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혁 교수】
간은 하는 일이 많고, 인내심도 강하다. 간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담즙산 및 빌리루빈, 비타민 및 무기질, 호르몬 등을 대사하고 해독작용과 살균작용까지 하느라 분주하다. 보통 간 기능이 망가져서 큰 이상이 생길 때까지 아프다는 신호도 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잘 살펴야 하는 것이 간 건강이다.
이러한 간에 불필요한 지방이 끼는 사람이 많다. 지방간이다.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간에 지방이 너무 많이 쌓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지방간에는 특효약이 없다. 생활습관 개선이 곧 특효약이다. 나도 모르게 뚱뚱해진 간을 날씬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지방간, 치료제가 없다?
지방간은 말 그대로 지방, 그중에서도 중성지방이 간세포에 쌓여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지방을 처리하는 일이 간이 하는 일인데 음식물 등을 통해 섭취한 지방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지방간이 생긴다.
단순한 지방간은 간세포의 손상을 일으키지 않고 원인을 없애면 보통 회복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지방간의 정도가 심해지면 간 기능이 저하되고 일부에서는 섬유화나 간경변으로 진행되기도 하므로 지방간이라면 다시 예전의 날씬했던 간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지방간은 약이 없다. 특별한 증상도 없다. 심지어 치료가 필요한 심한 지방간이라고 해도 간 기능을 호전시키는 약물이나 특별한 요법이 없다. 그래서 지방간 치료는 원인 치료가 핵심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혁 교수는 “지방간의 치료는 원인을 확실히 발견하여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지방간 부르는 대표적 원인 3가지
첫째, 술이 지방간을 만든다! 술은 간의 여러 대사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준혁 교수는 “술은 지방산을 분해하는 것을 방해해 간에 지방이 쌓이게 한다.”며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의 종류와 관계없이 마신 술의 양과 마신 기간에 따라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둘째, 체중 과다가 지방간을 만든다! 비만한 사람은 지방간인 경우가 많다. 체중을 조절하면 지방간도 자연히 줄어든다.
셋째, 당뇨병이 지방간을 만든다! 당뇨병과 지방간은 서로를 악화시키는 관계다. 당뇨병이 있다면 지방간도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이준혁 교수는 “이밖에도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과다 사용이나 심한 영양 부족에 의해서도 지방간이 올 수 있다.”고 말한다.
특효약 없는 지방간 뚱뚱해진 간을 날씬하게 되돌리는 법 7가지
증상이 없다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안심하고 계속 뚱뚱한 간을 안고 살아간다면 심각한 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의 7가지 방법을 참고해 다시 날씬한 간을 찾자.
1. 금주한다!
알코올성 지방간 단계에서는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술을 끊으면 술 때문에 부족해진 단백질, 비타민 등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2. 폭식&과식을 줄인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폭식과 과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점차적으로 체중을 줄인다!
단시간에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이면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이어트약을 먹거나 단식 및 절식으로 살을 빼서는 안 된다. 필요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식사량을 줄여나간다.
4. 동물성 지방과 과다한 당질을 피한다!
어육류, 해조류, 잡곡, 신선한 채소가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 동물성 지방과 과다한 당질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 지방간일 때 피해야 할 음식- 패스트푸드, 곱창, 삼겹살, 베이컨, 햄, 소시지, 버터, 크림, 마요네즈, 고유지방 아이스크림, 밀크 초콜릿 등
5. 혈당 조절에 집중한다!
식이요법, 운동 등을 열심히 실천해 혈당이 조절되면 지방간도 덩달아 좋아질 수 있다.
6. 적절한 운동을 한다!
적절한 운동은 몸속의 체지방을 분해해 체중 조절을 쉽게 해주며 혈당도 조절해 준다. 이준혁 교수는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도 금주와 더불어 하루에 30~40분 정도 주 3회 이상 꾸준히 운동하면 3~6개월 안에 지방간이 치료된다.”고 강조한다.
자신에게 맞는 수준의 운동을 꾸준히 하자. 운동 종목은 빨리 걷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수영,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하며 점차적으로 강도를 높인다.
7. 생활 속 운동량을 늘린다!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 한다면 생활 속에서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어떻게든 더 움직이려는 작은 노력이 모이면 지방간을 해결할 수 있다.
지방간 해결해 줄 생활 속 운동_직장 편
① 출퇴근 시 걸을 때 배에 힘을 주고 약간 빨리 걷는다.
②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한 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걷는다.
③ 자가용으로 출근하면 조금 먼 곳에 주차하고 회사까지 걷는다.
④ 계단을 이용한다.
⑤ 서서 전화를 받고 동료에게 직접 찾아가 이야기한다.
⑥ 점심식사 후에는 산책을 한다.
지방간 해결해 줄 생활 속 운동_가정 편
① 걸어서 장을 보러 다닌다.
② TV, 에어컨 등 리모컨 사용을 줄인다.
③ TV를 보거나 설거지할 때는 스트레칭이나 뒤꿈치 들기 같은 운동을 한다.
④ 아침에 일어나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⑤ 식사 후에 가족과 산책한다.
이준혁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간암, 간경화, 급성간염, 만성간염, 지방간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간암센터장을 역임하고 삼성서울병원 임상연구지원실 실장 및 대외협력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