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내과전문의 이준남 (자연치료 전문가)】
전신 염증은 많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심혈관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등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염증이 우울증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전문지의 발표에 의하면, 염증질환인 건선(psoriasis) 치료에 쓰이는 약(ixekizumab)이 중간 정도나 심한 건선을 갖고 있는 사람의 우울증 증상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과학자들은 건선의 원인과 우울증의 원인이 같은 염증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 비밀을 소개한다.
어떤 연구
최근 한 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MGH)에서는 비만증 환자에게 오메가-3의 항염작용이 우울증 치료에 어떤 효과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연구조사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Fava MD)는 만성 염증이 어떤 사람에게는 우울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우울증 치료에서 항염치료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진은 항염치료가 우울증 환자 중에서도 염증 사이토카인의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더욱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염증 사이토카인이란 면역계통의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염증을 촉진시키는 물질이다.
염증과 우울증 사이
항염치료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는 Fava 박사는 “염증과 우울증은 복잡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으면서, 어떤 경우에는 만성 염증이 우울증 유발하고, 반면에 그 반대일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과학자들은 혈액 속의 염증 사이토카인을 포함한 염증 생체표식물질들이 뇌로 가면서 신경단위(neuron)의 기능에 역작용을 하면서 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뇌에서의 염증작용이 활성화되면서 신경단위의 성장과 건강을 악화시키고 또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줌으로써 뇌세포의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도에 발표된 다른 조사에 의하면, 과학자들은 1만 4000명 이상의 우울증 환자들이 참가한 리서치에서 평균 46%가 염증 생체표식물질들 중의 하나인 C-RP(C-reactive protein)의 수준이 높았다고 한다. 이 조사 결과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해답은 주지 못하지만 염증과 우울증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건강과 우울증 : 만성질환이란 진단을 받은 후부터 우울증 증상이 올 수 있다. 암이나 심장병 또는 다른 심각한 병을 진단받게 되면 절망감에 휩싸일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의사들은 환자의 감정적인 변화에 대하여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환자가 우울증을 함께 앓게 되면 약 복용도 등한시할 수 있고, 건강식을 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통한 병의 재발을 막는 데도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설사 신체적인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우울 증상의 개선이 없다면 충분한 치료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닥터 Fava는 건선 환자에게 다른 항염치료제(etanercept)를 활용한 결과 건선은 많이 개선되었으나 그 환자의 우울증 증상에서는 별다른 개선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염증과 우울증 사이의 상관관계는 아직도 신비스러운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으나, 매년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알아야 할 부분들은 남아 있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염증으로 인한 우울증 증상을 완화시켜주면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염증으로 인한 우울증 개선은 이렇게…
1. 스트레스를 내려준다 : 운동, 요가, 명상법, 보다 나은 수면 등을 실천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피해 가는 방법을 강구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염증을 더 악화시켜 주면서 우울증과 불안증을 증폭시키게 된다.
2.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한다 : 몸속의 염증 수치를 내려주는 음식 섭취를 하면서 염증을 올려주는 음식들을 피한다. 예를 들어 ▶기름에 튀긴 음식들 ▶탄산음료 ▶붉은 고기 ▶밀가루 음식 등은 피하도록 한다. 항염음식으로는 ▶각종 초록색 채소들 ▶생선 ▶견과류 및 올리브 오일이 좋다.
3. 운동 : 거의 매일 하루에 30~40분간의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도중에 운동을 그만두는 사람들은 우울증으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on)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이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면서 수개월 동안 운동을 했더니 많은 우울증 증상의 개선이 있었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좋은 또 하나의 이점이 있다. 운동을 하게 되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엔도르핀의 분비가 높아지게 된다. 엔도르핀은 아편에 들어 있는 성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은 뇌의 새로운 신경단위의 성장을 통하여 뇌의 건강에 도움을 주면서 우울증 발생 위험을 내려줄 수도 있다.
우울증 예방책
운동을 통해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항상 성공적이지 않은 단점이 있다. 심지어 직업적인 운동선수들도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건강 상태와도 상관이 없고, 부유한 정도, 나이, 결혼 여부 또는 교육 정도 등 어떤 요소와도 상관이 없이 앓을 수 있는 것이 우울증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에서는 일 년에 1천600만 명의 성인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러한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유전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유전적인 원인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우울증의 발생 위험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
● 뇌의 화학물질의 불균형
● 뇌신경의 연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신경단위의 회로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 기분을 조절해주는 뇌 부분의 이상
경우에 따라서는 배우자를 잃거나, 만성 질병을 앓게 되거나 또는 외부적인 원인으로도 우울증을 앓을 수도 있게 된다. 많은 경우에서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운동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잃게 된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도 힘이 들 정도가 된다. 이럴 때에는 30분간의 지속적인 운동을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신을 신고 바깥으로 나가든지, 가능하다면 집 주변을 한 바퀴 걸어서 돌아본다든지 하는 아주 작은 노력을 기울여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 가능하다면 10분 정도 걷는 방법을 오전에 한 번, 오후에 두 번을 한다면 하루에 30분을 걷는 셈이 된다. 이렇게 해서라도 성공 체험을 하는 것 자체가 우울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면 매일 규칙적으로 걷기, 수영하기, 또는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하면 좋을 것이다. 마음과 몸에 모두 좋게 작용한다.
● 운동의 동반자가 있다면 서로 자극을 주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걷기 운동 한 가지만 몰두하는 것보다는 개인 경기나 단체 경기에 참여한다든지, 사교춤 그룹에 가입하면 운동의 효과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도 우울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Januar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