩 두 번 사용한다.
기타 영양물질
카르노신 외에 당화반응을 억제하고 수정체의 구조와 기능을 보존하며 산화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백내장을 예방 및 치유하고 눈을 보호하는 영양물질은 다음과 같다.
● 글루타티온(glutathione), 리포산(lipoic acid), 멜라토닌, 카르니틴(carnitine)과 아세틸-엘-카르니틴(acetyl-l-carnitine), 바이오플라보노이드(bioflavonoids), 토린(taurine), 비타민 C, 비타민 B2, 비타민 B6, 비타민 E, 비타민 A, 카로티노이드(carotenoids), 셀레늄, 포도씨 추출물, 녹차 추출물, 은행나무 추출물, 루테인(lutein), 제아잔틴(zeaxanthin), 리코펜(lycopene), 빈포세틴(vinpocetine), 빌베리(bilberry),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증상으로 노화에 따른 시력상실과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다. 백내장의 주요 원인은 수정체를 유리처럼 맑게 유지하는 단백질이 산화 스트레스와 당화반응으로 인해 손상되기 때문이다. 카르노신과 NAC 안약은 효과적으로 당화반응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처리하여 수정체를 보호하고 백내장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